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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마리당 30% 수익" 2400억 사기

돼지값이 폭등하던 2011년 3월. 주부 양모(45)씨는 인터넷에서 국내 3위 양돈업체 광고를 보고 전화를 걸었다. 상담사는 ‘대박’을 약속했다.

 “500만원을 투자하면 어미 돼지 한 마리를 분양받을 수 있다. 매월 투자금의 4%를 수익금으로 돌려받는다. 14개월 뒤엔 원금은 물론 새끼 돼지 20마리도 덤으로 받는다. 30~60% 수익을 내는 셈이다.”


 양돈 축사까지 눈으로 확인한 양씨는 6000만원을 투자했다. 양씨 같은 투자자 1만여 명이 이 업체에 2400억원을 맡겼다.

 하지만 이 업체는 투자금으로 앞선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을 주는 ‘돌려막기’를 하고 있었다. 또 축사 돼지 대부분이 저축은행에 담보로 잡혀 있었고 돼지 숫자도 광고의 절반에 불과했다. 검찰은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최씨 등 양돈업체 직원 1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주부 이모(39)씨는 지난해 10월 계주로부터 “좋은 투자처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강남역의 한 오피스텔로 찾아갔다. 여기에서 다단계 업체 직원 박모(38)씨로부터 투자 제안을 받았다.

 “말레이시아에 페이스북과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있다. 이 업체의 13만원짜리 광고권을 사면 사이버 주식을 준다. 6개월 뒤면 원금 3~4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다른 투자자를 끌어올 경우 수당도 챙겨 준다.”

 박씨는 영어·중국어로 만든 업체 소개 동영상, 회사 방문행사 사진까지 보여줬다. 나스닥 상장을 앞둔 업체란 설명도 곁들였다. 이씨는 ‘13만원 정도면 투자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에 돈을 건넸다. 이씨처럼 이 업체에 투자한 사람은 1000명, 규모만 7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페이스북’은 유령 회사였다. 사이버 주식은 물론 광고권도 없었다. 검찰은 사기 혐의로 박씨 등 다단계 업체 직원 4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업체 대표를 구속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서민생활침해사범 합동수사부(주무부장 윤장석)는 서민들을 대상으로 유사수신·불법사금융·인터넷도박·보이스피싱 등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351명(구속 45명)을 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 3월부터 8개월간 수사를 벌인 결과다.

 이 가운데는 고수익을 미끼로 가계 빚에 시달리는 서민을 노린 범죄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제2금융권 빚에 시달리는 채무자에게 “이자가 싼 제1금융권으로 대출을 바꿔 줄 테니 수수료로 대출금의 10%를 달라”고 속여 연 200~500%의 이자·수수료를 가로챈 무등록 대부업체도 적발됐다. 고액의 보험금을 주겠다며 모집한 사람들을 청각 장애인으로 둔갑시켜 보험금 1억5000만원을 받아낸 뒤 이중 20∼30%를 수수료로 챙긴 보험 사기단도 재판에 넘겨졌다.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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