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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 스모그까지 수출하는 중국…정부 대책 요원

[앵커]

요즘 시민들을 걱정스럽게 하는 것, 바로 중국발 스모그죠. 엄청나게 몰려오고 있는데 얼마나 위험한 건지, 정부 대책은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백기, 박상욱 기자와 정용환 베이징 특파원이 심층 취재했습니다.

[기자]

작년 가을,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고층건물이 손에 잡힐 듯 또렷합니다.

약 1년 뒤 같은 장소. 건물들은 뿌연 연무 속으로 사라져 버립니다.

연무의 정체는 중국에서 건너온 스모그.

주로 베이징 일대에서 발생한 스모그는 북서풍을 타고, 불과 하루 만에 우리나라로 날아 옵니다.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도 잇따릅니다.

유치원에 다니는 6살 태호, 천식 때문에 매일 아침 마스크를 쓴 채 집을 나서고 하루종일 마스크를 벗지 못합니다.

최근 천식 증세가 부쩍 심해졌습니다.

불과 두 달 전, 밝은 표정으로 수업을 듣고, 뛰놀던 모습과는 딴판입니다.

지난 9월 이후 증상이 뜸하다가 최근 기침과 가래가 심해져 병원을 찾았습니다.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평소의 3배로 올라가면서 증세가 심해졌습니다.

[이지연/서울 신정동 : 남자애니까, 활달하니까 집에서만 놀리기는 그렇고, 잠깐씩이라도 나오긴 나와야 하는데 걱정을 하면서도 안 나올 수도 없고요.]

10년 전부터 아토피 피부염을 앓아 온 임서나 씨.

오랜 병원 치료로 반점이 사라졌는데, 최근 4년 만에 다시 병원을 찾아야 했습니다.

[권인호/동탄 한림대병원 피부과 교수 :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수록 아토피 피부염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는 연구가 있었고요.]

이런 증상은 스모그의 발원지인 중국에 가면 더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호흡기 환자 : 목이 갑갑해요. 제가 좀 민감한데요. 정말 참기 어렵네요.]

스모그의 주성분은 다름 아닌 먼지.

특히 크기가 2.5 마이크로미터 이하, 즉 머리카락 굵기의 30분의 1 수준인 초미세 먼지가 많습니다.

문제는 중금속까지 품고 있다는 겁니다.

[서병성/강북삼성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 (미세먼지에 포함된) 납·카드뮴·다이옥신 같은 유해물질이 (중국에서) 같이 오기 때문에 인체에 더 유해할 수 있습니다.]

초미세먼지는 코털이나 폐의 섬모에서 걸러지지 않고 혈관까지 그대로 침투합니다.

먼지에 포함된 중금속이 혈관을 따라 돌면서 뇌졸중이나 심장마비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스모그의 유해성을 강력 경고한 상황.

[다나 루미스/WHO 국제암연구소 부국장 : 대기 중의 미세먼지가 호흡기 질환과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최근의 연구 보고서를 통해 밝혔습니다.]

시민들 걱정도 커지고 있습니다.

[신윤아/서울 양재동 : 피부 트러블이 자주 일어나고, 기침 횟수가 늘어난 걸로 봐서는 그 것(미세먼지) 때문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한 적도 있어요.]

+++

[앵커]

네, 중국발 스모그 피해가 걱정되는데요.

이 자리에 취재기자 나와 있습니다. 김백기 기자, 올해 유독 스모그가 심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아직까지 우리 정부는 물론, 중국에서도 정확히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2008년 올림픽을 앞두고 베이징 시내에 있던 공장들을 외곽으로 옮기면서 중국 내 스모그가 줄었다고 얘기했는데요.

지난해와 올해, 계속 스모그가 심해지자 충격에 빠진 상태입니다.

[앵커]

정확한 원인을 알아야 대책을 내놓을 텐데 걱정입니다.

정용환 베이징 특파원이 스모그 발생 지역을 찾아가봤습니다.

[기자]

중국의 수도 베이징, 온 시내가 뿌옇습니다.

이 스모그가 어디서 몰려오는 걸까. 현장을 찾아가보기로 했습니다.

시내를 벗어난 지 1시간 반.

베이징의 서남부 외곽, 허베이성과 인접한 펑타이·스징산구 일대의 시멘트 공장 지역이 나옵니다.

공장을 분주하게 오가는 대형 트럭들.

시멘트를 싣고 나오거나 각종 자재를 나르는 차량에선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옵니다.

공장 주변에는 시멘트 가루가 눈이 내린 것처럼 사방을 덮고 있습니다.

직접 확인해보니 석회 가루가 가득 묻어 나옵니다.

바람이 불면 이 가루들이 하늘로 올라가 스모그를 일으키는 겁니다.

주변의 식물들이 잿빛 석회 가루를 뒤집어 쓰고 죽은 지 오래입니다.

매연을 많이 내뿜는다는 다른 곳으로 이동해 봤습니다.

베이징 동쪽 허베이성의 옌자오 지역.

자동차 부품 공장과 공업용 도료 공장이 밀집한 곳입니다.

공장 굴뚝에선 연기가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옵니다.

이 연기 속에는 중금속 성분과 미세먼지가 가득 포함돼 있습니다.

이 미세먼지 등이 안개와 결합해 인체에 해로운 스모그를 형성합니다.

이번엔 건축 자재를 실은 트럭들이 분주하게 오가는 베이징의 동북부 도로에 가봤습니다.

20년 넘은 낡은 트럭에서 시커먼 배기가스가 쉴새 없이 배출됩니다.

베이징에 등록된 차량 540만 대가 연간 뿜어내는 매연은 90만 톤에 이릅니다.

더욱이 매년 20만~30만 대씩 새로운 차량들이 배기가스 오염원에 합류합니다.

여기에 또 하나의 거대한 스모그 주범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로 난방 매연입니다.

오는 15일부터 베이징 일대에 난방 공급이 일제히 시작되는데, 여기서 생겨나는 연기와 수증기가 스모그를 심각하게 악화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주민들도 걱정이 큽니다.

초미세먼지가 주성분인 중국의 극심한 스모그는 올해 1월 본격화됐습니다.

올해 스모그 발생 일수는 기상 측정을 시작한 이후 52년 만에 가장 많았습니다.

요즘 2~3일에 한 번 꼴로 짙은 스모그에 휩싸이는 베이징은 차들마다 먼지가 자욱하게 내려앉아 있습니다.

중국 발 스모그가 상당히 해롭다는 것은 중국 당국의 분석으로도 알 수 있습니다.

베이징 환경보호국은 배기가스, 석탄 연소분, 공사장 등 먼지, 공업용 도료 가루 같은 유해 물질이 들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초고속으로 성장한 중국 경제의 이면에서 검은 그림자로 자라난 스모그.

중국을 넘어 한반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

[앵커]

중국 현지 상황이 정말 심각하네요. 저걸 우리 국민들이 속수무책으로 마셔야 되는 건가요?

[기자]

몇 년 전부터 이런 사태가 예고됐지만, 우리 정부는 거의 손을 놓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서둘러 대책을 발표했는데, 그 동안 도대체 뭘 했는지 답답합니다.

[앵커]

중국 공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연, 시멘트 먼지, 스모그가 인체에 해롭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 같은데.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저희 취재진이 스모그가 얼마나 유해한지 직접 실험해 봤습니다. 함께 보시죠.

중국에서 몰려오는 스모그가 얼마나 유해한 걸까.

취재진은 국내 연구진과 함께 스모그의 유해성을 실험해봤습니다.

투명한 반원 통에 실험용 쥐를 넣고 미세먼지를 주입합니다.

웅크린 채 움직이지 않습니다.

10분쯤 지나자 앞발로 코를 문지르고, 쉴새 없이 털을 만집니다.

미세먼지가 기관지와 피부를 자극해 괴로워 하는 겁니다.

폐 조직을 검사하니, 곳곳에서 새까만 미세먼지 덩어리가 보입니다.

[장안수/순천향대병원 교수 : (미세먼지가) 기관지로 들어가면 기관지염에 걸리고, 미세먼지 자체 뿐 아니라 중금속이나 바이러스 등이 포함돼있어 폐렴이 생길 수 있습니다.]

중국 언론조차 "베이징에서 하룻밤 자면 담배 한 갑을 피운 셈"이라고 보도할 정도로 심각한 중국 스모그.

하지만 중국 정부는 별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다소 황당한 대책을 시행합니다.

야외에서 조리를 못하게 하거나 금연 단속을 강화하는 게 대표적입니다.

바람을 타고 한반도로 넘어오는 스모그가 증가하면서 우리 대기 속 중금속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지난 1월 측정한 결과에 따르면, 독성이 강해 신경계에 영향을 주고 IQ를 떨어뜨릴 수 있는 납의 경우 1년 전보다 약 두 배로 늘었습니다.

심폐기능 등을 악화시킬 수 있는 카드뮴 역시 비슷한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문제는 우리 정부 대책도 허술하기 짝이 없다는 점입니다.

내년 1월부터 미세먼지 경보제를 실시하고 중국 당국과 협조를 강화한다는 내용을 발표했지만, 쏟아지는 비난을 피하기 위한 졸속 대책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난해부터 중국발 스모그의 심각성이 예고됐는데도 예보 시스템은 미비합니다.

[반기성/케이웨더 예보관 : (현재는) 미세먼지 정보를 가져다 그냥 웹 상에서 보여주고 있는 거죠.]

부처간 책임공방도 빠지지 않습니다.

[정복영/환경부 기후대기정책과장 : 환경부가 전체적으로 총괄하고, 국립환경과학원과 기상청이 협업해서 진행해 가고 있습니다.]

[기상청 관계자 : 만약 미세먼지가 우리 고유 업무라면, 우리가 독자적으로 해버리면 되죠. 미세먼지는 그 쪽(환경과학원)의 고유 업무고, 황사는 우리 쪽 고유 업무이고….]

시민들은 불안할 수 밖에 없습니다.

[최예용/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 한국의 이런 문제를 담당하는 부처에서 뭘하고 있는지, 나름대로는 뭘 한다고 하지만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그런 정보 제공과 예방 조치를 취해야죠.]

중국과 머리를 맞대지 않고는 답을 찾을 수 없다는 전문가의 조언을 정부가 새겨 들어야 합니다.

[다나 루미스/WHO 국제암연구소 부국장 : 대기오염은 풀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국제적인 공조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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