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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서 떨어진 조각 실험해보니

숭례문 복원에 사용된 단청의 안료와 아교는 특히 엉망이었다. 전통방식도 안 지켜졌고, 값싼 재료를 썼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아교, 50도면 녹는데 … 떨어진 단청은 70도서도 안 녹아

 본지 취재팀은 지난달 18일 중앙SUNDAY와 숭례문 단청을 함께 조사했던 김호석 전통문화대학 교수가 현장에서 주운 단청 조각을 상대로 실험을 했다. 비교대상은 단청과 같은 종류의 물감을 쓰는 조춘자 수간전문 채색 화가가 본인의 화실에서 가져온 수간채 조각이었다. 두 종류 모두 아교를 물감의 접착제로 사용하기 때문에 원리가 같다. 결과는 충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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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뜨거운 물을 그릇에 옮긴 뒤 한 그릇에 각각 다른 장소에서 수집한 두 종류의 수간채 조각을 넣었다. 조 화가의 수간채 조각은 70도에 바로 녹아 물감이 풀려 나왔다. 그러나 숭례문 단청 조각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물을 다시 끓여 2차 시험했다. 숭례문 조각은 ‘특별히’ 30분 동안 70도의 뜨거운 물에 불렸던 1차 시안을 계속 사용했다. 그러자 조 화가의 것은 바로 풀렸고 숭례문 것은 역시 아무 변화가 없었다.



이런 결과는 단청 부착에 쓰인 ‘아교’가 실제로는 ‘아교가 아닌 접착제’라는 의심을 일으킨다. 조춘자 화가는 “어떤 아교라도 섭씨 50도에서 녹기 시작해 70도면 완전히 녹는다. 물감을 쓰면 불리는 시간이 걸려도 50도면 다 녹는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단청의 균열 에 대해 ‘아교를 서툴게 사용했다’는 지적만 나왔지만 ‘진짜 아교’를 안 썼다면 문제의 차원은 달라진다. 안료를 공급한 가일아트 김현승 사장은 “아교만 썼다면 당연히 물에 풀어졌어야 했다”고 말했다. 취재팀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홍창원 단청장에게 수차례 전화했으나 연락이 되지 않았다.



 아교 가격도 문제다. 구입된 아교의 가격은 390만원. 김 사장은 “품질이 좋은 막대아교가 있지만 그보다 가격이 싼 알아교로 납품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문제는 한국에선 아교의 전통이 1970년대 이후 끊겼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천연 아교는 냄새가 심하고 금방 굳어 계속해서 따뜻한 물로 중탕을 해야 하는 등 다루기가 매우 까다롭다. 국내 단청전문가 중에도 이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납품 업체인 일본 나카가와(中川)사도 단청 문제가 불거진 뒤 국내 관계자에게 보낸 편지에서 “아교 사용에는 전문가의 노련한 테크닉과 판단력이 필요하다. 아교와 물감 사용을 적절히 하지 못한 것이 원인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간 전통을 살리려는 노력이 있었느냐는 반론도 있을 수 있다. 조춘자 화가는 “나도 늘 아교를 쓰고 많은 전통 화가들이 아교를 사용한다”며 “이런 점을 고려했다면 전통 아교를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했다. 김호석 교수도 “숭례문 화재 이후 전통 안료와 아교 연구를 바로 시작했다면 일본에서 수입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라며 “충분한 시간을 두고 검토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별취재팀=안성규·이영희·이승호 기자, 사진 박종근 기자, 김종록 문화융성위원·작가·객원기자, 김호석 한국전통문화대 교수, 이수곤 서울시립대 교수,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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