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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안 동시 움직였지만 … 혼돈의 야권 수습 미지수

위쪽부터 김한길, 문재인, 안철수. [김경빈 기자, 뉴시스, 뉴스1]


10·30 재·보선에서 민주당이 참패한 후 야권 3인이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3인은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문재인 의원, 그리고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다.

지방선거 앞두고 주도권 싸움 돌입



 검찰은 4일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수사와 관련해 문재인 의원 소환 계획을 밝혔다. 이에 문 의원은 “당당히 응하겠다”고 말했다. 수세에 몰린 문 의원과 대조적으로 안 의원은 공세적이었다. 그는 이날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에 대한 특검을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야권 재편에 대비해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듯한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재·보선 패배 후유증 수습에 골몰하고 있는 김 대표는 제1야당의 위상 복원을 위한 ‘비선 정책팀’ 가동을 본격화했다.



 세 사람이 처한 현재의 상황은 다르다. 검찰 출두를 앞둔 문 의원은 ‘위기’ 상황일 수밖에 없다. 김 대표의 리더십은 ‘고비’를 맞이한 상태다. 반면 안 의원은 민주당의 패배 이후 일단 ‘기회’를 맞이한 양상이다. 현재 세 명 가운데 누구도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보긴 힘들고 변수도 많아 앞으로 판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미지수다.



 3인의 움직임이 있던 이날. 선제적 움직임은 안 의원에게서 나왔다. 그는 국회 입성 후 처음으로 국회 기자회견장 을 찾아 “국가기관의 선거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 수사를 여야에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러곤 “지난 대선 과정의 일들을 특별검사의 수사에 맡기고, 정치는 산적한 국가적 과제와 삶의 정치에 집중하자”고 했다. 그의 특검 카드는 1차적으로 민주당을 의식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민주당 인사는 “민주당이 특검을 수용해 야권이 공동 대오로 나설 경우 그간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던 안 의원은 야권 전체를 추동하는 전과를 만든 게 된다”고 분석했다. 특검 논의의 장이 만들어지면 안 의원은 민주당과 공식 협력하며 이면에선 민주당 내 우호 세력을 만드는 계기로도 활용할 수 있다.



 안 의원이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문 의원 측은 검찰 소환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했다. 하지만 문 의원 측의 대응은 ‘당당한 출석’이었다. 문 의원 측근인 전해철 의원은 “검찰의 출석 요구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이지만 문 의원이 이를 피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의원은 이르면 5~6일 검찰에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문 의원 측이 ‘당당한 출석’을 강조하는 건 박근혜정부에 정면대응하는, 야권 대표 주자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1대 1 대결’ 구도를 목표로 두고 있다는 얘기다.



 두 사람의 움직임과 무관하게 김한길 대표는 ‘정책 민주당’으로 탈출구를 모색 중이다. 김 대표는 재·보선에 앞서 지난달부터 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 최원식 전략위원장, 정성호 수석부대표, 변재일 민주정책연구원장 등 당내 중도성향 의원들을 중심으로 비공식 정책팀을 구성해온 것으로 4일 확인됐다. 2010년 지방 선거 승리의 요인이었던 ‘무상급식’ 같은 정책 어젠다를 발굴하겠다는 게 목표다. 정책팀 핵심인 민 본부장은 이날 “비판적인 어젠다로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을 깎아먹을 수 있지만 민주당 지지율을 높이진 못한다”며 “지방선거를 대비해 새로운 정책 어젠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안철수 의원 진영을 이탈한 최장집 고려대 교수도 이날 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이념 경쟁이 선거 결과를 결정하는 게 아니 다”며 “민주당은 (국정원이 아닌) 삶의 현실 속으로 내려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날 안 의원의 제안에 대해선 “재판과 조사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김관영 수석 대변인)며 거리를 뒀다.



 3인 가운데 현재 문재인·안철수 진영 사이엔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이날 문 의원은 기자들이 안 의원의 특검 제안에 대해 묻자 “뉴스를 못 봐서 잘 모르겠다”면서 답변을 피했다. 안 의원은 문 의원과 가까운 민주당 홍영표 의원이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을 담은 책을 통해 자신을 비판한 데 대해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했다.



 야권의 중도세력을 대표하는 안 의원과 당내 친노·주류를 대표하는 문 의원은 애초 대립 구도 위에 존재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안 의원과 가까운 것으로 평가받아 왔지만 민주당을 책임지고 있는, 두 사람과 등거리에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묘한 입지가 야권에 삼국지 구도를 만들고 있다는 평가다.



글=강인식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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