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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 "미국이 날 도청하는지 확인해달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31일 국회 외통위 국감에 참석해 자료를 보며 답변 준비를 하고 있다. 윤 장관은 이날 미국 국가안보국(NSA) 도청 의혹과 관련해 “앞으로 구체적인 사안이 밝혀지는 대로 사안의 성격에 따라 엄중하고 분명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김형수 기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31일 실시한 외교부 국감에서 ‘농아외교’ ‘망신외교’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한국대사관 도청 및 외국 정상 도청사실에 대한 소극적 대응을 질타하면서다. 논란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주한 미국대사관 도청에 대해 "미국이 정보사안에 NCND(Neither Confirm Nor deny·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음) 유사한 입장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답하며 시작됐다.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이 “NCND면 도청을 확인한 거 아니냐”고 묻자 윤 장관은 “그건 의원님께서 해석하시면 된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에 무소속 박주선 의원은 “(이 사안은) 항의와 재발방지를 요청하고 범죄인인도 요청해서 형사소추권을 발동해야 할 정도 문제”라며 “한국 외교는 미국한테는 신뢰외교가 아니라 말도 못하고 하는 농아외교이자 외교주권 포기한 망신외교”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우상호 의원은 “이 정도면 우리나라가 치욕당한 것”이라며 “대책을 세우고 공식항의를 하고 재발방지 약속을 받은 후 보안시스템을 점검하는 일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외통위, 외교부 소극적 대응 질타
"미국엔 말 못하는 농아·망신외교"
윤병세 장관 "증거 드러나면 조치"



 윤 장관은 “대사관 도청 의혹에 대해서는 외교채널을 통해 미측에 사실 관계를 요청해 미측의 입장을 전달받았고, 최근 정상들에 대한 도청 의혹도 엄중한 사안으로 보고 다양한 레벨에서 미측에 사실확인과 정보요청을 요청한 바 있다”며 “정부는 구체적 상황이나 증거가 드러난 후에 (조치를) 해야 하는 측면이 있기에 사안이 진전된 후에 하는 게 적절할 것 같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미국으로부터 도청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독일, 프랑스, 브라질 정상도 미국에 강력히 항의하고 있다”면서 “우리 대통령이 침묵할 게 아니라 우리 대통령이 자존심을 지켜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도 제1야당 대표로서 도청을 당하고 있는 것 아닌지 (미국 정부에)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민주당 박병석 의원은 미국의 도청행위를 규제하는 내용의 유엔 결의안에 한국의 참여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윤 장관은 “(결의안 참여) 요청이 오지 않았지만 들여다보고 있다”며 “내용을 보며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과 관련한 논의도 이어졌다. 특히 최근 워싱턴에서 청와대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이 집단적 자위권을 용인하는 듯한 발언을 한 사실이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유인태 의원은 “김장수 안보실장이 최근 미국을 방문해 ‘집단적 자위권은 유엔헌장에 나오는 권리’라며 사실상 이를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며 “유엔헌장에 일본은 적국(敵國)으로 규정돼 있는데 일본을 보통국가로 볼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같은 당 심재권 의원도 “김장수 실장의 발언은 국익에 배치되는 잘못된 발언이고 외교부 장관은 그 잘못을 지적해야 옳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장관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진은) 용인하고, 용인하지 않고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국익과 안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를 생각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무소속 박주선 의원은 지난 6월 미국 의회 조사보고서를 인용해 “미국 의회 조사보고서는 한·일정보보호 협정이 한·미·일 미사일 방어체제 구축을 위한 선결조치였고 일본의 집단 자위권 인정이 필요하다고 적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윤 장관은 “미국 내에서는 집단적 자위권, MD, 정보보호를 패키지로 보려는 시각도 있지만 미국 공식 입장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글=정원엽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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