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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 자영업자도 대부업체로 빚 450조원 중 13조원 '고위험'

빚 많은 대기업과 자영업자가 위기 시 우리 금융시스템을 흔들어 놓을 수 있는 잠재적 ‘뇌관’으로 지목됐다. 한국은행이 31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다. 보고서는 가계·기업·금융회사 등에 내재된 위험을 평가해 내놓는 일종의 ‘금융 건강검진서’ 격이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
빚 많은 대기업도 ‘경제 뇌관’

 이날 한은 강태수 부총재보는 “금융 시스템이 대체로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는 종합진단을 내놨다. 하지만 크게 두 부분에 위험 인자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따라붙었다. 빚에 쫓겨 대부업체의 문을 두드리는 자영업자 등 중산층이 늘고 있고, 앞으로 일부 대기업의 자금난도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경기가 나쁜 탓도 있지만 은행들이 위험 관리를 위해 대출을 줄이고 있는 영향도 크다. 금융사들이 우량 고객 위주로 영업을 하면서 가장 약한 부분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얘기다.



 한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가는 대기업 중 적자를 내고 있는 기업은 55%로 절반을 넘어선다. 그리고 이 기업들이 빌린 돈 중 1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 차입금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가 65%에 달한다. 문제는 당장 동원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이 단기 차입금의 32%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한은은 “회사채 발행 여건이 악화되고 국내 은행들이 올 3분기 이후 대기업에 대한 대출을 엄격히 집행하고 있어 비(非)우량 대기업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전체 기업 실적은 회복세인데 이런 문제가 불거지는 건 10대 기업과 나머지 대기업 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10대 기업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7.8%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포인트 올라갔다. 반면 나머지 기업들은 5.1%에서 4.7%로 고꾸라졌다. 자연히 기업들의 ‘맷집’도 약해지고 있다. 보고서는 “앞으로 발생할 수도 있는 위기 상황을 가정해 실시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위험에 빠지는 기업이 증가하는 폭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2008년 상반기) 때보다 컸다”고 밝혔다.



 자영업자들도 우리 금융시스템의 ‘약한 고리’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사람 중 ‘중신용자’(신용도 5~6등급)의 비중이 2010년 말 13.4%에서 지난해 말 16%로 늘었다. 정부의 ‘가계빚 연착륙 대책’에 따라 금융사들이 중·저신용층에 대한 대출을 줄이면서 나타난 일종의 ‘풍선 효과’다.



중신용층은 소득 수준으로 보면 중산층의 하부로 자영업자의 상당수가 여기에 속한다. 자영업자의 부채 규모는 450조원으로 전체 가계부채의 40%가량을 차지한다. 한은은 이 중 60조7000억원을 잠재 위험부채, 13조5000억원을 고위험부채로 추산했다. 위기가 닥쳐 자영업자의 소득이 줄고,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 경우 부실화될 수 있는 부채가 이 정도 규모란 얘기다. 한은 거시건전성분석국 박장호 과장은 “베이비부머 은퇴로 고령의 영세 자영업자가 늘고 있고 이들이 받는 대출의 부실 위험도 점차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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