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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만원 갤4, 보조금이 105만원?



지난주부터 인터넷 사이트에는 휴대전화 판매업체의 묘한 광고가 잇따라 올라왔다. ‘스마트폰 재고 현황, 신규 18대, 번호 이동 13대, 기기 변경 38대, 내방만’ 하는 식이다. 이동통신사를 바꾸는 번호 이동을 하면 출고가격 90만원인 해당 단말기를 할부원금 13만원에 팔겠다는 의미다. 내방은 온라인으로는 살 수 없고 직접 매장을 방문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슈추적] 또 보조금 전쟁 … 지난 주말 번호이동 올해 최고



보조금 더 많은 마이너스폰 등장



 지난 주말 서울 강남역 부근의 한 이동통신 대리점. 직원에게 새로 나온 아이폰5S 가격을 문의하자 “아이폰은 기본 할인 외에는 지원되는 게 별로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직원은 “대신 다른 모델을 사면 할부원금에서 최대 50만원을 빼주겠다”고 권했다. 정부가 정한 보조금 가이드라인은 27만원이다.



 한동안 잠잠했던 이동통신사의 보조금 경쟁이 다시 과열되고 있다. 31일 방송통신위원회와 이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26~28일) 이통 3사 사이의 번호 이동 건수는 총 12만7032건으로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불과 일주일 전(5만9957건)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불었다. 평일인 29일에도 번호 이동건수는 6만7419건으로 평일 기준으로는 올해 초 이후 가장 많았다. 방통위가 시장 과열 기준으로 삼는 2만4000건의 3배 가까이 된다.



 번호 이동 건수가 급증하는 것은 이통사들이 보조금을 뿌리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최근 일주일 새 주요 대리점에서는 ‘히든 보조금’(단가표에는 없지만 비공식적으로 제공하는 보조금)에 모델별 추가 보조금, 통신요금 할인 혜택 등을 더해 총 70만~80만원의 보조금이 지급되는 스마트폰을 내놓고 있다. 심지어 출고가 95만원대의 갤럭시S4에 최대 105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마이너스폰’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차액만큼 판매자가 요금을 대납해 주기도 한다. 최근 한 전자제품 양판점에서는 이 단말기를 사기 위해 수백 명이 몰려들어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차액만큼 통신료 대납해 주기도



 보조금 과열은 삼성 갤럭시노트3, 애플 아이폰5S, 베가 시크릿노트 같은 최신 단말기가 잇따라 나오면서 구형 재고를 처리해야 하는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영업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점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통사 입장에서는 가장 빠른 판매 촉진 효과를 보는 게 보조금 투입이기에 일단 돈을 ‘뿌리고 보자’는 것이다.



특히 이번에는 주말·심야에 온라인을 통해 반짝 팔고 빠지는 ‘스팟 판매’ 방식이 아니라 ‘내방’ ‘현금 완납’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현금 완납은 개통을 하면서 휴대전화 할부금을 전액 지불하는 것을 뜻한다. 이는 보조금 단속을 피하기 위한 ‘꼼수’다. 오프라인 거래는 ‘이동전화 파파라치 신고포상제’(일명 폰파라치)를 피하기 쉽고, 단말기 값을 한번에 납부하면 이통사 전산망에 보조금을 많이 지급했다는 흔적을 남기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폰파라치 피하려 방문해야 판매



 최근 보조금 경쟁은 방통위가 지난달 24일 실태조사에 나선 뒤에도 계속되고 있다. 이통 3사는 서로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SK텔레콤과 KT는 아이폰5S를 판매하지 않는 LG유플러스가 시작했다고 지목한다. 아이폰5S 출시 이후 LGU+ 가입자가 경쟁사로 이동하자 판매장려금을 더 책정했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1주 새 LGU+의 번호 이동 가입자는 8519명 증가해 SKT(-8844명)와 KT(325명)를 압도한다. 그러나 LGU+는 펄쩍 뛴다. LGU+ 가입자가 늘자 SKT·KT에서 이에 대응해 보조금을 풀고 있다는 것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한 곳에서 보조금을 지급하기 시작하면 다른 두 곳도 가입자를 뺏기지 않기 위해 맞불을 놓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보조금 문제는 틈만 나면 반복되는 고질병이다. 정부의 단속으로 잠시 시장이 얼어붙었다가 다시 보조금 경쟁이 불붙고, 또 정부가 단속에 나서는 양상이 ‘다람쥐 쳇바퀴 돌기’ 식이다. 일부 소비자는 “약발도 없는 보조금 규제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보조금이라도 있어야 단말기를 싸게 살 수 있는데, 정부가 쓸데없이 규제 일변도로 간다”는 글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하지만 보조금이 당장에는 좋지만 결국에는 통신요금에 반영돼 소비자 부담이 커진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또 불법 보조금의 혜택이 정보가 빠른 일부 고객에게만 돌아간다는 점에서 형평성 문제도 있다. 이참에 ‘2년 약정에 199달러’ 식으로 어느 곳에서나 같은 가격에 단말기를 살 수 있는 미국이나 일본 방식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해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이상일 의원은 “보조금이 투명하게 운영되도록 장치를 마련하고, 오랫동안 27만원에 묶여 있는 보조금 상한선을 시장 환경 변화에 맞춰 조정해야 한다”며 “규제 자체보다는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통신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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