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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금치'의 추억 … 성숙한 소비문화 필요한 때

이상용
대아청과 기획이사
지금부터 3년 전인 2010년 가을, 전국에서는 배추값 급등으로 ‘금치몸살’을 앓고 있을 때다. 영국과 일본 등 해외 언론의 취재요청을 받은 일이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들은 들썩이는 배추값에 관심사가 있었던 게 아니라 우리 국민들의 정서와 반응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는 점이다. 부족한 배추를 사기 위해 마트 앞에 길게 늘어선 행렬과 긴급 수입조치 등이 그들에겐 생경한 진풍경(?)으로 보였던 것 같다. 우리의 소비행태가 해외토픽거리가 되어야 하는 현실을 그저 인식의 차이로만 넘겨버리기엔 씁쓸함이 컸다.



 2005년 기생충 파동으로 거슬러 가보자. 당시 중국산 김치에서 납과 기생충 알이 검출됐다는 발표나 나오자 일파만파로 전국이 들썩였다. 국내산 배추로까지 불똥이 튀자 국민들은 불안해하고 식당에선 김치를 아예 내놓지도 않았다. 온 나라가 대책 마련과 원인 찾기에 고심했지만 궁극적인 해법을 찾아내진 못 했다. 납과 기생충 알이 범벅 된 중국산 김치를 탄생시킨 주범이 싸구려 단가에 맞추라고 종용한 수입업자와 국내 소비업체들이었음을 부정할 순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 모두의 무관심과 책임으로 귀결될 문제였을지도 모르겠다. 어디 그뿐이었던가. 원가를 낮추는 데만 관심을 기울이는 식당들도 문제였고, 배추값이 조금 오를라치면 서민경제 들먹이며 부추기는 일부 언론도 한몫을 거들었다. 국민 식생활에 필수적인 절대수요 품목임을 고려할 때 한편 이해도 되지만, 역설적으로 너무 흔하고 싸니까 소중하다는 인식을 하지 못한다는 생각도 든다.



 배추값, 김치 값이 비싸야 정상이라는 얘기가 아니다. 타성에 길들여져 있는 편견을 버리자는 것이다. 생물이기에 가격 등락폭이 큰 특성과 유통구조가 복잡할 수밖에 없다. 농부 입장에서는 풍년이 들어도 값이 폭락해 갈아엎는 경우도 생기고, 흉년이면 다락같이 값이 올라 팔리지 않아 걱정이다. 김장철에 맞춰 제때 수확해 산지에서 대도시까지 운반해야 하는 유통업체들도 큰 위험 부담을 감수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 같은 우리 농업구조는 뒷전인 채, 산지와 소비지의 가격차만 들먹이는 접근은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많은 사람이 김치는 먹을거리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우리의 생활이고 전통이며 자랑스러운 문화라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그 위상에 걸맞은 대우와 관심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올해 김장비용은 지난해보다 30% 가까이 저렴해질 전망이다. 올여름 ‘금추’였던 배추값이 10월 들어 폭락수준이고, 37년 만에 무·고추·마늘·파 값까지 동반 하락했다. 정부의 소비촉진 노력과 수급정책이 필요하다. 하지만 국가의 인위적 조절은 한계가 있다. 결국에는 국민적 관심과 참여가 선행될 때 수급조절책 또한 실효성을 가지게 될 것이다. 조금 비쌀 땐 비싼 대로 조금 덜 먹고, 올해처럼 저렴할 땐 농가의 시름을 생각해 몇 포기 더 담아보는 것은 어떨까? 누대를 이어온 김치종주국의 성숙한 소비문화 실천은 결코 먼 곳에 있지 않다.



이상용 대아청과 기획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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