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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이 문제] 다시 고개 든 동서울~천안·아산 시외버스 입석 운행

승객들이 천안시외버스터미널에서 동서울터미널로 가는 버스에 줄지어 탑승하고 있다. 동서울~천안·아산간 노선은 ㈜용남고속이 독점 운행하고 있다.




경유지서 정원 초과 태우고 시속 100㎞ 고속도 아찔 주행

동서울을 출발해 서울 잠실·가락시장·장지 등을 경유한 뒤 천안과 아산으로 오는 시외버스가 또 다시 입석을 무분별하게 허용해 승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시외버스(동서울~천안·아산 노선) 입석은 지난해부터 중앙일보 천안아산&을 통해 수 차례 지적을 받은 바 있다(본지 2012년 4월 27일자 2면 2013년 3월 22일자 2면 참조). 하지만 보도가 나간 후 잠시 개선됐을 뿐 승객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다시 입석을 받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동서울~천안·아산간 노선을 독점 운행하고 있는 ㈜용남고속의 얄팍한 상술이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27일 동서울~천안·아산행 시외버스에 몸을 싣고 그 현장을 취재했다. 조영민



이날 오후 5시. 일요일인 탓에 동서울 터미널은 시외버스를 이용하려는 인파로 북적거렸다. 특히 지방에 내려가는 대학생들이 눈에 띄게 많았다. 서울 잠실과 가락시장, 장지를 거쳐 천안·아산으로 가는 시외버스의 배차 간격은 10~15분. 배차간격은 적지만 이용객들이 많아 인터넷으로 미리 예매를 하지 않으면 1시간 정도를 기다려야만 탑승이 가능했다.



천안·아산행 5시50분 버스에 올라타자 빈 좌석은 거의 없었다. 출발 직전 누군가 예매 취소를 한 것으로 보여지는 두 자리만이 있을 뿐이었다. 터미널을 출발한 버스는 10여 분 뒤 서울 잠실에서 승객을 태웠다. 이곳에서 버스를 탄 승객은 12명이었다. 가장 먼저 탑승한 두 명의 승객은 빈 좌석을 찾아 앉을 수 있었지만 나머지 10명은 좌석이 없어 입석으로 가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다시 5분 뒤 시외버스는 두 번째 경유지인 가락시장에 도착했고 승객이 탑승하려 하자 버스기사는 ‘빈 좌석이 없다’며 주의만 줄 뿐 입석을 허용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곳에서 탑승한 승객은 5명 정도였다. 세 번째 경유지 에서도 마찬가지로 5~6명 정도가 탑승했다.



44명이 정원인 버스에 60명이 넘는 승객이 타니 버스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돼 버린 듯했다. 실내온도까지 높아져 여기저기서 불만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입석을 하는 승객들 중에는 70세가 훌쩍 넘어 보이는 노인도 있었고 아직 걷지도 못하는 갓난 아이도 있었다. 초등학생으로 보여지는 한 남자아이는 다리가 아프다며 서럽게 울기까지 했다. 좌석에 앉아있던 승객들은 오히려 좌불안석이 됐다. 시외버스가 경부고속도로에 진입하자 버스기사는 승객들을 배려(?)해서인지 실내등을 소등했다. 그렇게 정원을 훌쩍 넘기고 내부가 캄캄한 시외버스는 시속 100㎞를 넘나드는 아찔한 주행을 하며 목적지로 향했다.



고속도로에 진입한 뒤 20분 정도가 지나자 서있던 대부분의 승객들은 다리가 아픈지 저마다 바닥에 주저 앉는 모습을 보였다. 어떤 승객은 버스 바닥이 차가웠는지 일어선 뒤 좌석 팔걸이에 기대가기도 했다. 서울에 본 거주지를 두고 아산 탕정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는 승객 임리라(27·여·가명)씨는 “매주 일요일마다 천안·아산 행 시외버스를 이용하는데 그때마다 버스기사는 자리가 없어도 승객들을 태우는 모습을 보였다”며 “혹시 사고가 날까 두려운 마음도 있었지만 이젠 익숙해졌는지 별 감흥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 문제는 지난해 4월 27일자 2면(앞), 올해 3월 22일 2면 본지에 지적 받은 바 있다.
"입석 할인 없는데 ‘상술’ 아닌가”



백석대학교에 재학중인 김용성(22·가명)씨는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최초 출발지에서부터 빈 좌석이 없다”며 “평일에는 빈 좌석이 많아 경유지에서 승객을 태워도 전혀 무리가 없는데 공휴일에는 경유지에 왜 자꾸 들르는지 모르겠다”고 불평했다. 이어 “가끔 노인분들이나 임산부가 입석으로 가는 경우 자리를 양보해서 서서 간 적도 많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승객 조우영(31·가명)씨는 “입석 승객의 할인 제도가 있는 것도 아니면서 무리하게 승객들을 태우는 처사는 운수업체의 ‘상술’이라고 생각한다”며 “하루빨리 강력한 단속을 펼치고 개선책을 찾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동서울~천안·아산 행 시외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데도 운수업체는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고 있다. 현재 동서울~천안·아산 행 노선은 ㈜용남고속이 독점 운행하고 있다. ㈜용남고속 관계자는 “중앙일보 천안아산&의 보도가 나간 뒤 입석을 최대한 받지 않으려고 했지만 승객들의 요구에 어쩔 수 없이 입석을 허용하고 있다”며 “버스기사들에게도 교육을 시켰지만 잘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경유지에서 좌석이 없다고 승객을 태우지 않으면 오히려 더 큰 민원을 산다”며 “일요일과 공휴일 증차를 실시하는 등 입석을 뿌리뽑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안전 위해 미리 인터넷서 좌석 예매를”



이 같은 문제와 관련 한국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시외버스 입석에 대해서는 관할 경찰서 등에서의 강력 단속이 절실하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도로교통법상 시외버스의 정원초과 운행은 엄연한 불법이며 이를 어길 시 2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며 “시속 110㎞를 넘나드는 고속도로에서 정원을 초과한 버스가 사고가 날 시에는 대형사고로 이어져 인명피해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현장단속을 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기 때문에 운수업체의 자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승객들은 주말이나 공휴일에 가급적 경유지에서 시외버스를 타지 말고 최초 출발지인 동서울 터미널을 이용해야 한다”고도 했다.



또 “천안·아산 행 시외버스의 마지막 경유지는 장지다. 장지에서 동서울 터미널까지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20분 내로 갈 수 있다. 승객들이 조금만 더 서두르면 서서 가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아산을 출발해 천안을 거쳐 동서울까지 가는 시외버스의 경우는 입석하는 승객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개선됐다. 이는 지난해부터 천안시외버스터미널도 선착순 탑승제가 아닌 지정좌석제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동서울 터미널을 출발해 천안아산으로 오는 시외버스의 경우 잠실과 가락시장 등의 경유지에서 따로 사전예매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가 초래되고 있다.



전국여객자동차터미널사업자협회는 시외버스 입석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승객들의 편의를 최대한 고려해 지난해부터 전국시외버스통합예약서비스 사이트(www.busterminal.or.kr)를 운영하고 있다. 사이트에서 도착지와 출발지를 선택한 뒤 좌석까지 자신이 직접 지정할 수 있어 편리하다. 협회 관계자는 “사이트가 운영되면서 입석 등의 문제는 많이 해결된 상태”라며 “승객들 역시 자신의 안전을 위해 미리 시외버스를 예매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조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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