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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집 구경] 경기도 가평군 '산빛 마당'

'산빛'이란 말이 코 끝을 싸하게 만든다. 촉촉한 흙내음이 훅 끼쳐오는 것 같다. 눈 언저리를 간지르는 햇살이 어른어른하다. 꽉 막힌 도시를 벗어나 발 가는 데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산빛' 한마디에서 푸른 물기로 피어난다. 은퇴한 뒤 자연 속에서 여생을 보내려는 건축주의 뜻이 만든 집 이름이다. '산빛'은 글씨를 쓰는 집주인이 낙관에 새긴 호이기도 하다.

'산빛 마당'은 요즈음 도시 근교에 들어서고 있는 '펜션(pension house)'이다. 주말농장에서 전원주택으로 흘러가던 별장의 만듦새가 이제는 '펜션'으로 옮겨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민박집을 뜻하는 '펜션'은 한국에서 민박을 겸할 수 있는 교외의 집을 가리키게 됐다. 복닥거리던 일상을 벗어나 산 좋고 물 맑은 곳에서 잠시 쉬다 왔으면 하는 도시인들 욕구가 '펜션'으로 나타난 셈이다.

지난 해 봄, '산빛 마당'을 세울 땅을 보러갔을 때, 건축가 방철린(55.인토건축 대표)씨는 사방으로 병풍처럼 드리워진 산세가 빚어내는 각양각색 산의 경치에 취했다. 집이 들어설 곳은 밭이었지만 자연 속에 폭 파묻힌 입지가 더할 나위 없었다.

흔히 큼직한 덩어리 하나로 모으는 전원주택의 구조 대신, 건축가는 '산빛 마당'을 여러 개 조각으로 툭툭 쳐내 오밀조밀 모여 앉은 동네 분위기를 자아냈다. 노출 콘크리트와 나무로 담담하게 마감한 주인 집과 4개 객실은 멀리서 바라보면 정답게 이웃한 한 마을처럼 보인다. 반듯한 네모꼴로 지하 1층 지상 2층의 단출한 모양새지만, 집을 나눈 채와 채 사이로 다양한 경치를 볼 수 있게 설계했다.

'산빛 마당'이 주는 잊을 수 없는 기억거리는 큼직한 창문이 만들어내는 풍경이다. 먼 산은 먼 산대로, 가까운 산은 가까운 산대로 다르게 바라다 보이는 창문은 여러 폭의 풍경화처럼 손님을 맞는다.

늘 이 곳에 머무르는 주인 집은 차분하고 안정된 동선으로, 잠시 머물다 떠날 객사는 짧은 시간에 여러 체험을 할 수 있는 동적인 공간으로 엮은 것도 '산빛'이 품은 다채로운 색깔의 하나다. 집과 집 사이를 이어주는 마당이 이런 빠름과 느림을 어우르게 하는 천연의 고리가 되어 멀리서 찾아온 손을 즐겁게 한다.

건축가는 "봄이 오면 소매를 걷어 붙인 주인 부부가 심고 가꿀 과수와 푸성귀로 비로소 '산빛 마당'이 좋은 집으로 완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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