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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형 수능 올해가 처음이자 마지막 오락가락 교육정책에 학생들만 피해"



“올해 고3은 선택형 수능을 치르는 처음이자 마지막 학년이 됐습니다.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가 돼야 할 교육정책이 정부가 바뀔 때마다 달라져 학생과 학부모만 피해를 보는 거죠.” 수능을 앞두고 만난 문상주(66) 비타에듀그룹 회장이 조변석개(朝變夕改)하는 교육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21살 때 과외를 시작으로 검정고시학원, 온라인 교육, 대입학원 등 교육업계에 몸담은 지 올해로 45년째 된 그다. 그가 가장 문제라고 생각하는 건 이것 말고도 또 있었다. 도입 10년을 맞은 EBS의 수능 연계다. 문 회장은 “EBS가 공교육 붕괴의 주범”이라고 주장했다.

교육업에 45년 종사한 문상주 비타에듀그룹 회장 인터뷰
EBS 수능 연계 과다해 학교 설자리 잃어
미국처럼 독서·토론 중심 교육 해야
스스로 공부하는 비타러닝센터 100곳 돌파



-EBS의 수능 연계 정책이 뭐가 문제인가.



  “우선 반영 비율이 너무 높다. 2010년 수능부터 EBS에서 70%를 연계 출제하고 있다. 학생들이 학교 수업을 집중해 들을 필요가 없는 거다. EBS 강의와 교재 푸는 게 수능에서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어서다. 학교에서도 교과서 대신 EBS 교재로 수업하는 경우가 많고, 학교 교사보다 EBS 강사를 더 선호한다. 이게 바로 공교육 붕괴다. EBS가 뭔가. 운영 주체가 정부인 사교육일 뿐이다. 결국 학교가 사교육 아래 놓여 있는 거나 마찬가지다.”



-반영 비율만 줄이면 문제가 해결되나.



  “EBS 수능 연계 자체가 본질을 벗어나 있다. 수능이 시작된 게 학력고사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였다. 학력고사는 달달 잘 외우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지만, 수능은 처음 보는 지문도 잘 분석할 수 있는 사고력과 논리력을 평가하는 거다. EBS 연계 후 점점 암기력을 중요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지난해 언어·외국어 영역은 EBS 교재 지문을 그대로 가져다 쓰거나 약간만 다르게 바꿨다. 문제가 똑같이 출제된 건 아니지만, 더 많은 지문을 학습하고 거기에 대한 내용을 머릿속에 잘 암기한 사람이 높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다.”



-사교육 관계자라 EBS 때문에 타격을 받아 그렇게 말하는 것 아닌가.



  “시행 첫해를 제외하고는 사교육을 줄이는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지난 4월 발표됐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고등학생의 EBS 시청률은 37%, 41%, 59%로 증가했지만, 사교육 참여율은 같은 기간 69.3%, 77.9%, 73.4%로 큰 차이가 없었다. 최근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EBS 교재 양이 많아 학생들의 학습·비용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0월부터 1년간 출판한 교재는 73종이고, 모두 구매하면 47만6950원이 든다더라. 사교육이 줄어든 게 아니라 또 다른 부담이 생긴 거다.”



-해결 방법이 뭐라고 생각하나.



  “학교 교사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대입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학교 수업 시간에 열심히 공부한 학생이 좋은 대학에 합격하는 시스템 말이다. 대학에서 학생을 뽑는 전형은 내신 시험을 포함한 학생부, 수능, 논·구술과 같은 대학별 고사인데, 이 중 학교와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건 학생부밖에 없다. 이마저도 변별력이 없어 대학에서 신뢰를 안 한다. 수능은 EBS와 70% 연계돼 나오고, 논·구술을 포함한 대학별 고사는 학교 정규 과목으로 가르치지도 않는다. 학생들이 사교육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논술 중심 전형에 대해서도 부정적인가.



  “오히려 그 반대다. 학교에서도 핀란드·미국처럼 독서·토론·논술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교사는 일방적으로 강의하고, 학생은 외워서 시험 보는 방식으로는 창의력을 키울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 같은 인재가 안 나오는 게 주입식 교육의 한계를 잘 보여주는 것 아닌가. ‘식물은 뿌리·줄기·잎으로 돼 있다’를 알려주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식물을 보면서 각각의 차이를 스스로 깨달을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지난해 말 초·중학생 대상으로 문을 연 ‘비타러닝센터’를 주입식으로 강의하는 학원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공부하는 공간으로 만든 것도 이런 이유다. 전문학원과 자기주도학습관·과외·스마트러닝·독서실 등을 합쳐 놓은 형태다. 매일 어떤 공부를 얼마큼 할지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데 성취감을 느끼는 학생이 많다. 현재 가맹점 100호를 넘었다.”



-목표와 동기 부여를 중요시하는 이유는.



  “검정고시 학원을 운영해보니 목표가 확실한 사람은 공부할 때 눈빛부터 다르더라.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3학년 과정 전부 익히는 데 걸리는 시간이 보통 1년 6개월이다. 머리가 좋아서가 아니다. 밤잠 아끼고, 밥 먹는 시간 줄여 가며 공부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요즘 학생들은 어떤가. 교육 환경이 좋아졌는데도, 즐겁게 공부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엄마가 다니라는 학원 3~4개 수동적으로 다녀서는 성적이 절대 오르지 않는다. 자신의 꿈을 찾고, 목표를 세워야 공부가 재미있어진다.”



-수능이 일주일 남은 수험생들에게 조언한다면.



  “이제는 자신감을 갖고 컨디션을 잘 조절하는 게 더 중요하다. 자신의 목표를 확실히 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모아야 한다. 뇌를 건강하게 하는 체조로 효과를 볼 수 있다. 눈과 입꼬리를 올려 웃는 표정을 만들고, 머릿속으로 문제를 잘 풀거나 대학생이 돼서 캠퍼스를 거니는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면 된다. 이와 함께 입으로 ‘할 수 있다’를 말하면서 주먹을 쥐고 오른손과 왼손을 서로 부딪치는 거다. 어렸을 때 했던 ‘죔죔’을 떠올리면 된다. 공부하기 전에 5분만 해도 잠이 깨고, 혈액순환이 잘돼 집중력이 좋아진다. 수능 점수가 100점 오른 학생이 성적 상승 비결을 ‘체조’라고 말할 정도였다.”



글=전민희 기자 , 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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