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하루 12만t 물 더 필요 … 수위 못 낮춰" vs "실제론 9만t도 많아 … 수위 낮출 여력"

수위가 50m 이하로 떨어진 사연댐. 지난 17일 촬영했다. 울산시는 수위가 52m 이하로 떨어지면 시에 물부족 현상이 생긴다고 주장해 왔지만 올해 그런 일이 벌어지지는 않았다.
반구대 암각화는 물에 취약하다. 물에 잠기는 여름엔 암석에서 칼슘 성분이 녹아 나오고 건기에 말라 하얗게 표면을 덮는 백화 현상을 일으킨다. 이끼가 말라 떨어질 때 암석 표면이 파괴된다. 작은 수박만 한 이끼벌레도 오염시키며 손상을 입힌다. 겨울엔 얼어서 암벽 표면이 깨지며, 홍수 때는 부유 물체와 충돌해 깨지거나 마모된다. 얕게 새겨진 암각화의 손상은 불가피하다.



반구대 보존 대책, 정부 vs 울산시 '물 싸움 10년'

그러나 해법은 간단치 않다. 본지가 확보한 암각화 관련 문서를 살펴본 결과 ‘비타협과 불신’이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비타협’은 25일 울산광역시 문화체육과 장수대 과장과의 통화에서도 나타났다. 그는 “올해 6월 암각화 앞에 카이네틱댐을 건설하기로 정부와 최종 합의함으로써 물 문제 갈등은 끝났으며 더 이상 거론할 주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화재청의 고위 당국자는 “6월 합의는 검토한다는 것일 뿐 최종 결론은 문화재위원회가 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합의를 놓고 이처럼 해석이 엇갈린다.



불신의 쟁점은 4개로 압축된다. 우선 울산시에 필요한 물의 양에 대한 문제다. 문화재청의 2013년 9월 내부 문서는 ‘사연댐 수위 조절을 위해 대체수원으로 일일 12만t을 확보해야 한다’는 울산시의 주장에 사실상 ‘과장’이란 판정을 내렸음을 보여준다. 12만t 가운데 3만t은 공급 능력의 수치상 감소일 뿐 실제 사용량 부족이 아니며, 9만t도 예상치일 뿐 실제 수요는 예측보다 준다는 것이다. 국토해양부의 2008년 10월 22일자 문서도 수위를 52m로 낮춰도 ▶일일 평균 공급량인 14.2만t 공급에 차질이 없으며 ▶잠기는 날도 55일로 줄고 ▶수문을 달면 최대 이틀만 잠긴다고 지적했다. 요컨대 울산시의 ‘물 부족’ 주장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울산시는 낙동강 수질을 불신한다. 국무총리실의 2010년 2월 11일자 문서에 따르면 울산시는 수질을 이유로 낙동강 물 사용에 반대했다. 울산시는 ‘1990년부터 2009년까지 낙동강에서 페놀, 다이옥산 등 총 8회의 수질 사고가 발생해 시민들이 불안해 한다. 퍼클로레이트와 1.4 다이옥산 등은 고도처리로도 완전 제거가 불가능하다. 수질도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 기준 2003년 2월 2등급에서 2009년 2월 4등급으로 악화됐다. 특히 2009년 1월 낙동강 상류 구미공단에서 1.4 다이옥산이 유출돼 한 달간 취수 중단을 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문서는 설명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부산은 91%, 대구는 75%의 시민이 낙동강 물을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남들 다 마시는데 왜 그러느냐’는 뉘앙스다. 지역 이기주의를 지적하는 것으로도 읽힌다.



울산대 공공정책연구소 이달희(소장) 교수도 “울산시의 그런 논리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울산시가 엇박자를 보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생활용수의 20%는 낙동강 물을 정수해 쓰는 울산시는 지난 8월 ‘낙동강 물을 고도정수처리해 1급수 정수기 여과 수준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암각화 보존을 위해 낙동강 물을 더 쓰고 사연댐 물을 덜 쓰라’고 주문하자 ‘낙동강물은 더러워 못 쓴다’고 한 셈이다.



사연댐 수질에 대한 울산시의 태도 역시 불신 대상이다. 울산시 상수도 관계자는 25일 “댐 수위가 낮으면 조류가 발생하고 수온이 빨리 올라가 수질이 급격히 나빠진다”고 했다. 국토해양부의 2008년 10월 자료도 ‘사연댐 운영수위 하향 조정 시 갈수기 조류 발생 및 망간용출로 인해 수질 악화가 우려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본지가 확보한 문서는 다른 현실을 보여준다. 올해 가뭄이 심해 저수량이 떨어졌지만 수질도 나빠지지는 않았다. 수자원공사를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1~9월의 수질은 청정수인 2등급이었다. 3~4등급은 2012년 9~11월 3개월간 나타났다.



다음은 미래 물 사용량 추정 문제다. 울산시는 2025년 필요한 물이 정부 계획보다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맹우 울산광역시 시장은 “각종 개발로 인한 물 수요가 갈수록 증가 추세”라며 “문화재청이 이를 잘 알지 못한다”고 지난 5월 말한 것으로 지역 언론은 보도했다.



그런데 국토교통부의 ‘2025년 수도정비기본계획’에 따르면 울산시의 일일 평균 급수량은 2007년(333L) 이후 줄고 있으며 1인당 일일 급수량도 2004년(329L)부터 감소 추세다. 실제로는 사용량이 주는데 시장은 는다고 말한다는 것이다.



울산시가 사연댐 수위를 낮추고 낙동강 물을 일일 최대 12만t 구입하는 데 동의한다면 비용이 발생한다. 낙동강 물을 구입하면 시는 수자원공사에 사용료로 연간 약 100억원을 내야 하고 주민들은 물 이용부담금 약 73억원을 낙동강환경관리청에 내야 한다. 수위를 낮추기 위해 필요한 사연댐 수문 건설에 154억원이 추가된다. 암각화 보존 첫단계에 약 320억원이 더 들 수 있는 것이다.



2009년 문화재청은 국내 문화재의 가치를 조사했다. 반구대 암각화가 4926억원으로 1위였다. 정이품송 4152억원, 종묘제례·제례악 3184억원, 창덕궁 3097억원, 팔만대장경 308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안성규 기자 askme@joongang.co.kr



관련기사

▶ 반구대 댐 수위 51m 만 돼도 울산시 '물 부족' 없었는데…

▶ 6000년 비바람 견딘 울산 반구대 암각화 훼손 심각

▶ 물길 변경 등 10여 개 검토…투명 댐 타당성 조사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