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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무원연금 형평 고려해 통합 논의할 때”

문형표(57·사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민연금 전문가다.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뒤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최근까지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장을 맡아 국민연금 개혁 방안을 고민해 왔다. 문 후보자는 지난 10일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후세대를 위해서는 지금 세대가 연금을 좀 더 많이 내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소신을 밝혔다.

 

중앙SUNDAY가 만난 사람 문형표 복지부 장관 후보자

 -국민연금이 안고 있는 근본 문제는 뭔가.

 “크게 봐 재정 안정성, 형평성, 적정성의 문제를 안고 있다. 재정 안정성은 돈의 문제이자 기술적인 문제다. 얼마 전 제3차 재정계산을 했는데 장차 기금 고갈에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가 관건이다. 형평성 문제는 연금 사각지대를 어떻게 해소할 것이냐다.”



 -현재 핵심 쟁점은.

 “지금 같은 방식이 유지되면 나중엔 (국민연금 보험료를 월 기준소득의) 23%까지 올려야 한다. 우리 세대는 9%를 내지만 자식 세대는 23%를 내야 한다는 뜻이다. 지금 세대가 받을 걸 계산해보면 15%를 내면 균형이 맞는다. 선택은 두 가지다. 우린 9%고 후세대는 23%냐, 아니면 일괄적으로 15%씩 낼 것이냐인데 후자는 정치적으로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나.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에서도 의견이 6대7로 엇갈려 결국 답을 못 냈다. 안타까운 건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거다. 나는 경제학자라서 그런지 몰라도 각 세대의 복지는 각자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선진국도 그런 추세로 가고 있다. 예전엔 경제도 빠르게 발전했고 고령화시대도 아니었기 때문에 적립금으로 복지사업을 해나가는 게 합당한 측면이 있었다. 대공황 때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적립금을 나눠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시대가 변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나라는 고령화보다 저출산이 더 문제다. 2060년이면 생산가능인구가 40%나 줄어 연금도 계속 올라가고 건강보험료도 두 배 이상 치솟게 될 거다. 일하는 사람이 적으니 세금도 더 많이 내야 하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연금제도는 꼭 필요한 것 아닌가.

 “복지 측면에서 연금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걸 민간에 맡기면 있는 사람들이야 괜찮겠지만 없는 서민들은 어쩔 도리가 없다. 무릇 문명의 품질이 확보되려면 성공한 사람도 존경받고 서민들도 안정적 삶을 살 수 있어야 한다. 국민연금이 안정적으로 운용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보수·진보를 떠나 연금제도는 도입해야만 하는 것이고, 후세대에 부담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는 얘긴가.

 “맞다. 지금 시스템을 유지해야 한다는 분들의 경우 후세대는 우리보다 잘살 것 아니냐고 주장한다. 지금 세대는 샌드위치 세대라 부모를 모시면서도 자식들에겐 기대를 못 하고 사는 만큼 후세대에 소득 이전을 하는 게 정당하다는 얘기다. 문제는 지금처럼 9%를 내면 가난한 사람은 물론이고 부자도 낸 것보다 더 많이 받아간다는 점이다. 이대로 가다가 23%가 되면 어느 누구도 자신이 낸 것보다 적게 받아갈 수밖에 없게 된다.”



 -저출산·고령화가 진행돼 생산가능인구가 줄면 경제성장도 둔화될 수밖에 없을 텐데, 후세대가 더 잘살 거라고 보는 근거는 뭔가.

 “과거의 고도성장 신화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보는 거다. 그런 점에서 기금이 400조원이나 쌓여 있는 것도 쓸데없는 일이라고들 한다. 그렇다면 200조원은 괜찮고 400조원은 안 되나, 그럼 800조원은 어떤가, 과연 기준이 뭐냐 이거다. 고령화사회 아닌가. 이제라도 어떤 그림을 그릴지 진지하게 고민해 합의를 이뤄야 하지 않겠나.”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의 형평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일반인은 3개로 나뉘어 있는데 공무원은 하나로 돼 있다. 미·일은 공무원연금도 3개로 나눠 기본은 국민연금과 통합하고 나머지는 민간에 상응하는 모양새를 만들어주고 있다. 결국 해결책은 공무원연금도 국민연금으로 통합하는 방안 하나다. 형평성 확보를 위해 연금개혁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때다.”



 -4대 보험료가 기업에 부담을 주는데.

 “기업들은 국민연금에 4.5%, 건강보험에 2.5~3.0%, 실업보험에 1.5% 등 9%가량을 내줘야 한다. 여기에 퇴직연금 8.3%를 더하면 16~17%나 된다. 이러면 기업은 고용을 줄이게 된다. 특히 하위계층 근로자들의 고용이 줄게 될 거다. 그래서 영국도 이 비율을 좀 낮추자고 하고 있고, 우리도 10인 이하 사업장의 월급 130만원 이하 근로자들에게는 보험료 절반을 국가에서 내주고 있다.”



 그는 “하지만 이것도 한계가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건강보험 때문이다. “건강보험은 자기가 근로자라는 것만 감추면 건강보험을 내고 있는 친척의 피부양자로 프리 라이딩할 수 있다. KDI 조사에 따르면 그런 근로자가 500만 명을 넘는다. 이 같은 보험료 누수 현상은 연금에도 영향을 준다. 연금에 빨리 가입하라고 하면 근로자라는 걸 밝혀야 하니 국민연금에서 도망가는 것이다. 결국 건강보험 문제가 다른 보험이나 국민연금의 사각지대를 줄이지 못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누구나 국민연금에 가입할 수 있는데 40%나 세금을 안 내는 게 문제란 말인가.

 “조세 관료들은 비과세를 줄여 적게라도 세금을 내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소득조사를 하고 싶어도 자영업자들 소득은 못 잡아낸다는 게 문제다. 이걸 국세청이 해줘야 하는데 하위 40%에 대해선 자료가 불충분하다. 국세청이 세심하게 잡아주면 다른 연금에서도 그 자료를 갖다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많다.”



 -결국 적게 내고 많이 받는 게 문제란 얘긴데, 15% 내라고 하면 과하다고 느낄 수 있으니 국민 부담을 9%에서 3%포인트 더 올리되 나머지 3%포인트는 세금에서 공제해줄 순 없나.

 “좋은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세 가지를 하면 된다. 첫째 보험료를 점진적으로 최대 13%까지 올리고, 둘째 출산율을 통계청 예상대로 2060년까지 1.79로 높이고, 셋째 연금 개시 연령을 67세로 늦추면 된다. 특히 개인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13% 중 1~2%포인트는 부가세 재원을 활용해 해결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민연금의 주식 투자에 대해서도 찬반 양론이 있는데.

 “해야 한다고 본다. 지금처럼 채권에만 넣어서는 수익이 나지 않는다. 주식 투자를 하면 주식시장을 교란시키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는데, 주식 투자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액티브(Active) 투자와 패시브(Passive) 투자가 그것이다. 패시브 투자는 시장 인덱스 펀드를 만드는 것으로, 인덱스에 따라 장기적으로 운용하면 교란 효과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올 오어 나싱(All or nothing)’ 논란으로만 흐르고 있는 게 문제다. 채권도 해외투자가 불가피하다. 대부분의 나라가 50%가량 해외투자를 하고 있다. 네덜란드에선 80% 이상이다.”



 -국민연금에 대한 철학이 있다면.

 “전 국민 1인 1연금 제도로 가야 한다. 전업주부까지 다 가입해야 한다. 국민연금이 많이 깎였기 때문에 앞으로는 부부가 한 사람의 연금만으로는 살기 어렵다. 지금은 전업주부들이 소득이 없다는 이유로 연금에 가입해도 세제 혜택을 못 받는데 이를 바꿔야 한다. 우리 사회가 보다 성숙해지려면 세대 간 영향평가가 실시돼야 한다. 그리고 그런 장치들을 통해 포퓰리즘을 극복해야 한다.”



대담·글=이광재 객원 칼럼니스트·전 강원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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