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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 공안통 vs 특수통 갈등…둘로 쪼개진 검찰

[앵커]

지난 월요일, 국민들은 국정감사장에서 검찰 간부들이 서로를 비난하고 상관과 부하의 잘못을 폭로하는 장면을 TV 생중계로 지켜봤습니다.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 수사를 두고 벌어진 일인데요. 오늘(26일) 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의 후임으로 '공안통'인 이정회 수원지검 형사1부장이 임명됐습니다. 하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합니다. 검찰이 왜 국정원 수사를 두고 둘로 쪼개졌는지, 탐사 플러스가 추적했습니다.

성화선, 박상욱, 이가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어제 오후 수원지방검찰청 여주지청 앞. 보수단체 회원 10여 명이 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을 규탄하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하지만 한 쪽에는 윤 전 팀장을 응원하는 현수막이 펼쳐져 있습니다.

서로 맞선 여론처럼 검찰도 둘로 갈라졌습니다.

지난 21일 국정감사에서 수사 외압이 있었다면서 폭탄 발언을 쏟아냈던 윤 전 팀장.

여주지청장으로 돌아온 그는 말을 아꼈습니다.

[윤석열/전 특별수사팀장(여주지청장) : 제가 지금 드릴 말씀이 없고. 미안하지만….]

외압 논란에 대해서도 즉답을 피했습니다.

국정감사 당시 쉬는 시간에도 주장을 굽히지 않던 모습과는 대조적입니다.

국정감사장에서 자신의 상관인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과 정면으로 맞붙은 윤 전 팀장.

[윤석열/전 특별수사팀장(여주지청장) : 검사장님 댁에 들고가서 검사장님께 보고를 드렸습니다.]

[조영곤/서울중앙지검장 : 절차에 흠결이 있다고 여기까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윤석열/전 특별수사팀장(여주지청장) : 야당이 이걸 가지고 얼마나 정치적으로 이용하겠나. 정 하려면 내가 사표내면 해라.]

[조영곤/서울중앙지검장 : 야당 도와줄 일 있느냐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국감은 끝났지만, 여진은 계속됐습니다.

조 지검장은 "나를 감찰하라"고 요구했고, 대검찰청 감찰로 사태가 번져나갔습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검찰 내부에서 항명 논란이 벌어진 것에 대해 유감이라는 취지의 이메일을 기자들에게 보냈지만, 외압 논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은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공방은 정치권으로 넘어갔습니다.

[문재인/민주당 의원 : 영향이 어느 정도였던 간에 지난 대선이 불공정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수혜자입니다.]

새누리당은 윤 전 팀장과 민주당이 연계됐다는 의혹을 제기합니다.

[김태흠/새누리당 원내대변인 : 참여정부 시절인 2003년 광주지검 검사로 특채됐던 윤석열 전 팀장입니다.]

그러나 윤 전 팀장은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등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들을 구속한 검사였습니다.

가열되는 논란 속에 정치권처럼 검찰도 둘로 쪼개졌습니다.

+++

[앵커]

이 자리에 취재기자 나와 있습니다.

성화선 기자, 검찰 지휘부가 이렇게까지 충돌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국정원 직원들이 댓글 뿐만 아니라 트위터를 통해서도 선거 관련 글을 올린 사실이 발단이 됐습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지를 두고 윤 전 팀장과 조 지검장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충돌까지 벌어진 겁니다.

하지만 현 정부 출범을 전후 이후에 특수 라인과 공안 라인의 검찰 내 갈등이 폭발한 거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검찰 내 파벌 다툼 때문에 나라가 시끄러워진 것입니까?

[기자]

파벌 문제도 있겠지만 수사를 하는 시각의 차이에서 비롯된 시각도 있습니다.

국정원의 국내 정치 개입을 큰 범죄로 보는 특수부들의 견해와 법 적용에 무리가 있다는 공안부의 생각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관련된 자세한 내용 보시겠습니다.

+++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취임한 이후 첫 대형 수사가 바로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이었습니다.

채 전 총장은 수사팀의 리더로 윤 전 팀장을 낙점했습니다.

정치적으로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수사였습니다.

[백혜련/변호사 : 정부 여당이나 법무부 그런 쪽의 입장으로는 당연히 기소되지 않기를 바랐을 것이고 서울중앙지검장도 아셨을 겁니다.]

윤 전 팀장은 국정원 사건 재판까지 직접 챙겼습니다.

공판에선 "국정원이 안보활동에 써야 할 인적, 물적 자원을 사이버 활동에 써 안보 활동을 저해했다"고 비난했습니다.

또 "이번 사건 재판으로 오히려 국가안보가 굳건해질 것"이라며 수사에 자신감을 나타냈습니다.

이번 사태를 검찰의 양대산맥인 특수부와 공안부의 대결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지난해 말 한상대 전 총장의 퇴진을 불러온 검란 사태.

윤 전 팀장을 비롯해 특수부 검사들은 한 전 총장이 최재경 당시 중수부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하자 적극 반발했습니다.

당시 앞장 섰던 채동욱 대검차장이 검찰총장이 됐지만 국정원 수사로 공안 출신인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대립했습니다.

윤 전 팀장은 법무부로부터 외압을 느꼈다고 국감에서 폭로했습니다.

[윤석열/전 특별수사팀장(여주지청장) : (법무부가) 수사팀을 힘들게 하고 자꾸 뭔가를 따지고 도가 지나쳤다고 한다면 수사팀은 외압이라고 느낍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댓글 수사 당시엔 특수통인 채동욱 전 총장이 '바람막이'가 돼줬지만 총장마저 낙마하면서 갈등이 결국 밖으로 터져 나왔다는 겁니다.

윤 전 팀장은 공안통인 이진한 서울중앙지검 2차장에 대해서도 불신을 드러냈습니다.

[이진한/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 : 보고 라인에 있습니다. 공보 라인하고 수사 총괄 책임자입니다.]

[박범계/민주당 의원 : 윤석열 팀장님, 이진한 차장이 수사 총괄 책임자 맞습니까?]

[윤석열/전 특별수사팀장(여주지청장) :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런 내분 양상은 검찰을 혼돈으로 빠뜨렸습니다.

[정태원/변호사 : 이제는 누구도 믿지 못하고 이제는 사실 어느 편이냐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게 된 선례가 됐거든요.]

+++

[앵커]

참 안타까운 일인데요. 법무부와 검찰은 갈등을 빨리 수습하는 게 급선무겠네요.

[기자]

네, 여러가지로 안간힘을 쏟고 있습니다.

오늘 윤석열 전 팀장을 대신할 새로운 수사팀장을 임명했습니다.

법무부에서도 검찰총장 후보도 곧 확정합니다.

검찰이 사태 수습을 서두르는 모습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앞으로 갈등이 진화될까요?

[기자]

장담하긴 어렵지만 국정원 수사와 재판이 계속 불씨가 될 것입니다.

윤 전 팀장이 혐의를 추가한 국정원의 트위터 활동을 새 수사팀이 미온적으로 처리한다면 또다른 분란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불씨가 됐던 트위터 내용을 함께 보시죠.

+++

지난 6월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 결과 발표 당시 공개된 댓글입니다.

국정원 직원들은 네티즌들이 즐겨쓰는 은어를 섞어 쓰면서 정체를 숨기려 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취재진은 윤석열 전 팀장이 법원에 제출한 공소장 변경 허가서에 첨부된 트위터 내역을 입수해 분석해봤습니다.

'좌좀' '멘붕' 등 은어가 곳곳에 포함돼 있었습니다.

같은 시각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를 반대하는 글이 13개나 동시에 올라온 흔적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자동 확산 프로그램을 사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윤석열/전 특별수사팀장(여주지청장) : 수사팀 검사들은 트위터 글을 보고 상당히 분노를 했었습니다. 어떻게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

검찰이 파악한 트위터는 55,689건.

하지만 국정원은 직원의 트위터는 2,233건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122건만 국정원 직원이 직접 작성한 글이며 나머지는 재전송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실을 밝혀내야 할 수사팀은 감찰 조사를 피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박형철/특별수사팀 부팀장 : 제가 답변드리기 곤란한데요. 제가 지금 재판정에 들어가야 해서요.]

검찰 간부들의 국감장 충돌은 상당한 후유증을 남길 전망입니다.

[김주덕/변호사 : 감찰이 들어감으로써 수사가 또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수도 있고 또 수사가 축소되거나 어떤 잘못된 수사가 나올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사태 수습을 시도하는 모습입니다.

대검찰청은 오늘 윤 전 팀장의 후임으로 이정회 수원지검 형사1부장을 임명하고 수사팀 인원도 늘렸습니다.

이 부장은 노수희씨 밀입북 사건 등 공안사건을 맡아온 공안통.

특수통 수사팀장이 물러난 자리에 공안통 검사가 온 겁니다.

[김경진/변호사 : 내부적인 의견 조율이라든지 이런 부분은 원활하게 진행이 되겠지만 문제는 남아있는 수사부분을 과연 잘 할 것인지, 공소유지를 얼마만큼 적극적으로 할 것인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우려가 되는 측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더욱이 이 부장은 대검 공안1과장 등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거쳐온 길을 비슷하게 밟아왔습니다.

이 때문에 남은 국정원 수사가 지지부진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최악의 분열 사태를 수습할 새 검찰총장은 청문회를 거쳐 다음 달 말이나 12월 초쯤 취임합니다.

감찰 결과는 새 총장이 취임하기 전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윤 전 팀장이 강행한 공소장 변경을 법원이 받아들일지는 오는 30일 결정됩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대검찰청 국정감사가 열립니다.

앞으로도 검찰 앞에 놓인 길이 평탄치는 않을 거란 얘기입니다.

여당과 야당이 편을 갈라 지지하는 검찰 내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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