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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육·해·공군 통틀어 첫 여성 사령관 프란케티

리사 프란케티 신임 주한 미 해군사령관이 23일 서울 용산의 사령부 집무실 뜰에 세워진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 섰다. "군 선배(제임스 와이즈컵 전 주한 미 해군사령관)의 권유로 이순신 장군 전기(영문)를 읽었다"는 그는 “큰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8월 중순에 한국에 처음 부임한 뒤 군 선배로부터 받은 이순신(1545~1598) 장군의 전기를 읽었어요. (원균이 칠전량 해전에서 대패한 뒤 이순신 장군이 선조 임금에게 올린 글에서) ‘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있습니다’라고 한 말이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그의 용기와 용맹은 한·미 해군뿐 아니라 그를 아는 전 세계인들에게 감명을 줬어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있다' 충무공 말씀에 큰 감명
부임 전 스티븐스 전 대사
자전거 가져가라 조언
억지력과 준비태세 최우선

 주한미군 역사상 육·해·공군 통틀어 첫 여성 사령관으로 지난달 10일 취임한 리사 프란케티(49) 주한 미 해군사령관(준장). 23일 서울 용산의 주한 미 해군사령부(CNFK) 집무실에서 만난 프란케티 제독은 집무실 앞뜰에 있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 동상을 언급하며 “한국군뿐 아니라 일반인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훌륭한 영웅이란 사실을 그의 전기를 읽으면서 분명히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순신 장군 동상은 1985년 당시 찰스 혼 주한 미 해군사령관이 한국 해군에 대한 존경심을 표시하기 위해 세웠다.



 두 번 출장 온 것을 빼면 한국 근무가 처음이라는 그는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라며 또박또박 인사말을 전했다. 인터뷰 내내 미소를 잃지 않으면서 첫 여성 사령관으로 부임한 소감, 앞으로 활동 구상 등을 설명했다. 프란케티 사령관이 한국 언론과 인터뷰한 건 처음이다.



 - 한국어를 따로 배웠나.



 “몇 주 전부터 개인교습을 시작했다. 한국어가 어렵지만 나와 가족은 한국어 공부에 큰 흥미를 느끼고 있다. 딸(7)에게는 한국 문화와 역사도 가르칠 생각이다.”



 프란케티 사령관은 8월 8일 준장으로 진급한 뒤 서울 근무를 자원했다. 명문 노스웨스턴대학에서 언론학을 전공하고 학군(ROTC)으로 군문에 들어선지 28년 만이었다. 교직원으로 일하던 그의 남편은 별을 단 아내를 위해 휴직하고 딸과 한국행을 결심했다. 당분간 딸의 교육과 육아는 남편이 맡기로 했다고 한다.



 -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한 나라에 첫 여성 사령관이 부임했다.



 “(주한미군 육·해·공군을 통틀어서) 내가 첫 여성 사령관이 맞다. 영광으로 생각한다. 내가 마지막 여성 사령관이 아닐 것이라고 확신한다.(웃음)”



 -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는 첫 여성 대사로서 활발한 공공외교를 펼쳤다.



 “한국 오기 직전 워싱턴 D.C.에서 열린 자전거 타기 자선행사장에서 만났다. 멋진 한국 경험을 들었다.”



 - 무슨 말을 하던가.



 “첫마디가 한국에는 멋진 자전거길이 많으니 꼭 자전거를 가져가라는 조언이었다. 한국의 방방곡곡을 다니며 풍부한 역사와 문화를 배우라고 했다.”



 - 언론학을 전공한 뒤 ROTC 장교가 됐는데.



 “학창 시절 언론학을 배우면서 역사·경제·수학·과학 과목도 두루 수강했다. 기자로서 활동한 적은 없지만 대학 때 키운 탐구심이 해군에서 일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 ROTC에 도전하는 한국 여대생이 갈수록 늘고 있다.



 “군인이 되려는 여대생들과 만남의 기회를 갖고 싶다.”



 - 한국 여성 장교들에게 조언한다면.



 “내가 이 자리에 선 사실 자체가 젊은이들에게 자극을 주길 바란다. 나는 여자든 남자든 열심히 일해 능력과 경험을 갖춘 장교가 되라고 조언해왔다. 꿈을 포기하지 말기 바란다. 최선을 다해 조국에 봉사하면 반드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신념을 가져야 한다.”



 프란케티 사령관은 1985년 임관 후 본토에서 예비군 교육장교로 일하던 87년 항해병과로 바꿨다. 거친 바다에 도전해 지중해·발틱해·대서양·태평양을 두루 누볐다. 항모 조지워싱턴호 항모강습단의 수상작전 참모로도 근무했다. 미 해군사관학교 훈육관, 해군성 장관 군사보좌관, 이지스 구축함인 로스 함장, 21구축함전대장을 역임했다.



 -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인상은.



 “멋진 기회라고 생각해 한국 근무를 자원했다. 6·25전쟁 정전 60주년 행사를 봤는데 한국이 전쟁 이후 얼마나 많이 발전했는지 알게 됐다. 현대화 되고 활기찬 민주주의 국가라는 느낌을 받았다. 무엇보다 한국분들이 그동안 주한 미 해군에 보내준 지지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 여전히 한반도는 북한의 도발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나의 최우선 임무는 언제든지 주한미군사령관을 지원할 준비태세를 갖추는 것이다. 대한민국 해군과도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다.”



 - 주한 미 해군의 역할은.



 “우리 해군은 원정군이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큰 기지는 없어도 위협 대비 억지력을 제공하고 한반도의 평화 안정에 기여해왔다. 미 해군은 지난 100여 년간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활동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 미 해군이 현재로선 최강이지만 중국이 항모를 건조하면서 해군력을 키우고 있는데.



 “중국 군의 (군사력 증강) 계획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렵다. 미군이 강한 이유는 프로다운 병사들 덕분이다. 군함이 아무리 좋아도 잘 훈련된 군인이 없다면 빈 깡통일 뿐이다. 약 한 달 동안 한국 해군의 3개 함대 본부를 모두 방문했는데 해군이 매우 유능해 보였다.”



 - 중국의 부상, 일본의 재무장 등으로 태평양의 파도가 높은데.



 “역사를 보면 바다의 평화가 중요하다. 해양 안보와 자유로운 바다는 지역의 안정과 활기찬 경제에 긴요하다. 바다의 자유를 지키고 테러에 맞서기 위해 각국 군이 공통의 이익에 기반해서 긍정적인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글·사진=장세정 기자



영상=주한미군 사상 최초의 여성 사령관으로 부임한 리사 프란케티 주한미해군사령관이 23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한국어로 중앙일보 독자와 한국민에게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그는 한미 동맹의 미래를 낙관했다.



안녕하세요.(한국어)

저는 주한미해군사령관 리사 프란케티 제독입니다.(영문)



지난 60년을 지속해온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있는 한국에 부임한 것은 저의 영광입니다.(영문)



저는 앞으로 다가올 60년을 기대합니다.(영문).



같이 갑시다.(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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