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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하느라 … 법사위원 6명 국감 1시간30분 지각

한눈팔고 23일 광주지법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장. 한 의원의 노트북 컴퓨터 화면에 국감과 무관한 이영표 선수의 은퇴 기사가 떠 있다. [뉴시스]
국정감사 열흘째인 지난 23일. 국회의원 6명이 단체로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가 1시간30분이나 늦게 감사장에 도착했다.



중간 점검해 보니 … 구태 여전
피감기관장과 사석에서 회동
여야 대치로 감사 중단 12회
교문위는 6년 연속 파행 기록

 지각 의원들은 새누리당 권성동·김학용·김회선·노철래 의원, 민주당 이춘석·신경민 의원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감사2반 의원들이다. 오후 2시부터 광주 고등검찰청에서 감사를 하기로 돼 있었으나 오후 3시33분에야 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오전 광주 고등법원 감사를 마치고 점심식사를 한 뒤 감사장에서 차로 왕복 한 시간 거리인 소쇄원(瀟灑園)에 들렀다. 소쇄원은 조선 중종 때 지어진 정원으로 전남 담양의 대표적 관광코스다.



안 열리고 같은 날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감사장. 위원 한 명만 나와 자료를 보고 있다. 증인 채택에 대한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나머지 위원석이 텅 비어 있다. [뉴시스]
 지난 21일 윤석열 전 국정원 댓글 특별수사팀장의 ‘외압’ 폭로로 격렬하게 대치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 자리엔 장병우 광주고등법원장 직무대행과 박성재 광주고검장이 동행했다. 광주고법 관계자는 “멀리서 오셨으니 법원과 검찰이 협의를 해서 문화 유적지를 보여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의 한 의원 보좌관은 “법원 관계자들이 잠깐 산책이나 하자고 해서 갔던 것”이라며 “지방에선 동선에 따라 원래 융통성이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작년에도 점심 먹고 광주비엔날레에 갔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감사위원들이 피감기관, 더욱이 감사를 앞둔 기관장과 사석에서 회동한 것이나 관광을 이유로 감사 시간을 임의로 늦춘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이다. 당시 감사장에 있던 한 관계자는 “시간에 맞춰 대기하고 있었는데 1시30분에서 2시 사이에 ‘늦을 것 같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연락을 받기 전까지 직원들이 술렁이고 긴장을 많이 했다. 피감기관 심정이 어떤지 잘 알지 않느냐”고 했다. 이날 오후 3시35분에 시작된 국감은 오후 6시10분에 끝났다.



피켓 시위 지난 14일 교육부 국정감사장에선 한국사 교과서 검정과 관련해 여야 위원들이 서로 상반된 주장을 적은 종이를 노트북에 붙여놓고 피켓시위를 벌였다. [뉴스1]
 지난 14일 시작된 박근혜정부의 첫 국정감사가 반환점을 돌았다. 올해 피감기관 수는 역대 가장 많은 628개. 서울 여의도 국회에는 아침부터 피감기관 관계자들을 태운 대형버스가 속속 도착하고 의원실 관계자들은 간이 수레에 수십권 분량의 자료들을 싣고 수시로 국감장을 드나든다. 그러나 절반을 진행한 국감을 바라보는 국회 안팎의 눈길은 싸늘하다.



 무엇보다 툭하면 파행으로 치닫는 국감 현장 때문이다.



 국감 첫날부터 24일까지 감사가 중단된 사례는 총 12회다. 15일 경찰청 국감은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증인선서를 거부하면서 회의가 멈췄다. 17일 서울시경 국감은 국정원 댓글 수사에 대한 질의가 고조되는 바람에 파행했다. 이런 식으로 회의가 자주 중단되다 보니 의원들 스스로도 힘든 표정이다.



 지난 14일 새벽 1시가 훌쩍 넘어 교육부 국감을 마친 초선의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은 “원래 국감이 이런 건가. 너무 힘들다”며 휘청거렸다.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논란으로 여야가 대립 중인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6년 연속 파행이라는 오명을 남겼다.



 23일 수출입은행 국감은 “박원순 서울시장을 부르라”는 여당 측과 “김종인 새누리당 전 행복추진위원장을 부르라”는 야당 측이 대립하다 시작도 하기 전에 파행됐다. 여야 의원들은 두 번씩 네 차례에 걸쳐 기자회견을 주고받으며 상대방을 비난했다. 기자회견 뒤 기재위 민주당 간사인 김현미 의원은 “우리가 국감장에서 할 의사진행발언을 여기서 하고 있네…”라며 멋쩍어했다.



 의원들이 정부기관을 호통치고 상대당 의원들에게 예의를 지키지 않는 풍경도 그대로였지만 피감기관 역시 ‘모르쇠’로 일관했다. “앞으로 잘 살펴보겠다”는 형식적인 답변도 여전했다. 명확한 기준 없는 마구잡이식 증인 채택은 국감의 집중력과 질을 떨어뜨렸다.



 200명에 달하는 기업인 증인 중 상당수가 하루 종일 기다리다 1분도 안 되는 답변을 하고 돌아간 게 대표적이다. 심지어 피감기관장조차 질의를 받지 못하다가 “OO님도 한마디 하세요”라는 말에 인사말만 하고 회의장을 나온 적도 있다. 지난 21일 오전 10시부터 밤 12시까지 14시간 동안 이어진 교문위 국감에서 윤석용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은 감사가 끝나기 직전인 오후 11시36분 2분 동안 신상 관련 발언을 한 것이 전부였다. 서울대 박찬욱(정치학) 교수는 “올해도 국정원 대선 개입 같은 이슈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내실 있는 국감이 되기 어렵다”며 “상임위별로 기간을 나눠 진행한다든지 제도를 구조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알려왔습니다  위 기사와 관련,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지난 23일 소쇄원 탐방은 법원 측의 권유와 문화유산 체험이 국정 활동에 도움이 되리라는 의원들의 판단에 따라 성사됐다”며 “그날 오후 국정감사는 늦게 시작한다고 미리 피감기관에 통보했다”고 알려왔습니다. 민주당 박지원·박범계 의원은 각각 “논란이 있을 수 있어서” “자료 숙지를 위해” 소쇄원 탐방에 불참했다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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