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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가계 통신비 증가의 오해와 진실

이상규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통신비 인하 주장은 때만 되면 오는 단골손님이다. 통계청이나 한국은행에서 가계통신비 통계를 발표하거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제전기통신연합(ITU) 등 해외 기관이 통신요금 국제비교 수치를 발표할 때마다 이런 주장이 나온다. 논리는 간단하다. 가계통신비가 늘고 있으니 요금을 낮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통신비 인하 여론이 들끓으면 정치적 논리에 따라 통신요금을 인위적으로 낮추는 조치가 나온다. 문자메시지·기본료·데이터요금 인하 등 지난해까지 수차례 그랬다. 그럼에도 가계 지출에서 가계통신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게 낮아지고 있지 않다. 시대 변화에 따른 통신서비스 소비 패턴 변화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초고속인터넷과 스마트폰 도입 이후 통신서비스는 단순한 음성통신 수단을 넘어섰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지식·정보 검색, 음악·영화 감상, 인터넷 쇼핑·뱅킹 등 사회·문화·경제활동을 영위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 정보화사회·지식사회·초연결사회로 우리 사회가 진화하면서 이런 현상은 더 심화하고 있다. 통신서비스의 이러한 기능 확대는 불가피하게 가계소득 지출구조의 변화를 가져온다. 통신서비스를 통해 사회·문화·경제활동을 하려면 초고속·대용량 네트워크에 대한 접근, 고(高)사양 단말기, 유료 애플리케이션 구매 등에 대한 지출이 늘게 된다. 대신 집에서 영화를 보고, 친구와 채팅·화상통화를 하고, 온라인뱅킹·재택근무·인터넷쇼핑 등을 하면서 이동비용과 탐색비용 및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이처럼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정보통신서비스를 통한 소비·생산활동은 늘리고, 여타의 재화와 서비스 소비는 줄여 가계후생을 증대시키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통신비 지출 증가를 이해해야 한다. 통계청이 분기별로 발표하는 가계통신비는 우편서비스 이용료, 전화기·팩스 등 통신장비 구입비, 전화·팩스·인터넷 등 통신서비스 이용료 등으로 구성돼 있다. 최근 통신비 지출이 늘어난 것은 고가의 스마트폰 단말기 구입 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반면에 이동통신 요금은 통신사 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시장 논리가 아닌 정치적 논리에 따른 인위적인 요금 인하는 효율성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통신사업자의 노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 네트워크의 고도화, 품질 향상, 신규 서비스 도입 등과 같은 혁신을 저해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가상 세계의 기반시설인 통신네트워크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고, 가상 세계로의 통로인 통신서비스를 최신화하는 것은 미래 사회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시대적 흐름에 따른 소비 패턴의 변화를 파악하고 가계통신비 지출을 이해해 통신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려는 정책이 필요하다. 단순히 통신서비스 요금만을 인위적으로 낮추는 것은 시장효율성을 저해하고, 우리가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기회도 잃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규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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