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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그린리모델링, 지구를 살린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세계 각국은 지구 온난화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국제사회는 국가 경제력에 상응하는 노력을 요구한다. 한국도 이에 동참하기 위해 2020년 배출전망치(BAU) 대비 30% 감축을 선언했다.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위기 극복에서 건축물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에너지 사용량의 약 3분의 1이 건축물에서 사용된다. 국내의 경우 2009년 기준으로 건축물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미국(45%)과 영국(41%) 등 선진국 수준인 40%까지 온실가스 배출 증가가 예상된다. 소득 증가에 따른 주거면적 확대, 쾌적성과 편리성을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 확산 등이 원인이다. 최근에는 여름철과 겨울철 에너지 위기가 반복돼 지금부터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특히 건축물은 산업이나 수송에 비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작을 뿐만 아니라 감축 잠재량이 높아 유럽 선진국들은 이 부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과감한 감축 목표를 세우고 재정을 지원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한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법’이 금년 2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를 토대로 녹색건축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과 사업이 벌어지고 있다.



 신축 건축물의 경우 에너지 허가 기준을 단계적으로 강화함으로써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지만 기존 건축물의 경우 정부의 정책적 노력만으로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향후 신축은 감소하고 기존 건축물의 유지관리 비중이 높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존 건축물의 에너지 성능을 높이는 그린리모델링은 새로운 ‘시대적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독일 등 유럽 선진국들이 그린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해 보조금과 제로 금리 수준의 융자를 통해 기존 건축물의 에너지 성능 향상을 유도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정부 재정 지원의 한계를 극복하고 민간의 풍부한 유동 자금을 활용하는 그린리모델링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 민간 금융을 활용하되 정부의 이자 지원을 통해 초기 사업비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기존 건축물의 단열 성능 등을 개선해 에너지 절감 비용으로 투자비를 상환하는 사업 모델이다. 또 정부가 구축한 에너지 정보를 공개해 그린리모델링 창업 및 일자리 창출을 유도함으로써 건설산업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린리모델링이 활성화하면 국가 온실가스 감축 및 에너지 위기 극복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이러한 녹색건축 활성화는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산·학·연이 힘을 모아 저비용·고효율 상용기술을 속히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도 반드시 필요하다. 지구환경 운동가인 미국의 레스터 브라운의 말처럼 “환경은 조상에게서 받은 유산이 아니라 미래에 살게 될 아이들에게서 빌린 것”이라는 데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선행돼야 한다. 기후변화 위기 극복에 앞장서는 선진국이 되려면 ‘이제 건축에 녹색의 옷을 입히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돼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국토부는 국민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녹색건축에 대한 정책·기술·체험 등을 소개하는 녹색건축 한마당 행사를 매년 열고 있다. 올해는 특히 그린리모델링에 대한 아이디어와 우수 설계·시공 사례 등을 선보임으로써 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특별한 장을 마련했다. 우리 국민은 언제나 위기를 슬기롭게 해결하는 지혜를 보여줬다. 지구 온난화의 위기도 국민적 참여를 통해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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