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강승민 기자의 '살림의 신'] '오염' 덜 된 한식, 외국 가야 자주 만나는 현실

강승민 기자
지난여름 휴가 때 프랑스 파리에서 친구를 만났다. 통통한 볼살이 트레이드 마크였던 친구다. 파리 생활 3년째인 그 친구의 얼굴과 몸은 몰라보게 날씬해져 있었다. 체중 조절을 했느냐고 물었더니 재밌는 답이 돌아왔다. “한식이 아니라 프랑스 음식을 먹었더니 그냥 살이 빠진 듯하다”는 거였다. 15㎏ 정도 줄었단다. 자연에 가까운 음식, 우리 한식이 대세인데 프랑스 음식을 먹고 살을 뺐다고? 언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프랑스 음식이 더 기름지지 않을까. 친구의 설명이 이어졌다.



“서울에서 우리가 자주 먹은, 혹은 먹을 수밖에 없었던 음식 말이야. 고춧가루나 고추장이 잔뜩 들어가 있지. 몸에 좋다는 된장도 꽤나 짜게 들어가야 맛난 된장찌개로 불리고, 그런 걸 파는 음식점이 잘 되지 않냐. 우리가 흔히 사먹을 수 있었던 한식이란 간이 센 음식이란 말이지. 물론 여기엔 조미료도 많이 들어 있었을 테고. 그런데 프랑스 사람들은 조미료라는 걸 잘 모르더라고. 감칠맛을 내는 화학적인 무엇인가를 음식에 넣는다고 설명해 줘도 도통 못 알아 듣더라고. 그러고 나서 프랑스 음식을 살펴보니 그냥 재료의 맛으로 승부하는 경우가 아주 많더라 이거야. 써봐야 소금이지 뭐. 아무튼 그래서 프랑스 음식으로 하루 세 끼를 먹었더니, 음식의 절대 섭취량이 줄어들더라고. 맵고 짜고 달고 자극적인 음식을 멀리하니까 밥이나 빵 같은 것도 덜 당겨서 살이 많이 빠진 것 같아.” 나름 합리적인 체중 감소 이유를 듣자 하니 납득이 됐다. 조미료가 됐든, 된장·간장·고추장 같은 장류든 간에 우리 음식 문화엔 재료에 더하는 첨가 요소가 많다. ‘대장금’ 같은 드라마를 보면 전엔 슴슴하게 간한 담백한 음식이 많았건만, 어느 샌가 우리 음식엔 진한 첨가 요소가 잔뜩 들어간 게 더 자연스러워졌다.



음식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지만 어딘가에 뭘 더 넣을 것이냐, 뺄 것이냐 하는 문제는 우리의 요즘 생활 전반에 걸친 고민 거리다. 음식 조리에 쓰는 것뿐 아니라 생활 용품에 들어 있는 각종 색이나 향도 이런 부류다. 조미료와 장류가 밥과 빵을 부르는 거라면, 색이나 향은 쓰는 사람을 자꾸 부르는, 유혹적인 자극제 역할을 한다. 색과 향을 결정하는 첨가제는 대부분의 경우 화학을 활용한 인공 합성의 결과다. 이렇게 자극을 부르는 화합물은 식품의약품안전처 같은 공인 기관에서 허용한 범위 내에서만 사용되므로 건강에 큰 해는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도 자극적인 유혹 보조제로 쓰는 첨가제에 대한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러다 보니 ‘첨가제 없음’ ‘인공 합성물 없음’ 같은 문구가 요즘 생활 용품에선 많이 눈에 띈다. ‘자연에서 얻은’ ‘천연 재료로 만든’ 같은 것이 1세대 친환경 제품이었다면, 그 다음은 유기농이 트렌드였다. ‘더욱 자연에 가까운’ ‘더 깨끗한 자연에서 얻은’이란 컨셉트였다. 그런데 요즘은 ‘아예 아무것도 넣지 않았습니다’가 대세다. 그 다음 트렌드는 뭐가 될까. ‘자연 그대로’일까, 궁금하다.







강승민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