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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울증 일으키는 유전자 첫 규명

조울증은 기분 조절이 제대로 안 되는 병이다. 기분이 비정상적으로 들뜨는 조증(躁症)과 반대로 가라앉는 울증(鬱症)이 함께 나타나 ‘양극성 장애’라고도 한다. 병이 심해지면 사소한 일에 폭력을 휘두르거나 거꾸로 자살충동, 피해망상에 시달리기도 한다. 하지만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조차 제대로 모르고 살아가는 경우도 많다. 보건복지부는 인구의 0.2%, 정신과 전문의들은 2~3% 정도가 이 병을 앓고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한국인 포함 연구팀 네이처에 논문
유전자 표적 치료약 개발 길 터

 한국인 학자가 포함된 미국 연구팀이 특정 유전자가 이런 조울증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처음 밝혀냈다. 24일 세계적인 과학저널인 네이처를 통해서다. KAIST 생명과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주 베일러대 의대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하는 한기훈(32) 박사가 제1저자로 논문에 이름을 올렸다.



 연구진이 주목한 것은 SHANK3라는 유전자다. 이 유전자는 신경세포를 연결하는 시냅스의 기능을 조절한다. SHANK3가 손상되면 자폐증·정신분열증 등에 걸린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문제는 거꾸로 SHANK3가 과발현된(기능이 강화된) 경우였다. 몇몇 환자들에게서 이런 경우가 확인됐지만, 여러 유전자가 함께 변이돼 정확한 상관관계를 밝히기 어려웠다.



 연구진은 이 점을 규명하기 위해 유전자를 조작해 SHANK3만 강화한 생쥐를 만들었다. 생쥐는 우리 안팎을 발작적으로 뛰어다니는 등 조증 증세를 보였다. 조증은 조울증을 따지는 판단기준이다. 조증이 심하면 Ⅰ형, 그보다 증세가 약하고 지속기간이 짧으면 Ⅱ형으로 분류한다.



 연구진은 SHANK3 유전자의 강화가 조울증을 유발한다고 보고 정신질환자 가운데 생쥐와 같이 SHANK3만 과발현된 사람이 있는지 살폈다. 그 결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판정을 받았으나 ADHD 약이 듣지 않은 환자와 명확히 조울증 판정을 받은 환자, 2명을 찾아냈다. 마지막으로 조울증 생쥐에게 여러 정신질환 치료제를 투약하는 한 결과, 발프로에이트(간질·편두통·조울증 치료제)란 약물을 줬을 때만 조증이 잦아들었다.



한 박사는 본지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 연구 결과를 임상치료와 바로 연관 짓기엔 무리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SHANK3 유전자와 관련된 단백질을 찾아내 새로운 조울증 치료제를 만드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조울증 치료법은 여러 약물을 투약해본 뒤 환자에게 맞는 것을 고르는 방식이었다. 이와 달리 이번 연구로 SHANK3만을 대상으로 하는 ‘표적 치료’의 길이 열릴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조울증 전문가인 하규섭 국립서울병원장은 “조울증은 유전병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진 정신질환”이라며 “그 원인 유전자 중 하나를 찾아내고 특정 약의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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