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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이 된 '라이프'… 36년 만에 뵙습니다

백범 김구(1876∼1949) 선생의 서거를 담은 LIFE(라이프)지 사진. 경교장 2층, 안두희가 쏜 총탄이 남긴 구멍난 창밖으로 오열하는 시민들이 보인다. [사진 LIFE]
1949년 6월 26일, 백범 김구 선생이 가슴에 총을 맞고 서거한다. 그 직후 경교장 앞뜰을 보여주는 사진 한 장이 미국의 유명 사진잡지에 실렸다. 역대 최고의 포토 매거진 ‘라이프(LIFE)’다. 김구가 마지막 순간을 맞이한 방에서 창 밖을 내다본 이 사진은 칼 마이던스의 작품이다. 제목은 ‘혼란 속의 한국, 호랑이를 잃다.’



'70억의 기억' 사진전
역사의 현장,평범한 삶 ?
추리고 추린 130여 점 전시

 세종문화회관에서 다음달 25일까지 ‘하나의 역사, 70억의 기억-라이프 사진전’이 열린다. ‘라이프’는 1936년 사진 위주의 저널을 표방하며 세상에 나왔다. 1929년 시사 주간지 ‘타임’을, 이듬해엔 종합 경제지 ‘포춘’을 창간한 미국의 잡지왕 헨리 루스(1898∼1967)는 ‘라이프’를 발행하며 “인생을 보기 위해, 세계를 보기 위해”라는 야심찬 창간사를 내놓았다. 창간 1년 뒤 100만부, 최고 전성기엔 1350만부라는 기록을 세우며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라이프’는 토마스 맥어보이·유진 스미스…로버트 카파 등 당대의 사진가들이 내놓은 위대한 이미지의 산실, 당시 사람들에게 세상을 보는 창이었다. 그러나 TV가 각 가정에 보급되면서 라이프는 72년 주간지로서의 생명을 다한다. 78년 월간지로 복간됐고, 폐간과 복간을 거듭하다가 2007년 완전히 사라졌다. 지금은 인터넷(http://life.time.com)을 통해 900만 건의 사진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전시엔 이 가운데 130여 점이 나왔다. 국내에선 36년 만이다. 56년 잡지 ‘사상계’(당시 사장 장준하) 주최로 덕수궁 내 중앙공보관에서, 77년 한국일보 주최로 신문회관에서 ‘라이프 사진전’이 열렸다.



 ‘라이프’가 추구했던 넓은 스펙트럼처럼 시대를 관통하는 역사의 현장부터 평범한 삶의 시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진들을 만날 수 있다. 한국과 관련된 사진 또한 다수 출품됐다. 지나간 영웅의 시대, 전쟁의 시대뿐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전해주는 진리를 놓치지 않으려는 전시장의 공간 연출이 힘있다.



 그래서, 더 이상 대가와 영웅들의 시대라 할 수 있는 지금, 인쇄 매체의 종언이 회자되는 지금, 역사 교과서의 진영 논쟁이 벌어지는 지금, 지나간 매체가 실었던 지나간 영웅들의 지나간 사진들 가운데 돋보인 것이 유진 스미스(1918∼78)의 것이다.



 아프리카의 성자 슈바이처의 얼굴이 아니라 밀림을 헤치고 전진하는 낡은 흙투성이 신발을 찍은 그의 고집스런 카메라는 태평양전쟁이 한창이던 피비린내 나는 사이판에서 살아남은 아기를 구하는 미 해병의 모습 또한 담는다. ‘유일한 생존자’(1944)라는 제목으로 이름난 이 이미지는 인간이 서로 살육하는 것이 당연한 전쟁터에서도 생명을 구하는 것이 우리의 본성임을 조용히 증언한다.



 전시의 마지막을 장식한 것 또한 그의 ‘낙원으로의 길’(1946)이다. 종군 사진가로 활동하며 치명적 부상을 입고 2년간 수술과 요양으로 완전히 활동을 멈췄던 그가 두 자녀에게 이끌려 집 근처를 산책하던 중 찍은 사진이다. 손잡고 아장아장 어둠의 터널을 지나 빛으로 가는 오누이의 뒷모습은 20세기 희망의 아이콘이 됐다. 지금 우리에겐 어떤 이미지가 희망을 전해줄 수 있을까. 성인 1만2000원, 중·고생 1만원. 02-747-7790.



권근영 기자



★★★★ (김노암 문화역서울 284 예술감독) : 사진가들과 사진매체가 위대했던 때, 거대 서사와 영웅들의 시대, 20세기다. 대중과 사건과 이미지가 행복하게 만났던 시대를 떠올린다. 이제 그런 삶은 불가능한 걸까, 쓸쓸한 시절이다.



★★★★★ (사진가 안시준) : 나와 남을 연결해 주기,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기, 전세계가 하나 되기, 사진의 위대한 힘을 알려주기, 사진에 그들의 삶이 있었음을 증명하기, 그리고 그 기록이 인류와 함께 영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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