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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소엔 수퍼 갑 … 벤처 꿈꾼 성매매 제왕

지하로 숨어든 성매매 정보는 그가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번졌다. 그래서 그는 성매매 세계의 제왕이 되다시피 했다.



[이슈추적] 18만 회원 사이버 포주
법 맹점 노린 변종 알선사업
부산서 시작해 전국구로 커

 지난 22일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구속한 김모(30)씨. 그는 2009년 6월부터 성매매 정보 사이트를 운영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정보를 얻으려는 회원이 18만 명, 정보를 띄우는 성매매업소가 620개에 이르는 사이트였다. 4년여 동안 사이트를 운영하며 올린 수익이 17억6000만원. 많을 땐 한 달에 1억원을 벌기도 했다. <중앙일보 10월 23일자 10면



 김씨는 ‘오프라인 성매매 단속’과 법의 허점이 만들어 낸 ‘인터넷 성매매 정보 유통의 제왕’이었다. 2000년대 들어 사회 분위기가 바뀌면서 전국의 집창촌이 쫓겨났다. 그러면서 오피스텔이나 원룸을 빌려 놓고 유흥가 일대에 명함 크기 전단을 뿌린 뒤 연락을 받아 영업을 하는 변종이 생겨났다. 그러나 이 또한 전단 살포 단속에 밀렸다.



 그러자 이번엔 인터넷 성매매 정보 사이트가 생겼다. 오피스텔·원룸 영업 정보를 모아 놓은 사이트다. 수도권을 대상으로 하다 경찰에 적발돼 지난해 폐쇄된 ‘밤문화기행’ 같은 것이다.



 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한 뒤 특별한 직업 없이 전전하던 김씨는 지방에 음성적인 성매매 정보 수요가 많을 것이란 점에 주목했다. 알음알음 알게 된 성매매업소 정보를 모아 2009년 ‘펀초이스’란 사이트를 만들었다. 업소 연락처와 성매매 여성의 속옷 차림 사진 등이 나온 사이트였다. 법 규정의 허점도 활용했다. 현행 법에 따르면 해당 업소에서 실제 성매매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이트 운영자를 처벌할 수 없다. 업주가 “그냥 재미 삼아 올린 것뿐”이라고 잡아떼면 그만이다.



 김씨는 처음 수백 명 회원을 모은 뒤 회원 각각의 요구를 충족시킬 성매매업소를 연결해 주목을 끌었다. 몰래 소문이 나면서 회원이 늘었다. 김씨의 사이트를 통해 광고를 하고자 하는 업소도 덩달아 증가했다. 김씨는 업소로부터 월 20만~40만원의 광고료를 받았다. ‘밤 플러스’(대구·경북), ‘DJ초이스’(대전·충청), ‘밤 초이스’(광주·전라) 등 3개의 성매매 사이트를 더 만들게 됐다.



 나름대로 독특한 고객관리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다. 업소들과 협약을 맺고 회원은 10% 할인을 해줬다. 이용 후기를 10줄 이상 적으면 추가 10% 할인이 붙었다. 업소 이용 실적과 후기 글 건수 등을 바탕으로 회원들에게 이등병부터 대장까지 계급을 부여했다. 하사 이상은 업소를 비판할 수도 있도록 했다. 경찰은 “장군급이 올린 후기는 파워블로거처럼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며 “일부 장군급 회원 중에는 이런 ‘권력’을 이용해 공짜 성매매를 한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사이트에 광고를 올린 업소 주인들은 경찰에서 “김씨가 ‘수퍼 갑’이었다”고 진술했다. 비판글을 내리려 사정사정하는 일까지 있었다는 것이다.



 사업이 잘 되자 김씨는 2011년 9월 아예 회사를 세우고 대표이사·본부장 등 조직까지 갖췄다. 인터넷 벤처 마냥 내년에 투자를 받을 계획까지 세웠다. 그러다 결국 이 사이트를 통해 성매매가 많이 이뤄졌음을 파악한 경찰에 구속됐다. 일당 17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영산대 신승균(경찰행정학) 교수는 “사이트를 통해 성매매가 이뤄질 게 뻔한데도 단속을 할 수 없는 것은 문제”라며 “성매매 광고가 분명하다고 판단되면 제재할 수 있는 쪽으로 법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가 운영한 사이트에 올라온 성매매 여성은 약 5000명에 이른다. 사이트 회원 18만 명은 지난해 사법당국이 검거한 성매매사범 약 2만 명의 9배에 이르는 수치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서도 성매매를 하지 않았는지 수사할 예정이다.



부산=김상진 기자,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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