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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김정은 2년 통치의 3대 키워드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김정은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북한의 통치 전면에 나선 지 2년을 코앞에 두고 있다. 스위스 베른의 공립중학교를 6년 반 동안 조기 유학하는 등 선대와는 다른 성장 배경으로 그의 집권에 기대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는 유럽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체험했다. 이 때문에 덩샤오핑(鄧小平)의 중국식 전면 개방은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유연한 변화는 시도하지 않겠느냐는 긍정적인 예측을 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에 대한 기대는 점차 실망으로 바뀌고 낙관보다는 비관적 관측이 대세다. 29세의 불안한 권력자는 부인 이설주를 동반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선대 통치와 별반 차이를 발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독재국가의 지도자가 서방세계에 유학했다고 당연히 민주적 통치를 하지는 않는다는 국제정치 이론이 타당성을 얻고 있다. 시리아 국민의 민주화 요구를 무자비하게 짓밟고 있는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은 1992∼94년 영국 런던에, 크메르 국민 200만 명을 학살한 킬링필드의 주인공 폴 포트는 49∼53년 프랑스에 각각 유학했다.



 그의 2년간의 집권 키워드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숙청과 호전성이다. 김정일 운구차를 수행한 이영호 등 아버지가 붙여준 네 명의 호위무사는 1년도 안 돼 숙청돼 자취를 감췄다. 아버지 권력을 본인 권력으로 대체하는 과정에서 무자비한 토사구팽이 발생했다. 불안정한 권력은 필연적으로 피의 숙청을 불러온다. 역설적으로 숙청은 권력을 불안하게 한다. 이 경우 독재자는 외부로 관심을 전환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최근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은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김정은이 내부적으로 ‘3년 안에 무력통일을 하겠다’고 수시로 호언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북한은 지난해 9월에 ‘전시사업 세칙’을 개정하면서 전쟁을 선포할 수 있는 세 가지 상황을 추가하는 등 대남 무력통일노선을 구체화했다.



 둘째, 놀이공원과 위락시설 건설이다. 강원도 마식령 스키장과 평양시 놀이공원은 그의 역점사업이다. 지도자가 인민을 위해 놀이시설을 건설하는 것을 반드시 부정적으로 볼 것인가라는 반론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연간 3개월분의 식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최소 10억 달러가 필요한 두메산골 위락시설을 군인을 동원해 속도전으로 건설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는 냉정한 검토가 필요하다. 스위스에서 즐겼던 스키장을 북한에서 누가 이용할 것인지의 합리적 판단은 그에게 중요하지 않다. 다만, 전시성 치적이 필요할 뿐이다. 젊은 지도자가 노회한 관료들에게 “왜 인민을 위한 놀이공원을 건설하지 않느냐”고 질책하면 눈치 빠른 부하들은 한정된 자원을 왜곡해 사용한다. 경제 건설에 투입될 예산은 소모성 사업에 낭비될 수밖에 없다.



 셋째, 핵·경제 건설 병진노선이다. 김정은은 지난 2월 3차 핵실험을 완료한 직후인 3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핵 무력 건설과 경제 건설을 동시에 발전시키겠다는, 상호 모순적인 정책을 채택했다. 동시 건설을 주장하지만 결국 핵심은 정밀화·소형화된 핵무기와 그 운반수단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아버지의 선군정치를 슬그머니 대체한 상충적인 단어 조합에 불과하다. 한정된 예산으로 경제와 군사를 동시에 발전시킨다는 주장은 허무맹랑한 구호에 불과하다. 김정은은 지난 4월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과정에서 경험 부족 및 젊은 혈기로 김정일과는 또 다른 충동적이고 모험주의적 결정을 하고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 최근 공식석상에서 수시로 담배를 물고 있는 그의 대범하나 초조한 모습이 언제든지 한반도에 대남 도발이라는 먹구름을 가져올 전조는 아닌지 우려된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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