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노트북을 열며] KTX와 공항철도, 그 어색한 동거

강갑생
JTBC 사회 1부장
KTX(고속열차)가 올해 말에 인천공항까지 직접 운행하는 걸 두고 최근 논란이 있었다. KTX 운행을 위해 3100억원을 투입하고도 기존 공항열차보다 소요 시간이 30초밖에 안 빠르다는 비판이 제기된 때문이다. 서울역을 떠난 KTX는 경의선을 거쳐 수색 부근에서 연결선을 통해 공항철도로 접어든 뒤 인천공항까지 가게 된다. KTX가 공항열차보다 훨씬 무거운 데다 신호 시스템도 달라 운행을 위해선 이래저래 손볼 곳이 많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이유다.



 논란이 불거지자 국토교통부는 ‘운행 시간 감축보다는 환승 불편을 덜어주는 데 그 목적이 있는 사업’이라고 해명했다. 부산이나 광주에서 KTX를 타면 서울역에서 환승할 필요 없이 인천공항까지 바로 연결하겠다는 취지란 얘기다. 2009년 말 해당 사업계획을 발표할 때도 같은 논리였으니 틀린 해명은 아니다. 여행가방에 손가방까지 들고 서울역에서 공항열차로 환승하려면 아무래도 불편하다. 얼핏 이런 수고를 덜어줄 수 있다면 좋은 정책일 것 같다.



 그런데 뜯어보면 문제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혜택을 볼 사람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세부 운행계획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인천공항행 KTX의 운행 간격은 최소한 1시간으로 예상된다. 편도 기준으로 하루에 최대 10편 정도다. 그것도 이용객이 가장 많은 경부선에만 해당될 가능성이 크다. KTX 열차 수가 부족해 인천공항까지 다녀오는 열차가 많을수록 다른 운행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본래 공항철도를 오가는 공항열차 운행에도 지장을 덜 줘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호남선과 전라선은 하루 한두 편에 불과할 거란 얘기도 나온다. 이러면 출국 일정에 맞춰 인천공항행 KTX를 타긴 어렵다. 실제 효과는 적은 ‘생색내기용’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막대한 적자로 논란이 됐던 공항철도 운영에도 도움이 안 된다. 정부는 KTX가 들어오는 시간과 겹치는 공항열차는 뺀다는 계획이다. KTX가 공항철도 선로를 이용하는 데 따른 대가를 받더라도 수입이 줄 건 뻔하다.



 또 정부와 교통학계에서 강조하는 ‘연계 환승’에도 배치된다. 연계환승은 다른 교통수단 또는 같은 수단 간에 원활한 연결과 갈아타기를 의미한다. 이게 잘되어 있으면 굳이 자가용을 타지 않아도 중장거리 여행이 불편하지 않다. 시내 교통에서도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물론 여행자나 통근자 입장에서 가장 좋은 건 한번에 직접 가는 거다. 그런데 환승이 필요한 기존 교통수단들 대신 다른 직통 수단을 만들려면 돈이 많이 든다. 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쉽지 않은 선택이다.



 조만간 운행을 시작할 인천공항행 KTX를 두고 지금 왈가왈부하는 게 때늦은 감도 있다. 하지만 얘기하고 싶은 건 앞으로는 이러지 말자는 거다. 돈은 많이 드는데 혜택은 적고 문제점은 많은 ‘생색내기용’ 정책은 그만하자는 거다. 그게 없는 살림에 그나마 효율적으로 살아가는 길일 듯싶다.



강갑생 JTBC 사회 1부장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