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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국민 안심시켜야 할 검찰, 국가 혼란 한복판에"

21일 국회 법사위의 서울고검·지검 국정감사 초점은 국가정보원의 정치 개입 의혹 사건이었다. 특히 검사로서 30년 친분을 유지해온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과 윤석열 여주지청장은 전국에 생중계되는 공개석상에서 소위 ‘계급장’을 떼고 서로 치고받았다.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와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공소장 변경 신청서 제출 등을 둘러싸고서였다. 사상 초유의 광경을 본 전·현직 검찰 간부들은 충격에 빠졌다. 전직 법무부 장관은 “검찰의 법도와 기강이 무너졌다”고 했다. 신망 있는 법조계 인사들로부터 사태의 원인과 해법에 대해 들어봤다.



법조계 인사들의 진단과 해법

최현철·박민제 기자



질서 잡기 어렵다면 잘라 버려야

김승규 전 법무부 장관




“(검찰 조직이 사분오열된 것 같다) 참말로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댓글 73개를 갖고 기소한 것을 두고 검찰은 물론 법원에서도 말이 많은 게 사실이다. 윤 지청장이 기소 책임자로서 유죄를 받아야 하는 부담이 있었을 것이다. 검찰총장이 없는 상황에서 윗사람에게 반드시 보고를 하고 안 되면 설득했어야 했다. (윤 지청장은) 정의를 실현해야 하고 죄가 되면 정권 실세든 뭐든 무시하고 기소하는 게 ‘검사의 도’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장쯤 되면 더 넓게 보고 국가를 걱정하겠지. 계속 선거 문제 시비가 생기고 과연 이렇게 해서 되겠느냐 고민했을 것 같다. (두 사람이) 의견 조율을 통해 합리적 결정을 내렸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검찰도 국가기관의 하나다. 차기 검찰총장을 좋은 사람으로 뽑아 질서를 잡되 같이 가기 어렵다면 단호하게 잘라 버리고 가야 한다.”



실체적 진실만큼 절차도 중요해

김종빈 전 검찰총장




“검찰의 존립 목적이 진실 규명에 있는 것은 사실이나 절차적 정당성을 잃어서는 안 된다. 검사장, 지청장, 수사검사가 똑같이 진실 규명을 위해 독자적 수사권을 갖고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실체적 진실 발견 못지않게 적법 절차(‘due process’)의 보장도 중요한 가치로서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둘은 서로 상충되는 이념인 것 같으면서도 보완관계가 있다. 영미법계에서는 오히려 절차적 정당성이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 윤 지청장의 정의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조 지검장의) 결재를 받지 않고 체포영장을 청구하고 압수수색을 한 것이 형사소송법상 문제는 없다 해도 조직 운영에는 바람직하지 않다. 검사들 서로, 부하는 상사를 존경하고 상사는 부하를 신뢰해야 한다. 이번 케이스가 대표적이다. 실체적 진실 규명이 대전제이긴 하지만 민주사회에서는 적법 절차도 꼭 필요하다.”



밖에 다툼 얘기하는 게 정치행위

서영제 전 대구고검장




“이런 경우가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과거에도 수없이 그래왔다. 밖으로 드러나지만 않았을 뿐이다. 검찰 조직 안에 무수한 다툼이 있지만 내부적으로 조정이 돼 왔다. 그걸 밖에다 대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정치행위다. 싸우면서도 밖으로 나가지 않게 하는 비결은 상사를 승복시킬 줄 아는 설득력이다. 수사 능력과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면 검사가 소신을 지키는 게 가능하다. 고집대로 하는 게 소신이 아니라 누가 봐도 주임검사에게 이견을 달 수 없을 정도로 흠이 없는 수사를 해야 한다. 죄가 될 확률이 50대 50이니 수사를 해야 한다는 건 소신이 아니다. 검사는 수사 의지를 굽히면 안 된다. 범죄 혐의를 발견했으면 관철시켜야 한다. 거기에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 완벽한 수사와 적절한 타이밍, 설득력의 3박자를 갖춰야 한다. 이제는 철저한 감찰을 통해 책임 소재를 철저히 규명해야 할 것이다.”



정치검찰의 정상화 과정일 수도



연세대 김종철(법학) 교수



“사회 문제를 해결해야 될 검찰이 오히려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사회 갈등의 최종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할 검찰마저도 내부 갈등을 공개적으로 드러내야 할 정도로 나라의 민주주의 수준이 시험 받고 있는 단계에 있다. 하지만 이는 정치화된 검찰이 정상화되고 있는 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 기소권과 수사권을 독점하고 있는 검찰은 권위주의 시대 이후 정치화되면서 위험한 모습을 많이 보여 줬다. 지금의 혼란 상황은 검찰이 현대사회에서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의 하나로 보인다.”



최진영 대한변협 대변인



“ 검찰이 국가적 혼란의 한복판에 서 있는 것 같다. 검찰의 기능은 거악을 척결하고 범죄를 뿌리 뽑아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역할은 온데간데없고 오히려 정치적 혼란의 진앙지 역할을 하니 국민이 불안해한다. 사회의 다른 영역과 마찬가지로 검찰에서도 젊은 검사들이 선배 들의 연륜을 ‘구시대의 유물’로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지휘부의 권위를 민주적인 방식으로 납득시키는 것이 장기적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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