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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동양 사태를 보는 민자역사 투자 피해자들의 심정

권철암
사회부문 기자
사법부가 지켜야 할 금과옥조 중 하나가 ‘법 적용의 일관성’이다. 똑같은 사안을 놓고 판결이 이랬다 저랬다 해서는 사법부의 생명인 ‘신뢰성’에 금이 가기 때문이다. 최근 통합진보당 대리투표에 대한 재판에서 어느 법원은 유죄, 또 다른 법원은 무죄를 선고한 것을 놓고 비판이 나오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지금 그 누구보다 법 적용의 일관성에 목을 매는 이들이 있다. 서울 창동·노량진 민자역사 투자자들이다. 대부분 소시민인 이들은 역사 안에 작은 가게를 얻으려고 분양 계약금을 냈다가 사업이 좌초하는 바람에 투자금을 고스란히 날리게 됐다. 피해자는 1200여 명, 투자금 총액은 1300억원에 달한다. <중앙일보 8월 27일자 10면



 민자역사 투자 피해자들이 새삼 ‘법 적용의 일관성’을 애타게 바라게 된 데는 계기가 있다. 동양그룹의 기업어음(CP)·회사채 판매 사태다. 투자자 5만여 명, 투자금 1조6000억원에 이르는 대형 사고다. 이와 관련해서는 해결에 관련 기관이 적극성을 띠고 있다. 판매를 할 때 “원리금을 보장한다”는 식의 엉터리 설명(불완전 판매)은 없었는지, 국민들이 검사를 요청해 금융감독원이 받아들였다. 금감원 검사 결과에 따라 피해자들이 보상을 받을 길도 열린다.



 이런 과정을 지켜보면서 민자역사 투자 피해자들은 가슴을 쳤다고 한다. 당한 일은 비슷한데 관련 기관의 대응은 사뭇 달라서다. 민자역사 투자자들을 가장 혹하게 한 건 투자자들을 모으는 사업 주관사의 광고 전단이었다. 2005년 뿌려진 전단에는 커다란 글씨로 ‘한국철도공사(현 코레일)가 투자 안전벨트를 매어 드립니다’라고 박혀 있었다. 코레일은 사업 주관사에 감사·이사를 파견하기도 했다. 돈을 날리게 된 민자역사 투자자들이 “코레일이 관련된 불완전 판매”라고 여기는 이유다.



 그래서 이들은 의아해한다. 왜 동양그룹 사태는 금감원이 적극 나서는데 민자역사 사업은 모두 뒷짐 지고 있는지 묻고 있다. 이에 대해 코레일은 “사업 주관사가 투자자를 끌어모으려 우리 이름을 무단 사용한 것뿐”이라는 입장이다.



 이 사태는 결국 법정으로 갔다. 투자 피해자들이 배상 소송을 냈다. 이 중 창동역사와 관련한 1심 판결이 다음 달 1일로 예정돼 있다. 창동역사에 1억3000만원을 투자했다 날리게 된 주부 김미숙(58)씨는 이렇게 말했다. “주관사를 믿은 우리가 어리석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동양사태 처리 과정을 보면서 뭔가 차별받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똑같은 법 적용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닌지, 다른 처분을 받아야 한다면 이유가 뭔지 법원이 속 시원히 가려줬으면 한다.”



권철암 사회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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