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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여야의 '일본 봐주기'

채병건
정치국제부문 기자
일본의 집단적자위권에 관한 한 여야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미국이 일본의 집단적자위권을 추인하는 것은 “우리에겐 날벼락 같은 얘기”(새누리당 김영우 의원)나 다름없다. 그런데 여야는 이 문제에서 적극성이 없다. 새누리당은 회의에서 우려를 표명하고 논평도 냈지만 집요하지 않다. 민주당이 나설 법한데 “일본의 집단적자위권은 재무장하려는 아베 정권의 검은 속뜻”이라는 논평 등을 냈지만, 교학사 교과서가 일제 식민 지배를 미화했다며 교육부를 항의 방문까지 했던 것과 비교하면 강도가 한참 떨어진다. 서해 북방한계선(NLL)이건 역사 교과서건 과거 문제엔 그토록 민감했던 여야가 미래엔 왜 이리 무관심한가.



 집단적자위권은 동맹국이 공격받으면 일본도 반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게 과거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의 재무장으로 이어지면 어떻게 될까.



 ①우리에게 동북아 질서의 주축은 한·미 군사동맹이다. 북한의 도발을 막는 가장 확실한 장치가 주한미군이다. ‘남침=미국과 전면전’이 되니 북한이 ‘죽자’고 덤비지 않는 이상 남침은 어렵다. 하지만 북한은 도발 의지가 없다는 식의 책임지지 못할 얘기는 하지 말자. 도발 후 뒷감당을 할 능력이 없을 뿐 주한미군이 빠지면 북한은 언제든지 도발 카드를 꺼내 들어 남한 주식시장을 초토화할 수 있다. 이토록 중요한 게 한·미 동맹인데 미국이 일본에 면죄부를 준 게 되면 한·미 동맹은 피의 경험을 공유했던 ‘정서의 동맹’에서 이익을 따지는 ‘실리의 동맹’으로 격하된다. 일본 문제는 동맹에 대한 믿음을 흔든다.



 ②중국과의 북핵 공조에도 악영향을 준다. 한·미는 물론이고 중국 역시 북한의 핵 보유를 반길 이유가 없다. 하지만 미국이 동북아에서 맡아온 군사적 책임을 일본에 넘기면 넘길수록 중국은 자극 받는다. 중국이 물밑에서 해 왔던 북핵 견제가 일본 재무장이라는 엉뚱한 이유로 수위 조절로 들어가면 우리에게 좋을 게 없다.



 ③미래 세대를 위해서도 지금 문제 제기를 해야 한다. 한류만 아니라 일류(日流)도 있다. 청소년과 젊은 층에 미야자키 하야오는 애니메이션의 대부이고 일본의 음식 문화는 취향이 됐다. 궁금하면 인터넷에 널려 있는 일본 문화 블로그를 보라. 물론 이는 일본 문화의 흡수이지 일본 문화의 침탈은 아니다. 그러나 문화적 교감이 반성 없는 일본에 대한 동조로 변질돼선 나라가 희망이 없다. 지금 그냥 넘어가면 10년 후엔 ‘전범’ 일본의 과거는 더욱 잊혀진 채 ‘욱일승천기를 입는 게 뭐가 어때서’라는 반응이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이런데도 지난 몇 주를 지켜보면 새누리당엔 NLL과 대화록만이, 민주당엔 댓글만이 눈에 보이는 모양이다. 일본의 집단적자위권은 거론해봐야 당장의 정치적 실익이 없으니 처음엔 대화록 실종에 밀렸다가 이번엔 국정원 댓글에 밀린다. 그 결과는 여야가 의도했건 안 했건 ‘일본 눈감기’다. 이런 식의 계산이 앞선다면 향후 일본의 집단적자위권이 이슈화돼도 ‘친미파 새누리당’ 대 ‘친중파 민주당’으로 나뉘어 구한말의 역사를 반복할까 걱정된다.



채병건 정치국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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