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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점포들, 발레파킹 어떻게 운영하나

압구정 로데오 거리의 한 카페 앞에서 발레파킹 업체 직원이 고객 차를 발레파킹 하고 있다. 강남에만 1000여 개가 넘는 발레파킹 업체가 있다. [김경록 기자]


지난 15일 오후 1시 카페·미용실·옷가게 등이 밀집한 강남구 청담동 이면도로. 차량 3대가 비상등을 켠 채 한편에 줄지어 있다. 운전석에서 나온 사람들은 차례로 발레파킹 직원에게 차를 맡기고 카페 등으로 들어갔다. 이곳엔 10여m에 하나씩 어른 한 명이 간신히 들어갈 만한 발레파킹 부스가 세워져 있다. 부스 벽엔 차량 키가 줄줄이 걸려 있다. 건너편 압구정 로데오거리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임대료보다 발레파킹 비용이 더 든다는데



 주로 강남에 밀집한 발레파킹 업체 수는 정확하지 않다. 사업자 등록을 한 업체도 있지만 대부분 미등록 업체이기 때문이다.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발레파킹 업체는 사업자 등록이 법으로 강제돼 있지 않아 현황 파악이 어렵다”며 “다만 강남구 전체 점포 수의 10분의 1로 추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강남구에 등록된 음식점만 1만835개인 것으로 미루어보아 발레업체는 최고 1000개가 넘는다는 얘기다. 발레파킹 업체인 정현실 발렛천국 실장은 “확실치 않지만 강남구에만 150여 곳이 영업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발레파킹 업체는 운영 방식이 제각각이다. 경찰과 발레파킹 업체 등에 따르면 규모가 큰 음식점이나 유흥업소는 업체 한 곳과 개별 계약을 맺는다. 그러나 대개는 발레파킹 업체 하나가 작은 점포를 여러 개 관리하는 식이다. 특히 가로수길이나 로데오거리 등은 영역별로 업체가 정해져 있어 해당 지역에 점포를 내면 무조건 그곳을 관리하는 발레파킹 업체와 계약을 해야 한다. 주차장을 중심으로 영업구역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정 실장은 “한 업체가 인근 주차장을 확보하고 있으면 다른 업체에서는 웃돈을 주고 주차 공간을 사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다른 업체가 그 지역 가게와 계약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가로수길 인근에서 레스토랑을 하는 유모(41)씨는 “가게를 열 때 이미 이 근처를 모두 관리하는 발레파킹 업체가 있다기에 나도 그곳과 계약했다”고 말했다.



 가게가 발레파킹 업체에 내는 비용은 천차만별이다. 이용 고객이 개별적으로 2000~3000원씩 내지만 이외에 별도로 월 150만~200만원을 지불한다. 많은 곳은 300만원이 넘는다. 강남 임대료가 워낙 비싼 데다 이처럼 발레파킹 비용도 만만치 않아 점포 주인들로선 큰 부담이다. 그러나 경쟁 점포가 다 발레파킹 서비스를 하는 상황에서 이를 안 하면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기 때문에 안 할 수도 없다. 익명을 요구한 서래마을의 한 식당 주인은 “우리는 월 250만원을 내는데 수익을 고려하면 큰 비중”이라며 “하지만 강남에선 발레파킹 서비스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기 때문에 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청담동은 발레파킹 업체와 계약할 때 내는 보증금만 1억원 정도라는데 자금력이 막강하지 않은 오너 셰프는 가게를 운영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발레파킹 업체 측은 좀 다른 입장이다. 최소한의 비용이라는 주장이다.



가로수길의 한 레스토랑에서 발레파킹을 하고 받은 영수증. 이곳의 발레파킹 업체는 인근 지역 8개 점포의 발레파킹을 동시에 맡고 있다.
 김정태 스마트발레파킹 이사는 “외국에서는 발레파킹이 서비스 개념이라 손님이 팁으로 주고 싶은 만큼 준다”며 “하지만 주차장 임대료가 비싼 강남에서 발레파킹 업체가 일정 수익을 내려면 가격을 정해놓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강남 음식점의 경우 주차요원 2명이 상주해야 하는데 인건비만 300만~400만원이 든다는 거다. 여기에 사고 대비 보험료와 주차 공간 임대료 등을 더하면 한 달에 500여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김 이사는 “현실상 이 돈을 직접 감당할 수 있는 가게가 거의 없기 때문에 가게한테는 150만~200만원만 받고 나머지는 손님이 주는 발레파킹비에서 충당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체가 주차장을 확보한다지만 절대적인 주차 공간이 부족한 강남에서 발레파킹 업체들이 어떻게 그 많은 주차 수요를 감당하는 걸까. 가장 흔한 방법이 돌려막기다.



 청담동에서 발레파킹을 하는 김모(40)씨는 “인근 가게 주차 공간을 공동으로 쓰며 시간에 따라 손님이 많은 점포의 차를 손님이 없는 식당에 세운다”고 말했다. 신사동에서 20여 개 식당의 발레파킹을 하고 있다는 한 직원도 “주차장이 있는 식당과 주변에서 임대한 유료 주차장 몇 개를 같이 돌리는 식으로 주차한다”고 말했다.



 그래도 주차 공간이 부족할 땐 주정차 금지구역에 불법 주차를 한다. 로데오거리의 발레파킹 업체에서 일하는 박모씨는 “도산사거리부터 학동사거리 대로에는 대형 유흥업소가 많아 특히 불법 주차가 심하다”며 “발레파킹 직원들이 도로에 차를 깔다시피 한다”고 했다. 이럴 경우 단속을 피하기 위한 또 다른 불법 행위가 더해진다.



 양유열 강남서 교통범죄수사팀 경장은 “CCTV 단속을 피하기 위해 발레파킹 직원들이 차량 번호판을 가리거나 불법으로 점용한 도로 위에 마치 자기 땅인 양 시설물을 세워 다른 차 주차를 못하게 막기도 한다”고 말했다.



 최근 불법 주차 등이 심각해지자 경찰은 불법 발레 주차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강남서는 지난 5월 불법 주차 차량 번호판 가림 행위를 한 26개 업체 36명을 검거해 범칙금을 부과했고 6월에도 역삼동 일대를 단속해 인도나 도로가에 주차금지 꼬깔콘을 깔아놓은 업체에 도로무단점용 혐의로 벌금을 부과했다. 경찰은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단속을 한다는 계획이다.



 한편에선 발레파킹 업체에 대한 사업자 등록 법제화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 이사는 “교통이 혼잡한 강남에선 발레파킹 업체들이 차량을 정리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도 분명 있다”며 “발레파킹 업체 사업자 등록을 의무화해 보험 가입과 직원 교육 같은 운영수칙을 규정해야 불법 주차나 차량 절도 등의 부작용을 그나마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글=심영주·조한대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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