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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강력해진 웅산 … 재즈는 늘 변하는 것이니

웅산의 목소리는 자유자재다. 새색시처럼 수줍은 톤부터 허스키하고 절절한 느낌까지. 그는 “곡을 만났을 때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려고 몰입하다 보면 본능적으로 그에 맞는 소리가 나온다”고 말했다. >> 동영상은 joongang.co.kr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재즈 보컬 웅산(40·본명 김은영)이 열여덟에 비구니가 되려다 죽비 맞고 염불 대신 튀어나온 노래에서 길을 찾았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로커로 활동하다 우연히 듣게 된 빌리 홀리데이의 노래에 반해 재즈 디바가 됐다는 사연도 그의 팬이라면 다 안다. 불혹을 지나 내놓은 웅산 7집 ‘아이 러브 유’는 웅산의 음악 여정에 또 하나의 이야기를 덧붙일 것 같다.

 18일 서울 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웅산은 “지난해엔 창작을 하지 않고 쉬었다. 제 2의 음악인생을 살아가는 전환점이 되기에 충분한 1년이었고, 이번 앨범은 그 결과물”이라고 했다.

 보너스 트랙을 포함해 무려 15곡이 담긴 앨범은 1번 트랙이자 앨범 제목으로 삼은 타이틀곡 ‘아이 러브 유’부터 정신이 번쩍 뜨이게 한다. 재즈 넘버에선 좀체 찾아보기 힘들었던 강력한 슬픔을 표출하는 처절한 발라드다. 강력한 사랑과 이별을 겪지 않았다면 나오지 않았을 듯한 자작곡이다.

 “사랑이 왔다 갔나 보죠…. 8~9년간 연애 할 시간도 없이 음악에만 몰두했어요. 그때 썼던 ‘예스터데이’는 담백하고 쌉싸름한 아메리카노라면 ‘아이 러브 유’는 강력한 에스프레소죠.”

처절한 발라드 … 스태프도 울려

 너무 강렬해 앨범에 넣지 말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일본 투어 도중 시험 삼아 불러봤는데, 곡이 끝날 무렵 모든 스태프가 울고 있었다. 웅산의 온몸에서도 땀이 흘렀다.

 “에라 모르겠다 하고 첫 번째에 넣고 그 뒤를 정리하기로 했죠. 비밀스럽게 쓴 일기장, 혹은 듣는 분들께 드리는 편지 같은 느낌으로 만든 앨범이에요.”

 ‘아이 러브 유’를 포함한 자작곡이 8곡이다. ‘미 탕고 트리스테(Mi Tango Triste·내 슬픈 탱고)’는 스페인어로 부르고 한국어 버전을 보너스 트랙으로 실었다. 스페인어권에서 나온 노래인양 자연스럽다.

 “이전까진 블루스가 강한 보컬이었다면 2~3년 사이에 라틴이 제 몸 속에 들어온 거죠. 제가 가진 두 가지 무기인 라틴과 블루스 두 가지를 동시에 담은 앨범이에요.”

라틴과 블루스 동시에 담아

 라틴 곡인 산타나의 ‘스무스(smooth)’를 리메이크한 건 압권이다. 그 밖에도 ‘언체인 마이 하트(Unchain My Heart)’, 도니제티 오페라 ‘남 몰래 흘린 눈물’ 중 ‘얘기할 수 없어요’ 등을 웅산식으로 재해석했다. 재즈 스탠더드 한 곡 없는 이 앨범에서 오히려 웅산이 말하는 재즈의 매력이 무엇인지 오롯이 이해된다는 느낌을 받는다. 대체 어떤 안식년이었기에 이런 음악이 나왔을까.

 “동일본 대지진 이듬해 쓰나미가 가장 심했던 이와테현의 고교 밴드에게 3박 4일간 음악을 가르친 적이 있어요. 제 노래 ‘투마로우(Tomorrow)’에서 희망을 얻었다며 저를 초대했거든요.”

 그의 손길을 거친 밴드가 지역 주민에게 음악을 들려줬다. 9할이 가족이나 집을 잃은 이들이었다. 음악이 얼마나 큰 희망과 힘을 주는지, 음악인이라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뼈저리게 깨달은 시간이었다.

 “재즈를 몰라도 사는 덴 지장이 없어요. 하지만 조금 즐기고 이해하면 다른 세상이 보이고 들리거든요. 늘 변화하고 자유로운 음악이니까요. 그래서 재즈를 하면 행복해질 수밖에 없어요.”

 새 발매 기념 투어는 다음달 7, 8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를 시작으로 대구(22일)·부산(12월 11일)·대전(12월 12일)으로 이어진다.

글=이경희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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