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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보따리 풀기만 해주오 … 중국에 안보 빗장까지 푼 영국

조지 오즈번 영국 재무장관은 중국의 선전(深?)에서 지난 17일 마지막 선물 보따리를 공개했다. 중국 정부와 원자력 에너지 협력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는 내용이었다. 이로써 중국 기업의 영국 원전 사업 진출의 길이 열렸다. 중국 측은 영국 서머싯 지역에 들어설 원전에 눈독을 들여 왔다. 프랑스전력공사(EDF)가 건설과 운영을 함께 맡게 되는 이 원전 사업에 중국 기업들이 지분 투자 의향을 보여왔지만 영국 정부는 그동안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전격적인 MOU 체결로 중국 기업은 영국 원전의 지분을 갖게 됐다.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중국의 광허그룹을 포함한 한두 개 원전 업체가 곧 서머싯 원전 지분의 30%를 보유할 전망이다. 영국의 선물 공세에 중국은 맨체스터 공항 상업지구 개발에 대한 투자 약속 등으로 화답했다.

데일리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은 중국에 대한 원전 개방을 위험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에너지 사업을 냉전시대에 적이었던 중국의 손에 맡기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배경이다. “당장 중국이 적대국으로 돌변할 가능성은 없지만 50년 뒤에는 어떻게 변할지 누가 아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중국 기업이 서머싯 원전 지분 참여로 영국 시장에 발을 들이게 되면 향후에는 부분적 지분 보유를 넘어선 독자적인 원전 건설과 운영에 욕심을 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5일간 중국에 머무른 오즈번 장관은 중국인의 영국 입국 비자 간소화와 중국 은행의 지점 설립 장벽 철폐도 약속했다. 중국인들은 EU 국가 대부분을 하나의 비자(솅겐비자)로 여행할 수 있지만 영국에서만큼은 사전에 별도의 비자를 받아야만 한다. 은행의 지점이 설립되면 중국 은행들은 영국 내 금융 및 투자 기관과의 직접적인 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이 두 사안 역시 중국 정부가 오래전부터 원했던 일이지만 보수·자유민주당 연립정부 내부에서조차 반대가 많았다.

 영국 정부가 국가 안위와 직결되는 에너지·금융·입국자 관리의 빗장까지 풀면서까지 중국에 선심성 정책을 잇따라 내놓게 된 배경에는 ‘차이나 머니’의 위력이 깔려 있다. 지난해 5월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영국을 방문한 티베트 종교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면담했다. 양국 관계는 급속도로 소원해졌고, 중국 기업들의 영국 투자 계획도 대거 보류됐다. 영국 언론들은 80억 파운드(약 13조7000억원)의 손해가 난 것으로 추산했다.

런던=이상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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