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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국감증인 마구잡이 불러놓고 '회사 홍보되지 않느냐'고?

김경희
정치국제부문 기자
17일 오전 국회 본관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는 초반부터 순탄치 않았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 20여 명을 증인으로 추가하는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가장 먼저 발언 기회를 얻은 건 민주당 한명숙 의원이었다. 그는 “현재 많은 증인을 신청했음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이유 없이 증인 채택을 거부당함으로써 실익 있고 알찬 국감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환노위 새누리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지난 14일 고용노동부 국감에서도 증인·참고인 25명을 불렀지만 밤 12시까지 심문도 제대로 못하지 않았느냐”며 추가 증인 채택을 거부했다.



 “국정감사의 실상에 따라 증인을 최소화해야 한다”(새누리당 이완영 의원), “1년 내내 기업인들을 부르는 것도 아닌데 왜 증인신청이 거부됐는지 알 수 없다”(민주당 한정애 의원)며 설전이 이어졌다. 도중 “반말하지 마세요” 같은 고성도 오갔다. 신계륜 위원장은 30분 만에 감사중지를 선언했다. 결국 증인 채택 문제로 옥신각신하느라 환노위는 오전 시간을 다 허비하고 말았다.



 이번 국감은 200명 가까운 기업인들이 대거 증인으로 채택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사안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데 증인으로 불려나오거나, ‘네’ ‘충분히 알겠습니다’와 같은 형식적 답변만 내놓고 돌아가기 위해 3시간 넘게 기다리는 경우가 많았다. <본지 10월 16일자 1면>



 당장 새누리당에선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국회가 마치 갑(甲)인 것처럼 민간기업에 보여주기식 감사를 하는 것은 자칫 경제활성화의 발목을 잡거나 비효율적인 부실 검증으로 국민의 지탄을 받을 수 있다”며 무분별한 증인 채택에 대한 자제를 요구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요지부동이다. 오히려 증인 채택 공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바쁜 사람 데려다 놓고 수시간 동안 기다리게 하다가 호통이나 훈계를 늘어놓고 돌려보내는 게 ‘국정감사’인가. 15일 국회에 출석했던 롯데피에스넷 이정호 대표는 새누리당 의원에게 “이런 데 증인으로 나와서 회사를 바르게 홍보할 수도 있는 것”이라는 엉뚱한 말까지 들어야 했다. 회사 홍보를 시켜주겠다고 기업인을 국정감사장에 불렀다는 말인가. 증인 채택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꼭 필요한 사람들만 불러다 놓고 제대로 질의를 하라는 얘기다. “내가 여기 왜 나와 있는지 모르겠다”는 말이 기업인들에게 나오지 않도록 말이다. 아무에게나 증인 채택을 남발하는 건 국회의 ‘신종권위주의’일 뿐이다.



김경희 정치국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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