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중국, 대북제재 말 아닌 행동 나서

중국이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로 전용될 수 있는 900여 개 품목과 기술을 북한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북 금수(禁輸)품목엔 원자로, 수소폭탄을 만들 수 있는 중수와 중수소 생산 설비와 부품, 핵 폭발력을 높일 수 있는 핵폭발장치, 미사일 운반 시스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독가스 제조 시설과 장비, 세균과 바이러스, 냉각제로 쓰이는 프레온 윤활제 등이 포함됐다. 중국 정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따른 구체적인 대북 금수 품목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은 북한의 3차 핵실험(2월 12일) 이후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 2094호가 발표된 지 약 7개월 만인 지난달 말부터 금수 조치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16일 “그동안 중국이 자국 기업들에 안보리 결의안을 잘 이행하라고 구두로 독려한 적은 있었지만 강한 이행 의지를 담은 정부 공고문을 발표하고 구체적 목록을 세세하게 공개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6자회담 수석대표)도 전날 아태정책연구원(이사장 신희석)이 주최한 정책연구포럼에 참석해 “중국 정부가 최근 WMD 수출통제 품목을 발표하고 세관 당국과 중국 기업들에 주의를 촉구해 북한으로서는 상당한 압박을 느끼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서균열 교수는 “중국 정부가 공개한 목록을 살펴보면 핵·미사일·생화학무기로 전용될 우려가 있는 이중 용도 품목과 기술들”이라며 “수출 통제가 제대로만 이행된다면 북한의 핵 소형화·경량화·다종화 능력과 장거리미사일 운반 능력 향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외교부가 입수한 대북 금수 품목과 기술 리스트를 담은 공고문(236쪽 분량)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달 23일 ▶상무부, 해관총서(관세청에 해당), 공업정보화부, 국가원자력기구 등 4개 부처에 공고문을 보내고 ▶WMD로 전용될 수 있는 900여 개 품목과 기술의 수출 통제에 들어갔다. 베이징에서 6자회담 당사국 1.5트랙(반관반민) 회의(9월 18일)가 열린 직후다. 또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해 “아·태 지역에서 중·미 양국이 신형 대국관계에 따라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자”고 역설한 지 3일 만이다.

 따라서 외교부 당국자들은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제재를 이행하겠다는 중국 지도부의 의지가 구체화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7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추가 핵실험에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힌 것도 이런 조치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에는 한·미 양국을 향한 모종의 메시지도 담겨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박병광 연구위원은 “중국이 북한의 4차 핵실험을 막으면서도 동시에 한·미에는 대화를 촉구한 의미가 있다”면서 “신형 대국관계 구축을 제안한 중국이 미·중 협력의 첫 사례로 북핵 문제 해결을 제시한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국립외교원 김현욱 미주연구부장은 “미국을 향한 메시지가 강하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중국이 실질적 노력을 하고 있으니 미국도 북한과의 대화에 적극 나서라는 우회적인 압력”이라고 풀이했다.

장세정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