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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 오염 막으랬더니 하수 몰래 버린 지자체

처리되지 않은 하수가 농수로로 흘러간다는 제보를 받은 환경부 영산강유역환경청 직원들은 지난달 26일 전남 순천시 낙안면 낙안하수처리장 앞 마을 도로를 찾았다. 이들이 도로 주변 하수도 맨홀에서 발견한 것은 지름 150㎜의 PVC관이었다. 땅속에 묻힌 이 관은 10여m 떨어진 다리 아래로 이어져 하수가 그대로 농수로에 흘러들게 돼 있었다.

 영산강환경청 주홍봉 유역관리국장은 “유입량이 많을 때 하수를 처리장으로 보내지 않고 농수로로 빼내기 위해 고의적으로 설치한 것”이라며 “교각 아래 교묘하게 숨겨져 있어 제보가 없었다면 발견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순천시 측은 “하수가 넘치면 농로에서 농작물을 말리는 주민들이 피해를 입기 때문에 임시로 설치한 것”이라고 영산강유역환경청에 해명했다. 그러나 주 국장은 “이런 무단 방류는 엄연한 하수도법 위반”이라며 “영산강유역환경청 특별사법경찰의 수사를 거쳐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 청도군의 청도하수처리장도 처리되지 않은 하수를 인근 청도천에 방류하다 지난 7월 말 물놀이하던 시민의 신고로 적발됐다. 이곳은 하루 7600㎥의 처리 용량을 갖추고 있지만 들어오는 하수는 1만㎥가 넘는다. 경기도 연천군이 T사에 위탁·운영하는 신서하수처리장도 지난 5월 한강유역환경청의 특별기동단속에서 적발됐다. 처리 용량(하루 2000㎥)을 훨씬 초과하는 하루 4500㎥의 하수가 들어오자 인근 차단천으로 하수를 무단 방류한 사실이 드러났고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처럼 오염을 막아야 할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오히려 하수를 무단 방류하다 적발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는 지자체가 하수관을 제때 정비하지 않아서 깨지거나 어긋난 하수관으로 맑은 지하수 등이 대량 유입되기 때문이다. 오염되지 않은 지하수가 들어오면서 하수 처리를 할 수 있는 용량을 넘어서자 무단 방류를 했다는 것이다.

 명지대 남궁은(환경생명공학) 교수는 “개발과 인구 증가로 하수 유입량이 늘어나 문제가 되는 것보다는 지하수 유입 등 부실한 하수관 관리가 주요 원인”이라며 “무조건 시설만 늘릴 것이 아니라 하수관으로 지하수가 들어오는 곳을 찾아내 이를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시설용량 이상으로 하수가 들어오는 하수처리장은 청도·신서 등 65곳으로 전체 처리장 505곳의 12% 수준이다. 환경부 류연기 생활하수과장은 “앞으로 문제가 있는 기존 하수처리시설을 보완하지 않는 지자체에 대해서는 새로운 하수처리장 건설 예산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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