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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원하면 뭐든 배울 기회 … 남양주엔 66개 학습등대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 남양아이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학습등대’에서 14일 손뜨개질 강좌가 열렸다. 주민들 스스로 강좌를 기획하고 주민이 강사로 나서는 ‘품앗이 평생학습’이다. 남양주시에선 이런 형태의 학습등대가 60개 넘게 운영된다. [남양주=안성식 기자]

지난 14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 도농동 남양아이아파트. 단지 안 ‘마을만들기 중앙공원’이란 이름이 붙은 정원에 주민 1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전정(剪定) 가위로 주목·연산홍·소나무의 웃자란 가지와 잎을 다듬고 있었다.

유급으로 시민강사도 뽑아 활용

 원래 공원 자리는 물이 채워져 있는 수변광장이었다. 하지만 배수가 잘 안 돼 장마철이면 물이 막히기 십상이고 사고 위험도 많았다. 주민들은 올봄 이곳을 정원으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주민 10여 명이 일주일에 2시간씩 8주간 조경 교육을 받았다. 강사 섭외와 비용은 남양주시에서 지원해 줬다. 그리고 지난 6월 이곳이 정원으로 탈바꿈했다. 정원을 설계하고 나무를 심는 일 모두 주민 손으로 이뤄졌다. 입주자대표회의 조옥열 회장은 “모든 과정에 주민들이 참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단지 내 웬만한 조경 관리는 이제 주민들이 도맡아 한다”고 자랑했다.

 같은 시각 아파트 관리동 2층의 ‘학습등대’(마을학습관)에선 20대에서 60대까지의 여성 20여 명이 앉아 색실로 발매트와 조끼를 뜨고 있었다. 주민 유경화(35·여)씨가 이들 사이를 부지런히 오가며 손뜨개질을 지도했다. 유씨는 지난해 이곳에서 ‘냅킨 아트’를 배우다 실뜨개 자격증이 있는 것이 주민들에게 알려져 올봄 ‘시민강사’를 맡게 됐다. 주민들은 재료비만 부담하고 강사비(시간당 3만원)는 시에서 지급한다.

조경·뜨개질 교육을 기획하고 관리하는 것은 ‘학습등대’라는 이름의 마을별 학습 모임이다. 남양아이아파트를 포함해 남양주시엔 이런 모임이 66개나 된다. 시는 2011년부터 ‘1·2·3학습등대’ 사업을 시작했다. 모든 시민이 자기 집에서 걸어서 10분 이내의 학습등대, 20분 이내의 주민자치센터, 30분 이내의 도서관에서 평생학습을 단계적으로 받게 한다는 취지다.

서로 얼굴 맞대니 이웃 갈등 없어


 학습 프로그램은 학습등대 매니저가 총괄한다. 시를 통해 평생학습 관리자 교육을 받은 시민들이다. 시는 학습등대 매니저를 마을별로 지정해 준다. 매니저는 마을 주민 혹은 인근 거주자다. 남양아이 학습등대 매니저인 최영란(49·여)씨도 같은 단지 주민이다. 최씨는 “멀리 가지 않고 내 집 앞에서 무료로 배울 수 있다는 게 학습등대의 특징”이라며 “주민들이 스스로 학습 프로그램을 결정하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단지 부녀회장 조영순(63)씨는 “주민들이 서로 잘 모를 때엔 조그만 갈등도 커지기 마련인데 학습등대를 통해 소통이 늘면서 갈등이 생기는 일이 별로 없다”고 소개했다.

 학습등대는 입주자대표회의 등 마을 차원의 신청을 받아 시가 지정한다. 주민들이 입주자대표회의실·마을회관·노인정·마을도서관 등을 마을 단위 학습관으로 활용한다는 것이 전제조건이다. 심사가 까다롭다 보니 지정된 마을엔 ‘경축’ 현수막도 걸린다. 일단 지정되면 시에서 연간 700만~1000만을 지원한다. 대신 매년 심사를 통해 활동이 저조한 곳은 탈락시킨다. 주민자치센터·도서관 등과 기능이 중복되지 않도록 기초 강좌는 학습등대가, 그 이상 수준은 주민자치센터 등에서 맡게끔 유도하고 있다.

학습 참여자의 97% “만족해요”

 ‘학습등대’ 사업에 대한 호응은 크다. 강씨 같은 ‘시민강사’가 456명 배출됐고, 평생학습에 참여한 주민이 9800여 명에 이른다. 남양주시가 지난 5월 학습참여자 815명에게 물어보니 97%가 “만족한다”(매우 만족 77%, 만족 20%)고 답했다. 남양주시의 학습등대 사업은 17일 교육부 주최의 ‘제10회 대한민국 평생학습대상’에서 최고상인 대상을 받는다. 이석우 남양주시장은 “학습등대 사업은 시민이 주도적으로 마을 단위 학습공동체를 만들고 시민 주도의 지역 발전을 이끌어 내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시민강사, 평생학습 매니저 등 주민들의 열정이 행정과 조화를 이룬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남양주=성시윤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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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