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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 잡힌 홍명보팀

홍명보(44) 감독이 한국 축구 대표팀(FIFA랭킹 58위)을 맡은 지 100일이 훌쩍 지났다. 내년 6월 13일 개막하는 브라질 월드컵은 이제 8개월도 남지 않았다. 12일 브라질(8위), 15일 말리(38위)와 치른 연쇄 평가전은 홍 감독의 지난 100일을 정리하고, 내년 월드컵에서 가능성을 엿보는 일종의 중간평가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단 합격이다. 홍명보호의 브라질 월드컵 마스터플랜이 순조롭게 진행 중임을 확인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 브라질에는 0-2로 졌지만, 견고한 수비 조직력과 강한 투지를 보여줬다. 사흘 뒤 열린 말리와의 맞대결에서는 세 골을 몰아치며 고질적인 골 가뭄에서 탈출했다. 7월 동아시안컵을 통해 출범한 홍명보호는 총 8경기를 치르며 2승3무3패, 9골·8실점을 기록 중이다.

 한때 ‘오대영 감독’으로 불렸던 거스 히딩크(67) 전 대표팀 감독은 홍명보 감독에게 힘을 실어줬다. 16일 남산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2002한·일 월드컵 멤버 오찬 행사에 참석한 그는 “홍명보 감독은 성적에 연연하지 말고 강팀들을 상대로 도전을 계속해야 한다”면서 “지금 홍 감독과 그의 선수들은 강해지기 위한 정도(right way to be strong)를 걷고 있다”고 격려했다.

 ◆수비 굳히고, 공격 살리고=홍 감독은 한 경기 한 경기 컨셉트를 잡고 그라운드에 나선다. 브라질전의 ‘제시어’는 수비 전술 점검이었다. 네이마르(21·바르셀로나), 헐크(27·제니트), 오스카(22·첼시) 등 세계적인 공격수들을 어떻게 막아내느냐가 선수들에게 주어진 과제였다. 이름값에 주눅들지 않고 얼마나 당당하게 맞서는가도 평가 항목이었다. 홍 감독은 경기 후 “2골을 내줬지만, 전체적으로는 내가 원했던 수비력이 나왔다. 선수들도 자신감을 얻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말리전의 ‘시험 범위’는 공격이었다. 홍 감독은 경기 전 팀 미팅에서 “실점이 나와도 좋다. 많은 골을 넣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라”고 주문했다. 5-0으로 대승을 거두진 않았지만 3-1은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아이티와 경기에서도 페널티킥을 찼던 구자철(24·볼프스부르크)은 이날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서 임무를 다했다. 후반에는 손흥민(21·레버쿠젠)과 김보경(24·카디프시티) 등 2선 공격수들이 릴레이 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은 한국 대표팀의 차세대 주공격수로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이청용(25·볼턴)은 말리전에서 화려한 드리블 돌파로 2도움을 기록하며 찬사를 받았다.

 ◆대표 복귀 기성용 연착륙=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파문의 장본인 기성용(24·선덜랜드)이 대표팀으로 복귀해 연착륙했다는 점도 성과다. ‘대표 발탁은 시기상조’라는 일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홍 감독은 기성용을 과감히 선발했다. “꼭 필요한 선수는 여론에 휘둘리지 않고 선발하겠다”던 의지를 실천에 옮겼다. 브라질과 경기 선수 소개 때 기성용은 관중의 야유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중원 사령관 구실을 충실히 소화하며 비난을 환호로 바꿨다. 그라운드에서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기성용에게는 아직 숙제가 남아 있다. SNS로 감독을 모욕하며 팀의 불화를 부추겼던 과거와 달리 그라운드 밖에서도 선수단의 단결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는 점이다.

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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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