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자유총연맹 공금 계좌는 고위 간부들 사금고였다

매년 10억원 이상의 국고 지원을 받는 한국자유총연맹(자총)이 2004년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를 통해 해외 카지노 사업에 투자를 했다가 20억원을 날리는 등 방만한 수익사업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무보수 명예직인 연맹 회장에게 정상적인 업무추진비 이외에 매월 1100만원 정도를 급여로 지급했고, 전 회장 등 고위 간부들은 연맹의 공금을 사적으로 쓰고 나중에 채워놓는 것을 반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본지가 자총의 비리 의혹을 보도(3월 6일자 1, 8면)한 이후 안전행정부가 6월 말부터 한 달 동안 자총을 상대로 특별감사를 실시해 밝혀낸 것이다. 자총을 감독하는 안행부 지방행정실은 최근 특감 결과를 유정복 장관에게 보고했다.



안전행정부 한 달 특별감사
탈법·규정위반 28건 적발
유용, 회계 미처리만 10억대

안행부의 특별감사 결과에 따르면 자총은 감사 대상 기간인 2009년부터 28가지의 각종 탈법 행위와 내부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났다. 공금을 유용하거나 제대로 회계처리를 하지 않은 액수만 10억원대에 이른다. 안행부 관계자는 15일 “조만간 관련자를 수사기관에 고발하고 내부 징계 요구 등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급 규정 없는 박창달 전 회장 억대 연봉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본지가 단독 입수한 안행부의 특감 자료에 따르면 자총의 예수금 계좌(국고보조금 잔액과 이자, 보관금 등 공금 계좌)는 간부들의 사금고처럼 쓰였다. 지난 7월 퇴임한 박창달 전 회장은 지난해 9월 초 자신의 자녀 오피스텔 전세자금 용도로 예수금 계좌에서 공금 1억1500만원을 인출해 쓴 뒤 나중에 갚았다. 다른 간부들 역시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3000만원까지 공금을 수시 인출해 개인적으로 쓰고 뒤늦게 상환했다.



 임금 지급 규정도 지켜지지 않았다. 자총 보수 규정에 따르면 명예직인 회장은 임금 지급 대상자가 아니다. 자총의 정관에도 회장은 명예직이라는 사실을 못박고 있다. 하지만 박 전 회장은 상여금을 포함해 3년 동안 3억4000여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자총은 박 전 회장에게 공무상 비용 명목으로 3년 동안 업무추진비 1억5000여만원을 별도로 지급했다. 안행부는 업무추진비는 가능하지만 매월 급여를 받는 것은 규정 위반이라는 입장이다. 특감에서 적발되지는 않았지만 박 전 회장은 퇴임하면서 연맹에서 1억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 지급 대상이 아니면 퇴직금을 받을 수 없다. 이에 대해 박 전 회장은 “연말의 복잡한 정산 문제 때문인지 실무자가 매달 고정액을 입금한 것을 월급으로 오해한 것”이라며 “1억원은 이사회 결의를 통해 받은 위로금”이라고 해명했다. 자총 한 고위 간부 역시 업무용 차량을 제공받고서 자가운전비 명목으로 매월 70만원씩 3000여만원을 별도로 받았다. 안행부는 박 전 회장 등에게 부당 지급한 공금에 대해서는 자총이 환수조치를 하도록 요구할 방침이다.



해외 카지노, 납골당 투자해 30억 손실



 자총은 권정달 회장(당시 직함은 총재)이 재임하던 2004년 초 호주령 크리스마스섬 리조트 내에 카지노 설립 자금으로 20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호주 정부가 카지노 설립 허가를 내주지 않자 사업은 무산됐다. 투자 계약서에는 ‘호주 정부의 허가를 받지 못하면 계약금을 반환한다’는 규정이 있음에도 자총은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다. 권 회장 퇴임 직전인 2009년 2월 자총은 임시이사회를 열어 투자금 20억원을 결손 처리했다. 안행부 특감팀은 수뇌부가 투자금 회수 노력을 하지 않아 자총에 큰 손실을 입힌 것으로 결론내렸다. 자총은 2004년 경기도 가평의 납골당 사업에 10억원을 투자했다가 지자체의 허가가 나지 않아 역시 투자금을 날렸고 이 돈도 결손 처리했다.



기부금 쓴 자료 없고, 자문비 엉터리 집행



 자총은 지난 3년 동안 전경련 등으로부터 받은 8억원 상당의 기부금을 회계장부에서 누락하고 직원의 개인 계좌로 관리했다. 안행부 특감에서 자총은 이 기부금을 어떻게 썼는지 입증할 자료를 제시하지 못했다. 외부 정책자문단에 지급된 용역비를 부당 처리한 사실도 적발됐다. 자총은 정책자문과 대외협력이라는 명분으로 외부 인사 8명과 자문계약을 하고 이들에게 지난 2년여 동안 1억2800여만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어떤 자문을 받았는지 관련 자료는 없었다.



 국고보조금 사업도 엉망이었다. 2010년 ‘어린이 등하굣길 안전지킴이’ 사업이 한 예다. 자총은 대국민 캠페인용 핸드북 2만5000부를 제작·배포했다고 안행부에 보고했다. 지원받은 예산은 3700만원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50부만 만든 후 제작업체인 H사로부터 3000만원을 되돌려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박 전 회장은 “퇴임 후라 안행부의 특감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자총 측은 “안행부의 특감 결과가 통보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지난 4월 국고보조금 1억3000여만원을 전용·횡령한 혐의로 자총 간부 3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다. 당시 경찰은 6개월 동안 수사했지만 한 달간의 안행부 특감에도 못 미치는 결과를 내놨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수차례 자총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현재 검찰은 입건된 3명에 대한 수사를 하고 있다.



고성표 기자



◆ 한국자유총연맹=1954년 ‘아시아민족 반공연맹’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국민 안보의식 강화가 활동 목표다. 1989년 ‘한국자유총연맹 육성에 관한 법률’이 공포돼 현재의 조직 체계를 갖췄다. 안전행정부의 관리·감독하에 매년 10억원 이상의 국고를 지원받고 있다. 지난 8월 해병대사령관 출신의 김명환씨가 14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관련기사

▶ 한국자유총연맹 비리 뿌리뽑으려면 어떻게?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