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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더시티' 몸 불리기 … 중국 은행 유치에 승부수

오즈번 영국 재무장관(왼쪽)이 15일 중국 마카이 부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 로이터=뉴스1]
영국의 월가 ‘더시티(The City)’가 또다시 변신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재무장관 조지 오즈번이 중국 시중은행을 더시티에 유치하기 위해 금융감독 규정까지 수정할 움직임”이라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방문한 오즈번 재무장관
"위안화 국제화 발판 제공" 제안
금융감독 규정까지 바꿀 채비

 FT에 따르면 베이징을 방문 중인 오즈번은 “중국처럼 위대한 나라는 국제적인 통화를 보유해야 한다”며 “중국이 런던 금융센터를 활용해 위안화를 국제통화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오즈번이 중국 리더들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위안화 국제화)를 하면서 동시에 더시티를 마케팅한 셈이다.



 요즘 더시티는 해외에서 가장 큰 위안화 시장으로 구실하고 있다. 위안화 거래 규모가 하루 320억 위안(약 5조7000억원) 정도다. 중국 상하이와 홍콩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위안화 시장인 셈이다.



 문제는 너무나 엄격한 영국 금융감독 법규다. FT는 “영국은 외국 은행이 더시티에 세운 법인에 대해 자국 은행과 비슷한 투명성과 건전성 규정을 적용한다”고 전했다. 영국 법규는 중국 시중은행들이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까다롭다. 그 바람에 적잖은 중국 은행들이 더시티가 아닌 벨기에에 법인을 설립했다.



 FT는 “오즈번 장관이 중국 은행들이 런던에 법인이 아닌 지점을 설치해도 유로머니마켓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등 도매금융을 할 수 있도록 해 줄 요량”이라고 했다. 영국 법규상 법인이 아닌 지점은 비교적 느슨한 법규를 적용받지만 모든 종류의 도매금융을 할 수 없다.



 특혜 논란이 예상된다. 오즈번이 중국 시중은행들에 대해서만 예외 조항을 두려고 해서다. 하지만 영국은 금융패권을 놓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늘 그래 왔다. 특혜 시비를 불사하고 신흥 금융세력을 적극적으로 더시티에 유치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1950년대 미국 거대 은행들의 유치였다. 그때 영국 정부는 미국보다 느슨한 금융법규를 미끼로 내놓았다. 또 60~70년대엔 전후 폐허를 딛고 일어선 독일 금융회사들과 소련의 자본을 더시티로 끌어들였다. 그 덕분에 미국 밖 최대 달러자금 저수지인 유로머니 시장이 더시티를 중심으로 형성됐다.



 80년대엔 일본 은행들이 타깃이었다. 당시 스미토모와 다이와은행 등이 런던에서 조달한 값싼 자금을 일본에 들여가 값이 치솟은 부동산을 담보로 마구 대출해 줬다. 일본 거품이 붕괴한 직후 더시티는 침체에 빠졌지만 영국은 규제 완화(빅뱅)로 국내외 금융회사 간 차별을 없앴다. 과감한 변신으로 더시티는 부활했다. 더시티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타격을 받아 휘청거렸다. 시중은행 간 금리(리보) 조작 사건 등으로 신뢰마저 흔들렸다. 영국은 돌파구로 중국 은행 유치를 선택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다섯 번째 변신을 꾀하고 있는 셈이다.



 요즘 영국이 눈독 들이는 곳은 중국은행·공상은행·건설은행·농업은행 등이다. 이들 은행은 오즈번의 규정 완화가 이뤄지면 더시티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계 최대 도매금융과 파생상품 시장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 대신 더시티는 미래의 기축통화로 꼽히는 위안화의 역외 거래 중심지가 될 수 있다.



강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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