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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FRB 의장 지명된 '양적완화 어머니' … 축소 신중론

승자는 재닛 옐런(67)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부의장이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0일 새벽(한국시간) “옐런을 차기 의장에 지명한다”고 발표했다. 승자에 대한 찬사가 울려 퍼졌다. 오바마는 “옐런이 통화정책 이론과 실무를 모두 아우르고 있다”며 “미 경제가 직면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적임자”라고 상찬했다. 경쟁은 치열했다. 상대는 래리 서머스(59)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었다. 미국 금융통화정책 주도권 싸움이었다. 옐런은 미국 진보 쪽의 아이콘이다. 반면 서머스는 좀 더 월가와 가깝다. 서머스는 집권 민주당의 공격을 받고 낙마했다.



'달러 신전'에 첫 여성 수장 옐런

상원 인준 절차 남아 … 60% 지지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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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 등은 “FRB 100년 역사상 처음으로 두 진영이 드러내 놓고 맞대결을 벌였다”며 “첫 번째 판은 옐런이 가져갔다”고 9일 전했다. 또 승부가 남아 있다는 말인가. 미 상원 인준이 옐런을 기다리고 있다. 지금까진 사실상 통과의례였다. 이젠 아니다. 공화당이 벼르고 있다. 공화당 입장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은“공화당 의원들이 지명전을 관전했는데 이제 링에 오를 때”라며 “그들의 눈에 옐런은 달러 가치를 중시하지 않는 인물로 비친다”고 전했다. 공화당이 그렇다고 옐런을 거부할 순 없다. 상원 과반수는 민주당 몫이다. 의사진행을 지연시킬 순 있다. 공화당은 성공한 적이 있다. 오바마가 FRB 이사로 지명한 피터 다이아몬드 MIT대 교수 인준을 질질 끌었다. 끝내 2011년 다이아몬드 스스로 물러나야 했다.



 블룸버그는 “옐런이 공화당의 지연 작전을 극복하기 위해선 상원의원 60%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고 보도했다. 일부 공화당 의원의 지지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연방정부 폐쇄와 부채한도 때문에 오마바-공화당이 맞서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면 쉽지 않은 일이다. 상원 인준 이후는 새로운 시대다. FRB 역사상 첫 여성 의장이 된다. 그는 통화 전문가들의 비유에 따르면 ‘달러 신전(FRB)의 첫 여사제’가 되는 셈이다. 로리 나이트 전 옥스퍼드대 경영대학장은 최근 기자와의 통화에서 “애초 돈의 신전의 주인은 여성(모네타)이었다”고 말했다. 로마의 여신 모네타(Moneta)에서 머니(Money)란 말이 나온 까닭이다. 역사적 회귀인 셈이다.



정부 적극 개입주의 … 남편 노벨 경제학상



 옐런은 케인스주의자다. 시장에서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는 쪽이다. 그의 주변엔 사뭇 진보적인 인물로 가득하다. 그의 남편이자 이론적 동지인 조지 에커로프(73) UC버클리대 석좌교수는 시장 내 정보 불평등을 규명해 조셉 스티글리츠와 함께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또 집권 민주당의 좌파들이 옐런을 적극 밀었다. 옐런은 ‘시장은 옳다’는 말에 선뜻 동의하지 않는다. 그는 “시장이 늘 옳지는 않았다”며 “법규가 시장에 기여한 것도 많다”고 말해 왔다. 적극적 시장 개입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의장으로서 그의 권한은 막강하다. 그가 기준금리 결정 등 통화정책 권한만 쥐고 있는 게 아니다. 대형 금융그룹에 대한 감독 권한도 장악하고 있다.



 게다가 성격도 벤 버냉키 현 의장과 정반대다. 버냉키는 의견을 적극 내세우지 않는 스타일이다. 옐런은 다르다. 뉴욕타임스가 “옐런의 작은 키에선 거대한 카리스마가 방사된다”고 할 정도다.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과 닮은꼴인 셈이다.



 이런 옐런의 등장은 통화정책의 전환을 예고한다. 그는 “달러 가치는 인플레이션 억제만으로 안정되지 않는다”며 “튼튼한 경제와 건전한 금융 시스템 등이 달러 가치의 바탕”이라고 믿는다. 물가안정보다 일자리 창출(성장)을 중시할 가능성이 커 보이는 이유다.



금융위기 이전까지 FRB의 대원칙은 통화가치 안정이었다. 정책 방향은 규제 완화였다. 정책 기법은 선제적 개입이었다. 이른바 ‘볼커-그린스펀(V-G) 패러다임’이다.



 폴 볼커 전 의장은 80년대 초반 인플레이션을 잡았다. 인위적으로 경기침체를 유발해서다. 그린스펀은 볼커가 제압한 인플레를 선제적 금리정책으로 길들여 나갔다. 그 덕분에 주가와 집값이 오르며 자산소득 경제 시대가 만개했다. 월가는 그를 ‘거장’ 등으로 칭송했다. 하지만 이는 거품으로 이어졌고 끝내 파국(위기)을 맞았다.



 FRB 경제분석가인 로버트 헤철은 “(옐런이 인준 받으면) FRB는 한 세대(30년) 넘게 이어진 V-G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80년 이후 무대 뒤편에 머물고 있던 케인스주의자들이 전면에 나설 전망이다. 그렇다고 FRB 통화정책이 60년대 케인스주의 시대로 되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로이터 통신은 최근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옐런이 80년 이후 확립된 전통 위에 자기 스타일을 많이 보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어떤 스타일일까. 인준 이후 첫 리트머스 시험지는 바로 양적완화(QE) 축소다. 옐런은 ‘양적완화의 어머니’로 통한다. 그가 사실상 세계 중앙은행인 FRB의 양적완화를 주도했다. 옐런이 월가의 눈에 강력한 비둘기파로 비친 이유다. 실제 옐런은 최근 연설 등에서 “고용 시장이 여전히 불안하다”며 “경제가 언제든지 후퇴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양적완화 지속을 강조한 말이다.



달러 가치 하락 … 신흥국 통화는 강세



 요즘은 버냉키가 양적완화 축소 버튼을 누를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연방정부 폐쇄가 계속되고 있다. 부채 한도 협상도 지지부진하다. 이달 말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완화 축소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더욱이 옐런의 등장으로 버냉키의 레임덕은 본격화할 전망이다. 옐런은 8월 “양적완화 축소보다 시장 안정이 우선”이라고 말해 왔다.



 또 옐런은 FRB의 국제적 역할도 강조한다. 글로벌 상황도 참고해 통화정책을 펴야 한다는 쪽이다. 외국 통화정책가들이 중앙은행 연찬회나 국제통화기금(IMF) 총회 등에서 옐런 주변에 자주 모이는 까닭이다. 9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옐런이 지명되자 외환위기 조짐을 보인 신흥시장이 반겼다”고 전했다. 이날 미 달러 가치는 떨어지고 신흥국 통화는 대부분 강세였다.



강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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