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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 '베토벤의 봄' 연주하는 정경화

정경화씨는 요즘 고음보다 비올라의 ‘중음(中音)’이 좋다고 했다. [사진 KCMI]
‘무대 위의 암사자’라 불리던 카리스마는 옅어졌지만 활을 거침없이 휘두르던 정열은 식지 않았다. 손가락 부상으로 5년여 악기를 건드리지도 못했던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65)씨는 다시 청중 앞에 서는 기쁨을 ‘기적’이라고 불렀다. 7일 오전 한·중·일 삼국을 잇는 아시아 투어 계획을 발표하며 “50여 년 나를 사랑해준 팬들에게 정말 감사한다”고 재기의 기쁨을 애호가에게 돌렸다.



18일부터 중화권 순회공연
내달 8, 12일 서울 콘서트

 “ 평생 이 무대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연주할 겁니다. 객석의 나이 차가 꽤 날듯 하지만 손자·손녀부터 할아버지·할머니까지 모두의 사랑을 듬뿍 느끼는 난, 1958년 명동 시공관 시절부터 첫 눈에 팬에게 홀딱 빠진 그 소녀랍니다.”



 정씨는 지난 6월 도쿄와 후쿠오카 등 일본 4개 도시 순회연주회에서 긴 공백에도 불구하고 그를 기다려준 충성스런 음악애호가들의 순정에 감동했다. 앙코르를 20여 곡 준비할 정도였다. 오는 18일 베이징을 출발해 마카오, 홍콩 등 7개 도시 중화권 투어 준비도 정성껏 하고 있다.



 “중국 사람들은 절 ‘정찡허’라 부르죠. 고물(古物) 할머니가 오는데 어떨까, 하고 있겠지만 난 할머니 소리 듣는 게 싫지 않아요. 내년 가을 영국 컴백 콘서트도 준비하고 있는데 같이 늙은 제 팬들이 많으니 든든하죠. 난 작곡가가 원하는 걸 소화해서 들려주는 메신저일 뿐예요. 기교는 최선을 다하고 있고, 음악적 깊이는 계속 걸어가고 있습니다.”



 한때 지휘자와 으르렁거리며 싸우던 ‘왕고집 정경화’는 사라지고 평생 지켜온 ‘음악에의 줏대’를 높이 세운 ‘자유인 정경화’가 남았다. 2011년 대관령 국제음악제에서 만나 ‘천생연분’이라 부를 만큼 호흡이 잘 맞는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50)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겸손하고 순수한 천사 같은 사람이에요. 매달 내게 날아와 레퍼토리를 쌓아가고 있죠. 3년여 함께 찾은 제일 좋은 음악을 들려드릴 겁니다.”



 오는 12일 울산, 11월 2일 고양, 8일과 12일 서울, 10일 부산으로 이어질 한국 투어 프로그램을 그는 베토벤, 그리그, 포레의 소나타와 슈베르트의 ‘판타지’로 짰다.



 “가을이지만 베토벤의 5번 소나타 ‘봄’을 합니다. 포레의 소나타 1번은 그가 스물넷 청년 때 인생을 시작하는 희망과 꿈을 노래한 곡이죠.”



 솔로로 새 출발하는 정경화에겐 지금이 희망과 꿈이 넘쳐나는 봄이다.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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