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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추억] 안병욱 숭실대 명예교수 별세

일찍이 생활에세이를 통해 지혜와 사색, 명상을 설파했던 안병욱(사진) 전 흥사단 이사장(숭실대 명예교수)이 7일 오전 별세했다. 93세.



오늘을 사랑하여라, 인생은 오늘의 연속이다

 1920년 평안남도 용강에서 태어난 고인은 일본 와세다대 문학부 철학과를 졸업했다. 59년부터 85년까지 숭실대 철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이후 흥사단 이사장, 도산아카데미 고문,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이사 등을 두루 지냈다.



“산다는 건 길을 가는 것” 설파



 고인을 우리 사회에서 ‘힐링 메시지의 원조’로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숱한 에세이와 강연을 통해 삶과 인간에 대한 명상적 메시지를 풀어냈기 때문이다. 가령 ‘인생’과 ‘오늘’을 고인은 이렇게 연결지었다. “오늘을 사랑하여라. 오늘을 감사하여라. 오늘을 열심히 살아라. 오늘을 내 인생의 최초의 날이라 생각하자. 인생은 오늘의 연속이다.”



 이런 글귀들은 젊은이들의 수첩 한 귀퉁이에 적히기도 , 누군가의 좌우명으로 자리잡기도 했다. 고인이 제시한 삶은 ‘생즉도(生卽道)’였다. 산다는 건 길을 가는 것이라고 했다. “생즉도다. 나에게 주어진 길을 성심성의를 다하여 열심히 가야하는 것이 인생을 사는 대원칙이다.”



 그 길을 가면서 마주치는 ‘만남’ 도 강조했다. “인생은 너와 나의 만남이다. 만남이 없이는 인생이 있을 수 없다. 우리는 매일 친구를 만나고, 애인을 만나고, 스승을 만나고, 동료를 만나고, 또 가족을 만난다.” 그런 만남이 모여 삶이 된다고 했다.



  독서도 만남의 연장선이었다. “독서는 인생의 깊은 만남이다. 우리는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 인류의 위대한 스승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동시대인을 만나면서, 동시에 옛사람들과 만나야 한다.” 옛사람과 만나는 방법은 독서뿐이라고 했다. “옛사람을 만난다는 건 그들의 정신과 만나는 것이요, 그들의 사상 과 만나는 것이다. 그걸 통해 나의 자아가 심화 된다.”



사색과 열정의 삶, 명에세이 남겨



 고인은 책 읽는 기쁨을 ‘법열(法悅·참된 이치를 깨칠 때의 기쁨)’이라 표현했다. “양서(良書)를 펴 보아라. 종교의 진리를 말하는 구도자의 음성도 들을 수 있다. 학문의 깊은 이치를 정성스럽게 전해주는 스승도 만날 수 있다. 예술의 황홀한 미(美)를 직감시키는 창조의 거장을 발견할 수도 있다. 시인의 음성에도 접할 수 있다. 우리는 만나야 한다. 책 속에서 훌륭한 스승을 만나야 하고, 위대한 혁명가를 만나야 하고, 사숙(私淑·직접 가르침을 받진 않았으나 마음으로 본받아서 학문을 닦음)하는 영웅을 만나야 한다.”



 삶을 향한 고인의 태도는 사색적이고 열정적이었다. “책을 읽어라. 위대한 음성들이 조용히, 그러나 간절히 우리를 부르고 있다.” 그런 나지막함과 간절함이 고인의 에세이에는 늘 깔려있었다.



 고인은 국민훈장 모란장, 제1회 숭실인상, 제3회 도산인상, 제8회 유일한상 등을 수상했다. 유족은 부인 김광심씨와 아들 동명(위스텍 사장)·동일(세계보건기구 아시아태평양지역 대표)·동규(한림대 경영대학원장)씨, 딸 정남씨, 사위 강홍빈(서울역사박물관장)씨 등. 빈소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발인 10일 오전 9시. 장지는 강원도 양구군청에서 고인의 뜻을 기리고자 설립한 ‘시와 철학의 집’이다. 02-2072-2091.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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