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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아름다워] 유기견 보호소 '반송원' 허경섭 원장

지난해 서울 탑골공원 앞에서 피부병에 걸렸다며 만원에 팔리고 있던 개를 허경섭 원장이 데려왔다.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각님이`와 허경섭씨 모습.
반려동물로 애완견을 키우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주인을 잃고 거리를 떠돌거나 버림받은 유기견의 수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10년 전 육견으로 팔려가던 20여 마리의 개를 구조한 일을 시작으로 200여 마리 유기 동물의 아버지가 돼 사설 보호소를 운영하고 있는 반송원 허경섭(67) 원장을 만났다.



유기견 10년째 자식처럼 돌봐 … "후원자 도움이 버팀목"

“내 몸이 아프다고 자식 배를 굶기는 부모는 없잖아요. 병에 걸린 개들을 치료하기 위해 서울이며 분당으로 달려가는 저를 보며 주변에서 그까짓 개한테 뭣 하러 큰 돈을 들이고 정성을 쏟냐고 하지만 저희 부부에겐 하나같이 소중한 자식들입니다.”



천안시 성환읍 우신리에 자리한 ‘반송원’은 허경섭(67)·김금덕(65)씨 부부가 함께 운영하고 있는 사설 애견 보호소다. 젊은 시절 철도청 기능직 공무원이었던 허 원장은 서울의 아파트에서 살면서 30마리의 고양이를 키워왔다고 한다. 모두 철도 위에서 구조한 길냥이(길고양이)들로 어미가 기차에 치여 남은 새끼들을 거둬 키운 것이 첫 시작이었다. 지난 2004년 퇴직을 계기로 개 농장 시설이 있는 경기도 연천의 토지를 임대해 본격적으로 유기견을 돌보기 시작했고 그로부터 벌써 10년이 흘렀다. 시간이 흐르면서 보호소에는 점점 식구가 늘어 지금은 160마리의 유기견과 유기묘 20마리가 함께 살고 있다. 지난 2011년에는 온라인 카페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성환읍에 보금자리를 마련해 현재까지 운영해 오고 있다.



한때 사람들에게 귀여움을 독차지하며 길러지던 유기견들은 거리를 떠돌다 질병과 굶주림, 교통사고로 죽는 일이 일반적이다. 구조가 되더라도 10일이라는 공고 기간에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대부분 죽음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되는데 반송원에 유독 유기견이 많은 이유는 절대 입양을 보내지 않는다는 반송원의 운영 방침 때문이다. 몇몇 유기견을 입양 보냈다가 처음 마음처럼 키우지 못하고 파양하거나 여기저기 친척집을 전전하다가 결국 병으로 죽게 된 일들을 겪어 온 까닭이다. 이미 한차례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은 유기견에게 다시 공포와 두려움을 주고 싶지 않다는 게 허원장의 확고한 의지다.



“내가 욕을 많이 먹어요. 열악한 환경에서 유기견들을 키우면서 왜 입양을 안 보내느냐고 하지만 입양을 보내고 나면 잘 지내는지 일일이 모니터링을 할 수 없잖아요. 가족 중 한 사람이라도 개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마음 편하게 입양 보낼 수가 없어요. 처음엔 예뻐하다가 다시 버려지는 일이 생기면 너무 괴롭고 마음이 아픕니다.”



 유기동물을 거두며 함께 사는 일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며 살아온 부부지만 재정적인 문제와 함께 부부의 건강이 좋지 않아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허 원장은 허리 디스크로 척추가 내려 앉아 잦은 수술과 퇴원을 반복하고 있다. 아내 역시 오랫동안 심근경색과 만성신우염을 앓고 있다. 허 원장은 “사료 주는 일부터 견사의 대소변 청소까지 지속적인 일손이 필요한 상황인데 사설 보호소라 청소년 자원봉사 지원이 안 되는 점이 아쉽다. 봉사자가 더 많이 왔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어렵고 열악한 상황에서도 반송원이 살림을 꾸려올 수 있던 것은 온라인 카페를 통한 후원자들의 관심과 후원 덕분이다. 오랫동안 꾸준하게 진료와 약을 지원해 주는 몇몇 병원과 얼마 전 새로 구입한 1톤 트럭의 할부금을 갚아 주기로 한 익명의 후원자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아픈 동물의 질병으로 인한 고통 해소를 돕는 데 가장 큰 비중과 시간을 할애하고 있기에 제때 약을 먹여야 하는 개들을 병원에 데려가야 하는 일이 많아 후원자들의 도움은 허 원장 부부에게 큰 버팀목이 되고 있다.



 허 원장은 “말 못하는 동물들을 학대하는 사람이 가장 잔혹하다. 반려 동물을 키우려면 생명에 대한 책임감을 함께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반송원의 유기견들은 사람 사는 일로 비교하자면 된장에 꽁보리밥을 먹는 생활이다. 그러나 내 곁에서 오래도록 아프지 않고 더불어 살 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반송원에서는 다가오는 겨울을 대비해 추위에 노출될 몸집이 작은 개들을 보호하기 위해 헌옷과 헌이불을 기부 받고 있다. 공동주택 부녀회나 동호회를 통해 한꺼번에 모아 놓으면 직접 방문 수거도 가능하다고 한다.



글·사진=홍정선 객원기자 toj@joongang.co.kr

문의 반송원 010-5259-08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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