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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사가 쓰는 性칼럼] 성중독

“왕성한 내 성욕을 당신이 못 받아주는데 어쩌란 말이냐?”

40대 유부남 L씨는 심각한 외도와 성매매 문제로 진료실을 찾아나서도 당당하다. 그는 자신의 외도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 심각성은 깨닫지 못했다.

“우리나라 남자 중에 성매매 업소 한 번도 안 가본 사람이 있다면 나와보라고 하세요!”

한국에 성매매가 만연하다 보니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내 친구들도 다 마찬가지다’는 식으로 이를 합리화한다. 그러나 L씨는 해도 해도 너무한 케이스다.

그는 성 경험담을 올리는 요상한 사이트를 수시로 방문한다. 거기에 성매매 업소 정보를 올리고, 자신의 경험담을 무용담처럼 글로 남긴다. 설상가상 자신이나 외도녀의 나체나 성행위 사진을 올리기도 한다. 아내에게 이런 사실을 들키고 그 웹사이트 이용은 다시 안 했다지만 남녀끼리 ‘원 나잇’을 주선하는 스마트폰의 요상한 앱으로 갈아탔을 뿐이다.

그는 외도의 이유를 아내 탓으로 돌린다.

일러스트 강일구
아내가 매력 없고 늙어서, 아내는 성적으로 너무 뻣뻣하고 수동적이라 재미가 없다고 한다. 더 나아가 아내 앞에선 발기가 잘 되지 않는 문제가 있는 남성도 있다. 그런데 밖에서는 잘 되니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 여긴다. 하지만 이는 상황성 발기부전에 해당한다. 외도나 부부간 성 트러블로 필자의 진료실을 찾는 부부를 보면 대부분 아내의 외모가 평균보다 나으면 나았지 못하지 않다.

화제를 돌려 L씨의 외도는 당연히 아내와 가족에게도 엄청난 후유증을 낳고 있다. 아내는 남편의 끝없는 외도로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며 남편으로부터 수차례 성병까지 옮았다. 그럼에도 남편은 목욕탕에서도 옮을 수 있다는 이상한 변명을 한다. 부부 사이가 흔들리다 보니 자녀들도 정서적 문제가 생겼다. 남편이 문제의 원인이기에 남편이 개입되지 않고는 아내의 우울증도 아이의 정서불안도 개선되는 데 한계가 있다.

L씨의 성격 분석에서는 성에 대한 심각한 이중성과 중독성, 문제를 회피하는 성향과 함께 기존의 도덕적 틀을 함부로 깨는 반사회성이 관찰되었다. 성중독 남성들에겐 성적 모험과 성적 쾌감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병적으로 찾으려는 경향도 나타난다. 그들에게는 미숙한 애착 형성과 심각한 공허감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성매매도 자위, 즉 자기 위로의 형태를 띤다. 성중독은 이런 문제를 치료를 통해 깨달아야 하며, 단순히 약물로 충동을 억제하는 것으론 부족하다. 치료 목표는 아내와의 즐겁고 안정적인 성생활로의 복귀인데, 성치료는 남편의 자위적 성중독을 배우자와의 친밀관계에 기초한 성관계로 바꾸어가는 과정이다.

그럼 어디까지가 성중독일까. 가정이나 배우자와의 관계를 훼손하면서까지 반복적으로 외도에 집착하거나, 퇴폐 사이트에 가입해 글을 올리거나, 야동 사이트에서 동영상을 다운받아 과도하게 쌓아두는 것도 해당된다. 아내와의 성행위보다는 야동을 통한 자위에만 심취하거나, 알코올·약물·도박·게임 중독 등의 경향이 함께 있거나, 외도나 성매매로 재산을 탕진하거나, 회사생활 등 사회생활에 곤란을 초래할 정도라면 성중독으로 보는 게 맞고, 전문적 치료를 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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