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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저성장 시대, 시간을 사는 게 가치투자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대표이사
가치투자와 배당투자가 최근 펀드 빌보드(?) 차트 상위권에 대거 진입했다. 오랜만에 흥행몰이다. 그러나 가치투자 역시 하나의 ‘테마 주’로 한시적 인기에 불과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 20년의 증시 사이클을 보면 성장주와 가치주가 몇 년을 주기로 교차해서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대평가된 가치주 펀드에서 바닥 시세인 성장주 펀드로 갈아타는 것이 현명하다. 그러나 일이 그렇게 간단치 않다. 금융위기 이후 6년이 지났지만 세계 경기는 여전히 불확실성의 연속이다. 미국의 경기가 회복되고 있지만 위기 전의 호황 국면으로 복귀하긴 어렵다. 유럽도 겨우 파국을 면했는데 내년 성장률 전망이 0.7%에 불과하다. 일본 ‘아베노믹스’는 실험 중이고, 중국은 당분간 7% 성장이면 성공이다. 반면 인도와 브라질 같은 선도개도국은 비상이다. 게다가 석유화학, 철강, 자동차 등 주요 산업은 생산시설 과잉이다. 상당기간 구조조정이 필수다.

 ‘고용 없는 성장’ ‘투자 없는 성장’이 현실화되고 있다. 어쩌면 글로벌 주요 업종이 ‘모방 성장형’에서 ‘창조 가치형’으로 전환 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때문에 글로벌 자산운용업도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성장하지 않는 경제구조에서 좋은 투자자산을 찾기란 어렵다. 다양한 수익성 자산을 찾고 있지만 위험 대비 수익이 시원찮다. 개도국 국채투자, 금이나 원자재 혹은 각종 특수 자산 펀드들이 잠시 좋았다가 애물단지가 됐다.

 가치투자와 배당투자는 테마주가 아니다. 진정한 가치투자는 시장의 등락과 상관없이 시간을 산다. 수익과 자산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주식을 발견하는 것은 쉽지만 주가가 오를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인내심을 가진 투자가는 많지 않다. 배당투자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한국시장에서 배당을 목표로 투자한 사람은 소수다. 그러나 2% 금리 시대에 배당은 필수다. 주식투자는 원래 배당수익이 목표고 주가상승에 의한 차익은 덤이다. 저성장 시대에 가치투자야말로 지속가능한 착한 투자다.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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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