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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 비정규직 '정상화'로 고용률 70% 달성을

남민우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장
벤처기업협회 회장
다산네트웍스 대표
“IMF 이후 16년, 비정규직 노동자 800만 시대. 이제 한국인의 소원은 통일이 아니라 정규직 전환이 되었다”는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 드라마 ‘직장의 신’이 얼마 전 종영했다. 같은 사무실에서 같은 일을 하지만 전혀 다른 대우를 받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삶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다뤄 큰 인기를 끌었다. 그중에서 단연 돋보인 것은 ‘자발적 비정규직 노동자’인 주인공이었다. 자격증만 124개에 못하는 것이 없는 주인공은 회사 측의 간절한 정규직 제의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을 고집한다. 하지만 현실은 드라마와는 많이 다르다. 국내 취업자 3명 중 1명이 비정규직이며 이러한 비정규직 중 52%가 정규직 자리가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비정규직을 택한다.

 필자는 창업 7년 만인 1997년, 외환위기로 치솟은 환율 때문에 거의 망할 뻔한 적이 있다. 당시에 직원 12명과 함께 거래처인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기업에서 약 1년간 계약직으로 근무하며 달러를 벌어 물건 대금을 지불할 수 있었다. 그때 받은 급여는 일인당 매달 미화 1만 달러. 당시 실리콘밸리 지역에서도 숙련 엔지니어가 연봉 10만 달러를 받는 것이 흔치 않은 터라 고용주에게 이런 ‘역차별(?)’의 이유를 물었다. 계약직의 경우 고용 안정성을 보장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보통 30~50% 정도를 더 지불하는 것이 관례라는 답을 듣고 매우 합리적인 사회라는 생각을 했다. 이는 ‘동일노동=동일임금’ 원칙을 넘어 비정규직이 제공하는 노동 유연성의 가치를 추가로 인정해 준 것이었다. 왜 실리콘밸리에 능력과 열정을 가진 젊은이들이 몰려오는지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비정규직이란 사용자와 근로자가 한시적으로 근로 관계를 맺는 것으로 기간제 근로, 파트타임, 파견근로, 아르바이트 등이 해당된다. 하지만 비정규직의 시급은 정규직의 58% 정도 수준이며, 상여금이나 퇴직금·수당·휴가 등은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기업이 정규직을 늘리려고 하겠는가? 비정규직은 ‘고용 불안정’과 ‘차별’의 상징이 아니라 학생이나 주부 혹은 보다 자유롭게 일하기 원하는 근로자 등 탄력적인 근무가 가능한 이들을 활용하는 방편이 돼야 한다. 국내에서는 기업들이 정규직보다 적은 임금으로 고용할 수 있어 고용주들에게만 매우 ‘편리한’ 제도로 잘못 사용되고 있다.

 정부에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목표로 법을 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반시장적인 정책은 많은 기업의 반발을 불러오고 있고 그 실효성에도 의문을 갖게 한다. 필자가 제시하고자 하는 해법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의 정상화를 정책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날로 변동의 폭이 커지고 불안정해져 가는 시장 상황에서 기업들이 노동 유연성을 담보하는 비싼 비정규직을 택할지, 경직적이지만 정규직을 늘릴지를 선택하게 하자는 것이다.

 비정규직은 이미 전 세계적인 고용시장의 흐름이다. 노동시장의 부담을 기업에만 전가할 수는 없는 노릇이며, 이런 정책은 국내 일자리를 해외로 내모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고용주에게는 노동의 유연성을, 비정규직에게는 노동의 안정성 대신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하는 방향으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새 정부는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workfare)’라는 인식하에 양질의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냄으로써 고용률 70%를 달성하겠다고 제시했다. 이에 발맞춰 고용노동부는 내년 예산 11조8042억원을 마련해 일자리 창출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사업주가 부담하는 사회보험료를 2년간 전액 지원하고 인건비 지원 한도를 근로자 1명당 월 60만원에서 80만원으로 늘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시간선택제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제 첫발을 뗀 것이다. 넘어야 할 산은 아직 산적해 있다. 기업과 노동자에게 근로시간과 형태를 탄력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 더 많은 맞춤형 일자리를 제공하지 않고서는 획기적인 일자리 창출은 불가능하다. 양질의 ‘시간선택제 일자리’와 비정규직의 정상화 노력 없이는 일자리 부족 문제의 해결도, 고용률 70% 달성도 불가능하다는 것이 필자의 인식이다.

남민우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장 벤처기업협회 회장 다산네트웍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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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