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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문자 보내면 충성고객 5만 명 찾아와"

황현욱 하이브랜드 대표가 자신이 공들여 유치한 프리미엄 브랜드 할인매장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그는 “구매력 높은 강남권에서 수수료 10%만 받고 재고 보관 걱정까지 없는 곳이라고 브랜드를 수차례 설득했다”고 말했다. [안성식 기자]

역세권도 아니다. 대형 유통업체가 운영하는 곳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황 속 해마다 두 자릿수로 성장해 8년 만에 매출이 10배로 늘어난 쇼핑몰이 있다. 서울 양재동 코스트코 맞은편, 이마트 양재점이 지하에 있는 복합쇼핑몰 ‘하이브랜드’ 얘기다. 지하 3층~지상 19층, 16만㎡(약 4만8000평) 건물에 250여 개 패션 브랜드와 가구·가전매장, 오피스가 들어서 있다.

 2009년부터 하이브랜드 경영을 맡고 있는 황현욱(57) 대표에게 ‘나 홀로 성장’의 비결을 물었다. 2005년 설립 당시만 해도 매장이 30~40%밖에 차지 않았다. 매출도 미미했다. 황 대표는 “고객들은 비싼 제품을 싸게 사고 싶어 하지, 싼 제품을 싸게 사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2008년부터 마이클코어스·겐조·띠어리·바네사부르노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유치하면서 급성장했다”고 말했다. 패션 상권 중심에 있는 것도 아니고, 대중 교통 이용도 쉽지 않은 탓에 ‘하이브랜드에 일부러 가야 할 이유’를 만들어야 했다는 것이다. 고급 브랜드를 최대 80% 할인 판매하면서 충성 고객이 확보됐다. 황 대표는 “행사 문자를 보내면 방문하는 고정 고객이 5만 명”이라고 강조했다. 방문 고객의 80%는 물건을 구매하고, 한 번에 50만~80만원어치씩 사 간다. 아이쇼핑만 하고 가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이다. 제일모직 ‘르베이지’ 매장의 경우 방문 고객의 60% 이상이 한번에 200만~300만원어치를 구입한다.

 황 대표는 “프리미엄 브랜드 유치에 쇼핑몰의 사활이 걸렸다고 판단했다”며 “수시로 찾아가 입점해 달라고 사정했고, 수없이 거절당했다”고 털어놨다. 브랜드의 마음을 돌린 것은 구매력이 높은 강남권의 유일한 도심 아웃렛이라는 사실과, 백화점의 3분의 1 수준이 안 되는 판매 수수료, 재고 물량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넓은 매장이었다. “매출 높죠, 수수료를 10%만(백화점은 30~40%) 내니 팔수록 이익이 많이 남죠, 물건 진열할 곳이 충분하죠….” 황 대표의 자랑이 멈추지 않았다. “이제는 브랜드에서 먼저 출시한 지 한 달밖에 안 된 제품을 우리 매장으로 보내줍니다.”

  황 대표는 “일단 고객이 매장을 한 번이라도 방문하도록 만들기가 너무 어려웠다”며 “대형업체처럼 많은 비용을 들일 수 없으니 온갖 아이디어를 짜냈다”고 말했다. 맞은편 코스트코 고객 주차장이 늘 붐비는 것에 착안해 “하이브랜드에 공짜로 주차하고 코스트코에서 장 보시라”며 2000여 대 규모의 대형 주차장을 무료 개방했다. 이 때문에 하이브랜드는 주말보다 월·화요일 매출이 높다. 주차장 오가는 길에 매장을 본 뒤 평일에 다시 쇼핑하러 나오기 때문이다. 쇼핑몰 전단지에 인근 정비소·미용실 등 광고를 공짜로 실어주고 인근 비닐하우스·천막집을 직원들이 수리해 주며 동네 인심도 얻었다. 전단지는 황 대표가 직접 돌린다. 최근에는 같은 건물 예식장의 연회업체를 설득해 평일 점심 뷔페를 운영하게 했다. 인근 회사원들이 점심을 먹으러 왔다가 매장을 둘러보게 하려는 전략이다. 폴로·테일러메이드 등 유명 브랜드의 대형 세일도 유치했다.

 불특정 다수가 찾기 어려운 위치에 있는 만큼 고정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숍매니저’ 모시기에도 공을 들였다. 황 대표는 “백화점 경력 15년 이상으로 단골 고객 명단이 2000명 넘는 경우도 많다”며 “매출 압박에 시달리지 않고 대리점 주인처럼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는 조건으로 영입했다”고 했다. “상행선 쪽 매장 매출이 높다”는 숍매니저의 지적에 따라 6개월마다 전체 에스컬레이터 상·하행선의 위치를 일일이 수작업으로 바꿀 정도로 세심하다.

 황 대표의 요즘 숙제는 필요한 물건만 구입하고 가버리는 고객을 매장에 더 머물게 하는 것. 최근 ‘아트’에 눈을 돌린 것도 이 때문이다. 영국의 설치작가 리처드 우즈와 손잡고 건물 외벽을 전부 담쟁이 덩굴 무늬로 장식하고, 의자며 조형물을 ‘작품’으로 꾸몄다. 다음 달부터는 아웃렛 최초로 발레파킹 서비스도 시행할 예정이다. 황 대표는 “고속도로 쪽 건물 외벽에 거대한 메릴린 먼로나 공룡 모형을 추락하는 것처럼 매달까 고민 중”이라며 “작은 업체가 살아남는 길은 차별화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글=구희령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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