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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DNA의 힘 … '가갸거겨' 외치다 아이비리그 갔다





이민 150년 … 해가 지지 않는 한민족 ③ 정체성의 뿌리, 한글교육







#미국 하와이에서 비행기로 5시간 떨어진 남태평양의 작은 섬 2개로 이뤄진 미국령 사모아. 1960~70년대 국내 굴지의 원양어업 기업이 참치 가공 공장을 건설하면서 한민족과 인연을 맺은 곳이다. 동포 300여 명이 거주하는 수도 팡고팡고의 한글학교에선 지금도 한글 읽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사모아를 관할하는 하와이 호놀룰루 총영사관의 서영길 전 총영사는 “사모아가 작다고 한글교육 수준을 낮게 봐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전체 미주 지역에서 말하기·쓰기 대회를 하면 사모아 출신이 단연 두각을 나타낸다는 설명이다. 웨스트포인트(육군사관학교)나 아이비리그 명문대학에 진출하는 사모아 출신 대부분은 한국어와 영어가 유창한 우리 동포들이다. 서 전 총영사는 “학부모와 학생, 교사가 하나가 돼 한글교육에 매진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카자흐스탄 알마티 국립대학교 역사학과 강 게오르기(67) 교수. 파란 눈을 가진 그의 외모는 누가 봐도 러시아인이지만 고려인(카레이스키)의 정신을 가졌다. 고려인 아버지와 러시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할아버지가 러시아 하바롭스크로 간 뒤 카자흐스탄으로 37년 강제 이주된 동포 3세다. 그의 할머니는 노동영웅으로 레닌 훈장을 받기도 했다.



 94년 『카자흐스탄 고려인의 역사』라는 책을 저술하며 고려인 이주사에 관심을 가진 그는 97년 『카자흐스탄의 역사』라는 책도 출간했다. 최유리 전 상원의원과 고려인협회가 책의 출간을 도왔다. 이 책은 카자흐스탄 대학의 역사 교과서로 채택됐고 그는 5년간 러시아·몽골·우즈베키스탄 ·독일·중국·이집트·시리아 등지를 현지 답사해 교과서에 필요한 사진을 촬영하는 열정을 보였다. 올해 개정판을 냈다. 개정판에는 고구려 유민 출신 고선지 장군의 전투부터 고려인의 중앙아시아 강제이주와 최초 정착지 우슈토베의 역사기념비, 노동영웅 김만삼 등 고려인의 역사가 충실히 포함됐다. 강 교수는 “예전 카자흐스탄 역사 교과서에는 고려인의 역사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고려인들도 이제 카자흐스탄을 구성하는 핵심 민족이 된 만큼 충실히 고려인의 역사를 기술해야 한다”고 말했다.



 726만 명으로 팽창한 재외동포들이 사는 곳은 제각각이지만 한민족이라는 끈끈한 연대감으로 이어져 있다. 한민족 문화의 핵심은 한국어다. 그런 측면에서 중국의 한글학교와 조선족동포사회 학교에서 한글교육뿐 아니라 역사·문화와 인성교육까지 강조하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기자가 지난달 찾아간 중국 상하이 한글학교엔 유치부·초등부·중등부까지 410여 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다. 학생들은 “주말에 피곤해 일어나기 힘들어도 친구들과 놀거나 삼국시대 역사를 배우는 게 재밌다”(음정훈), “국제학교는 영어만 쓰는 게 너무 힘든데 주말학교에 오면 한글을 배울 수 있어 기분이 좋다”(임효은)고 말했다. 이혜순(57) 교장은 “우리 민족의 뿌리를 알게 해주고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한글교육뿐 아니라 역사교육이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해 사물놀이팀, 역사현장학습, 체험학습, 전통악기 국악단 등을 운영한다”고 소개했다.



 조선족 동포가 많이 사는 옌볜 자치주 일대는 민족교육의 중심지로 꼽힌다. 윤동주 시인의 생가와 대성학교·명동학교 등이 있는 항일운동의 근거지다. 학생 1600명이 공부하는 옌지공원 소학교 최령순 부교장(교감)은 “학생들이 우리 민족을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해 조선어뿐 아니라 민속놀이·전통악기·예법·씨름·태권도를 함께 가르친다”며 “다만 교과서 외에 역사책 등 읽을 책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반면 한글교육에 어려움을 겪 는 곳도 많다. 모스크바 토요한국학교의 경우 2002년 문을 열었지만 임대료 부족으로 여러 차례 쫓겨나는 수모를 겪었다. 러시아 교육 공훈자인 엄넬 리(73) 선생이 세운 1086학교의 경우 고려인 학생이 많이 다니지만 러시아 공립학교라는 한계가 있어 한국어가 선택과목이고 역사나 문화 등도 정규교과로 편성돼 있지 않다.



◆특별취재팀(미국·중국·일본·러시아·카자흐스탄·독일)=장세정(팀장), 강인식·이소아·정원엽 기자



사진 설명



① 지금도 지구촌 곳곳에선 한민족의 정체성을 이어가기 위한 한글과 문화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9월14일 일본 오사카 건국학교 중학생들이 한복을 입고 전통 무용 공연을 했다.

② 러시아 모스크바 토요한국학교 학생들이 강당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③ 미국 메릴랜드주 클락스버그 공립 초등학교에 개설된 한국어 문화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이 김밥 만들기 체험 학습 중이다.

④ 9월10일 중국 옌볜조선족자치주 옌지시의 신흥소학교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마치고 하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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