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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 풍자' 무죄 이재오 "가해자들 참회를"

이재오
유신정권 시절인 1976년 말. 당시 31세의 고교 국어교사였던 이재오(68) 새누리당 의원은 송년회 석상에서 자신이 연출한 단막극을 공개했다. 미국 대통령이 취임식장에서 ‘안보를 빙자해 인권을 탄압하지 말라’는 취지로 한국 대표를 호되게 질책한다는 내용이었다. 연극 공연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의원은 체포돼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기소됐다. 왜곡된 사실을 전파했다는 이유에서다. 이 의원은 재판에 넘겨졌고 법원은 징역 1년6월에 자격정지 1년6월을 선고했다. 이 판결은 78년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법원, 35년 만의 재심공판서 선고

 35년의 세월이 지난 1일.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김동오)는 이 의원 사건에 대한 재심공판을 열었다. 이 의원은 진술 기회가 주어지자 “최근 독일을 방문해 과거사 정리 과정에 대해 공부했다”며 “독일에서는 피해자 명예회복과 함께 ‘가해자의 참회’가 동시에 진행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피해자에 대한 명예회복은 언젠가는 이뤄지기 마련이지만 가해자에 대해서는 덮고 지나가는 일이 관례처럼 돼 있다”며 “역사가 발전하고 민주주의의 위대함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독일과 같이 가해자들의 참회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의원의 최후진술이 끝난 뒤 곧바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긴급조치 9호는 민주주의 본질적 요소인 표현의 자유 등을 심각하게 제한하는 조치로 그 자체로 위헌·무효”라고 밝혔다.



박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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