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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 경제]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뭐가 다른 건가요

[일러스트=강일구]


Q 최근 신문에서 동양그룹이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때문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기사를 봤어요. 과거 회사가 넘어질 때는 은행에 빌려준 돈을 못 갚은 경우가 많았는데 CP가 도대체 뭐길래 이런 일이 생기는 거죠? 그리고 저희 아버지도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돈을 넣어놓으셨다는데 이런 것도 위험한 건가요. 자세히 좀 듣고 싶어요.

회사채는 이사회 결의 거쳐야 발행할 수 있지만
CP는 대표 직권으로 쉽게 발행, 종종 피해 생겨요



A 우선 CP(Commercial Paper)에 대해 설명드릴게요. 기업은 필요한 돈을 빌리기 위해 은행을 많이 이용하지만 직접 채권을 발행해 돈을 빌리기도 한답니다. 즉 CP란 필요한 자금을 모으기 위해 발행하는 어음 형식의 단기 채권을 뜻합니다. 채권은 돈을 빌려 쓸 때 발행해주는 일종의 차용증서 같은 겁니다. 얼마 동안 빌려 쓰되 얼마의 이자를 지급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죠. 국가가 발행하면 국채, 회사가 발행하면 회사채라고 합니다. 이런 채권들은 시장에서 거래도 됩니다. 그렇다면 CP와 회사채는 무엇이 다른 걸까요?



 둘 다 채권이라는 점은 같지만 발행과 유통 과정이 달라요. CP는 보통 단기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만기 1년 이내로 발행합니다. 자본시장통합법의 적용을 받는 증권이나 채권과 달리 어음법의 구속을 받기 때문에 발행 절차가 간소합니다. 이사회 결의 없이 기업 대표의 직권으로 발행이 가능하고,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 때문에 신용도가 낮은 회사들이 좋아해요.



기업이 자금 빌리기 위한 채권 공통점



 반면 회사채는 좀 더 규제가 많아요. 회사채를 발행하려면 증권사들이 주요 소비자인 기관들을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합니다. 이 과정에서 구매자와 금리가 대략적으로 결정됩니다. 당연히 회사는 낮은 금리를 원하고, 투자자들은 높은 금리를 원하면서 줄다리기를 하게 되죠. 결국 금리는 기업의 신용도와 경제 상황에 따라 결정됩니다. 하지만 수요 예측 과정에서 구매자가 마땅히 나서지 않으면 회사채 발행 자체가 무산되기도 합니다. 기업들은 이걸 많이 부담스러워해요.



 한데 CP는 이런 수요 예측 과정이 없습니다. 발행 기업과 증권사가 시장 상황을 고려해 금리를 정하면 됩니다. 게다가 2009년 관련 법이 개정되면서 과거엔 1년 이내로만 발행할 수 있었던 게 만기 제한도 없어졌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간편하게 돈을 조달할 수 있는 수단이 된 거죠.



기업 신용도 따라 회사채·CP 금리 결정



 하지만 편리한 만큼 오·남용의 가능성도 클 수밖에 없습니다. CP를 둘러싼 문제가 왕왕 발생하기도 해요. 대표적인 게 지난해 불거진 LIG건설 사건입니다. 건설 경기 침체로 부실이 심해지자 LIG건설이 2010년 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기 직전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하고 1874억원어치 CP를 발행한 사건이 있었죠. 이로 인해 8000여 명의 투자자가 3457억원의 피해를 보았습니다. 이 중 일반 투자자의 피해 규모가 2087억원에 달했고요. 결국 기업 대표는 구속됐습니다.



 사실 회사채나 CP는 발행 규모가 수십억 단위에서 수천억 단위에 달합니다. 한 기업이 조달하려는 자금이 몇천만원, 몇억원 수준은 아니겠죠. 그러다 보니 기관 같은 큰손들이 투자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기관들은 기금을 보수적으로 운용하게 마련입니다. 우량 기업의 회사채나 CP가 아니면 투자하지 않는 게 보통입니다. 그렇다 보니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아 금리를 높이 주는 회사채나 CP는 주로 개인투자자들에게 팔립니다. 증권사가 대량으로 구매한 뒤 개인이 투자할 수 있는 작은 단위로 쪼개 상품을 만들어 파는 식입니다. LIG건설 CP 투자자 중 일반인이 많았던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럼 동양그룹 이슈로 돌아가 볼까요. 동양그룹 회사채와 CP 투자자(4만9000여 명) 역시 대부분 개인투자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발행금리는 연 7~7.9%로 정기예금 평균(연 2.75%)의 3배 수준이었죠. 이 말은 뒤집어 보면 동양그룹의 신용등급이 그만큼 나빴다는 겁니다. 동양그룹 계열사 채권은 B등급입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기관투자가들은 내부 기준을 강화해 B등급 채권 투자를 금지했죠. 결국 동양그룹은 개인투자자에게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동양증권의 역할이 컸습니다. 동양증권이 그룹의 채권과 CP를 사다가 상품으로 구성해 전국 지점을 통해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한 거죠.



최고 연 7.9% 고금리에 개인투자자 몰려



 동양그룹으로선 은행 대출을 많이 받게 될 경우 주채권 은행의 감시를 받게 되는 점을 감안했던 것 같습니다. 신용도가 낮아 은행 대출이 쉽지도 않았지만, 대출 상환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은행이 깐깐하게 감시하는 걸 부담스러워한 것이지요. 그런 점 때문에 동양은 회사채와 CP를 통해 주로 자금을 조달해 왔습니다. 만기가 도래하면 다시 회사채와 CP를 발행해 동양증권 전국 지점을 통해 파는 식으로 말입니다. 한데 이게 이달부터 불가능해졌습니다. 관련법이 개정돼 증권사가 투자부적격 등급의 그룹 계열사 회사채나 기업어음을 판매하지 못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동양그룹은 회사채와 CP를 팔아줄 다른 증권사를 찾아야 하는데, 시장은 냉담했습니다.



 참, CMA에 대해서도 질문하셨죠. 동양그룹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상황이 되자 동양증권에 CMA 계좌를 가진 투자자들도 동요했습니다. 하루 만에 2조원이 넘는 돈이 빠져나갔을 정도로요.



CMA는 증권사에서 만드는 자유입출금 통장입니다. 하루만 맡겨도 연 2.5% 안팎의 비교적 높은 수익을 준다는 장점 때문에 회사원들이 급여 통장으로 많이 사용합니다. 증권사들은 이를 국채 같은 안전 자산에 투자해 수익을 냅니다. 안전 자산에 투자하는 만큼 원금 손실 위험이 높지는 않지만 은행 예금처럼 원금을 보장해 주지는 않죠. 투자금은 CMA 종류에 따라 한국예탁결제원과 한국증권금융, 증권사 거래 은행 등에 나눠 보관되는 만큼 투자 손실이 발생할 순 있어도 그룹 위기로 손실이 발생하진 않습니다. 그러니 동양증권에 CMA 계좌를 가지고 있어도 불안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동양증권에 증권 거래 계좌를 만든 투자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식을 매매하고 남은 돈(예탁금)은 한국증권금융에 별도로 보관되고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5000만원까지 원금이 보장됩니다. 동양증권에서 판매하는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 역시 펀드 운용은 자산운용사에서 하고 있으니 불안해하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정선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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