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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지팔'이 왔다

빙하로 덮인 숲에 권력을 상징하는 거대한 나무 한 그루가 쓰러져 있는 제 3막 무대에서 구르네만츠 역의 연광철(서 있는 이)이 성창(聖槍)을 세우자 파르지팔 역의 크리스토퍼 벤트리스가 경배하고 있다. 독일 낭만주의 영향을 받은 무대 디자인은 극의 풍부한 함축미를 돋운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옷을 입었다 벗었다, 음악이 끊겼다 이어졌다 부산하다. 독일어·프랑스어·영어·한국어 4개 국어가 뒤섞여 웅성거린다.

내일 예술의전당서 국내 초연
연인원 350명 출연, 5시간 공연
무대·객석 하나 되는 공간활용과
독일서도 인정받는 연광철 주목



 지난 27일 오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독일 작곡가 바그너(1813~83) 최후의 작품 ‘파르지팔’ 국내 초연을 나흘 앞두고 한 달 넘게 이어져온 국립오페라단 연습 현장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휴식시간 포함 5시간 공연에 연인원 350명이 동원돼 한국 오페라 역사의 새 장을 열 무대는 설렘과 떨림으로 출렁거렸다.



 “치유가 필요한 곳에 자네가 그 귀한 것을 가져온 것이지.”



 이번 공연의 중심축이라 할 베이스 연광철(48 ·서울대 음대 교수)이 노래하자 그의 정확한 독일어 발음이 무대 뒤쪽까지 낭랑하게 울려 퍼진다. 오페라 가수를 “가사를 전달하는 악기”라 생각하며 독일 본바닥에서 오히려 인정받고 있는 연광철의 무게감이 느껴진다.



 어둠 속에서 무대 전체를 조율하는 프랑스 출신의 연출가 필립 아흘로(65)는 조명과 무대디자인까지 아우르며 새로운 해석의 ‘파르지팔’ 창조에 여념이 없었다.



 그의 조명 보조를 맡았던 김미효씨는 “여기가 지옥인지 천당인지, 현실인지 미래인지, 장소가 시간이 되는 마술적 공간 활용이 놀랍다”고 말했다. 특히 3막에서 오케스트라 박스와 무대와 객석이 거울에 함께 비춰지며 경계 없이 하나가 되는 것은 극을 극이 아니라 삶으로 보라는 연출의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코리언심포니오케스트라와 국립합창단을 지휘하는 로타 차그로섹(71)은 바그너를 작곡가이자 혁명가이며 예술철학자라고 풀었다. 작곡가 윤이상(1917~95)과 친분이 두터웠던 그는 윤이상의 조국에 와서 바그너 작품을 초연하게 된 인연을 말하며 “바그너의 사회공동체적 시각을 읽어보라”고 주문했다.



 보조 연출로 참여한 표현진(32·국립오페라단 연출부)씨는 “‘와, 우리 정말 대단하다’ 자랑하고 싶을 만큼 극의 완성도가 높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무대 중앙 위쪽에 설치된 자막기의 내용을 이야기로 이해하며 음악을 들으면 감동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파르지팔’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수 무릎보호대를 댄 채 꿇고, 구르고, 땀띠 범벅이 돼 노력한 파르지팔 역의 테너 크리스토퍼 벤트리스와 쿤드리 역의 메조 소프라노 이본 네프, 동네 아저씨처럼 친근하면서도 경험에서 우러난 정확한 눈썰미를 자랑한 구르네만츠 역의 연광철은 이 무대의 보석이 될 듯하다.



글=정재숙 문화전문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 파르지팔=1882년 독일 바이로이트 축제극장에서 초연된 음악극. 바그너는 작곡을 끝낸 뒤 이 작품을 ‘무대의 축성을 위한 축제극’이라 불렀다. 성배(聖杯)를 둘러싼 기사단의 다툼 속에 불교와 쇼펜하우어, 기독교와 인종적 순결성, 성과 구원을 결합시킨 예술종합작품이다. 10월 1, 3, 5일 오후 4시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105분의 1막 공연 뒤 식사시간 1시간, 2막 60분 공연 뒤 20분 쉬고 다시 3막 1시간 공연으로 마무리된다. 02-58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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