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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추월 이끌 규제 해방구 … 날개 편 상하이 '갈매기'

중국 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가 29일 공식 발족됐다. 한 시민이 ‘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라고 써진 자유무역구 입구를 지나가고 있다. [상하이 로이터=뉴스1]


‘물 밑 돌을 더듬으며 강을 건넌다(摸着石頭過河)’. 중국 개혁·개방의 속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그만큼 조심스럽게, 점진적으로 개혁을 추진한다는 뜻이다. 중국이 또 다른 개혁 시험에 나선다. 29일 공식 발족된 중국(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Pilot Free Trade Zone·FTZ)’가 그것이다. 중국은 상하이 자유무역지구를 통해 ‘완전 개방 경제’를 실험할 계획이다. 가오후청(高虎城) 상무부장은 이날 상하이 와이가오차오(外高橋)에서 열린 현판식에서 “중국이 다시 한번 개혁·개방의 기치를 들었다”며 “2~3년 내 국제 수준의 자유무역구를 건설하겠다”고 다짐했다. 상하이 자유무역지구 현장을 돌아봤다.

중국 자유무역시험구를 가다



들뜬 부동산 시장 … 89㎡ 아파트 5억원선



 상하이 푸둥(浦東) 금융가에서 자동차로 약 30분 달려 도착한 와이가오차오 보세구. 자유무역지구의 상징인 갈매기문(海鷗門)이 보였다. 동행한 한 상하이 주민은 “평소와 별로 달라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축 중국(상하이)자유무역시험구 설립’이라고 쓰인 구조물이 거리에 보였을 뿐이다. 그러나 속으로는 변화가 뚜렷했다. 부동산 시장은 그 현장이다. 현지에서 부동산중개소를 운영하고 있는 왕민(王敏)은 “시세가 어떠냐”는 질문에 “가격 협상이 모두 끊어진 상황”이라고 답했다. 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 설립안이 발표된 후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거래가 끊겼다는 얘기였다. 지난해 말 190만 위안(3억3654만원)이던 89㎡ 면적의 인근 아파트가 올 3월 230만 위안(4억390만원)으로 오르더니, 지금은 290만 위안(5억1000만원)이란다. 신화사도 8월 말 82만 위안(1억4000만원)이던 54㎡ 면적의 소형아파트가 최근 90만 위안(1억5800만원)으로 급등했다고 전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상하이자유무역지구를 ‘글로벌 경제패권을 위한 전초기지’로 본다. 김명신 상하이 무역관 차장은 “금융 분야에서 혁명적인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며 “중국의 민간자본과 외국계 금융기관이 함께 중외합자은행을 설립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게 대표적인 예”라고 말했다. 중국 금융기관 민영화의 첫발을 뗀 상징적인 조치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장쥔(張軍) 푸단대 중국경제연구센터 주임은 “상하이 FTZ가 실시할 위안(元)화 태환화, 금리 자유화 등은 중국 금융 개방의 모델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며 “관치·규제 위주의 기존 금융시스템에 혈로를 뚫는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국무원(정부)이 27일 발표한 상하이 FTZ의 18개 서비스업 확대 개방 조치는 상하이 자유무역지구가 궁극적으로 달성하려는 목표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표 참조). 이 조치에 따르면 금융뿐 아니라 물류, 문화, 교육, 컨설팅, 병원 등의 분야에 외국인 투자 규제를 과감하게 철폐하고 기존 외자업체의 활동 영역을 ‘내국인 수준’으로 넓혔다. 코트라 김 차장은 “심지어 외국 병원이 독자적으로 자유무역지구 내 병원을 설립할 수 있게 된다”며 “우리나라보다 오히려 더 과감하고, 혁신적”이라고 말했다. ‘규제 해방구’인 셈이다.



외자 합자은행 등 허용 … 금융 민영화 첫발



 중국 당국이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는 사이버 세계에서도 FTZ 변화가 감지된다. 현지 중국에서는 접속이 금지된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29일 현재 상하이에서는 휴대전화로 접속할 수 있었다. 상하이 사회과학원의 위훙성(鬱鴻勝) 도시화발전연구센터 주임교수는 “정보를 통제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중국 정부가 장벽을 완화한 것”이라며 "개방을 의미하는 상징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상하이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은 앞으로 몰려올 변화의 바람을 가늠하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와이가오차오와 푸둥공항에 물류센터를 운영 중인 범한판토스의 최용준 경영기획팀장은 “중국의 다른 항구에서 가져온 화물을 상하이 항에서 환적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이제까지는 생각할 수 없었던 조치가 발표됐다”며 “많은 외국 물류업체들이 ‘상하이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물류비즈니스 연구에 이미 착수했다”고 말했다. 이혁노 대건상사 사장은 “FTZ의 구체적인 혜택에 따라 사업체 이전도 고려 중”이라며 “최근 이와 관련된 로컬 컨설팅 업체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주변 국가에게는 위협이다. 상하이는 이미 2003년 부산을 제치고 컨테이너 물동량 기준 세계 최대 항구로 등장했다. 이번 자유무역지구에 심수(深水)항인 양산(洋山)항이 포함됨으로써 그 물류 위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 물류의 블랙홀’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위훙성 교수는 “그동안 상하이는 화둥지역의 금융 중심지 역할에 그치는 수준이었다”며 “그러나 앞으로는 역외(off-shore)금융 등이 허용됨으로써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NS 자유 접속 … 투자 물색 한국인 북적



 기득권의 반발도 관심이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상하이 자유무역지대 설립 계획을 발표한 후 은행감독위원회(은감위)와 증권감독위원회(증감위) 등 금융 산업 규제 부서가 공개적으로 반대한 게 이를 보여준다. 양평섭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중국실장은 “리 총리가 중국 금융권에 포진한 국유은행 중심의 기득권 반발을 얼마나 무마시킬지가 관건”이라며 “그러나 경제 개혁에 대한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의 의지가 워낙 강해 자유무역지구 그 자체를 훼손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신경진 중국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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